인간과 신의 관계, 종교와 믿음에 대해 다루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배우 고(故) 윤소정 추모 헌정 공연으로 오는 10월 5일 개막한다. 10월 31일까지 서울 동양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신의 아그네스’는 1983년 초연 당시 아그네스 역을 맡은 윤석화를 주목받도록 했고, 신애라와 김혜수 등 여러 스타를 배출했다. 미국의 희곡 작가인 존 필미어(John Pielmeier)의 작품으로, ‘갓 낳은 아기를 목 졸라 죽인 수녀’라는 파격 소재를 다룬다. 등장인물 간의 치밀한 심리묘사와 치밀하게 계산된 무대효과로 긴장감 있게 흐른다.
극중 천주교도였던 작가 존 필미어는 천주교도적인 운명과 천주교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며 ‘오늘날에도 과연 성인이 존재하는가?’ ‘기적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며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는가?’ 등의 의문과 번민으로 ‘신의 아그네스’를 집필했다고 한다. 1982년 초연 이후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이유는 작품에 등장하는 세 명의 주인공들이 삶의 본질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은 아그네스를 만남으로써 삶과 신앙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원장 수녀 역은 배우 전국향이 맡는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아그네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서나 종교에 대해서는 무신론자인 닥터 리빙스턴 역에 배우 오지혜가 캐스팅됐다. 오지혜는 윤소정의 딸로, 이번 작품에서는 윤소정이 ‘신의 아그네스’ 출연 당시 맡은 닥터 리빙스턴을 연기하며 어머니를 추모한다.
아그네스 역은 280: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을 통해 배우 송지언이 나선다. 미스춘향선발대회 진 출신인 그는 “엄청난 힘을 지닌 공연이어서 꼭 출연하고 싶었다. 연습하면서 진정한 아그네스를 찾아가는 과정이 고통스럽고 외롭기도 하지만 정말 즐겁다. 운명처럼 만나게 된 ‘신의 아그네스’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