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49명의 망자를 환생시켜야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는 저승 삼차사. 그들은 1000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키고 49번째 마지막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들은 왜 10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자신들의 환생을 위해 다른 이들을 환생시켜온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영화는 ‘용서와 구원’ 때문이라고 답한다. 신이기 전에 인간이었던 삼차사들의 연(緣)의 조각이 하나 둘씩 맞춰지며 이야기의 퍼즐이 완성된다.
삼차사들의 리더인 강림(하정우 분)은 저승법을 위반하고 원귀였던 수홍(김동욱 분)을 귀인으로 내세워 49번째 재판에 나선다. 염라대왕(이정재 분)은 조건을 내걸며 강림이 제안한 재판을 수락한다. 그 조건은 49일 안에 망자인 허춘삼(남일우 분) 할아버지를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 해원맥(주지훈 분)과 덕춘(김향기 분)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승으로 내려가지만 그 집에는 인간을 보호하는 성주신(마동석 분)이 지키고 있다.
신파는 덜었고 이야기는 더욱 촘촘해졌다. 영화는 삼차사들의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교차편집을 통해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와 이해도를 높인다. 묵직한 메시지와 경쾌한 유머까지 자연스럽게 오간다. 이러한 교차편집은 삼차사들의 1000년 전 이야기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적절히 활용됐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의심할 여지없는 연기력의 하정우와 적재적소에서 제 몫을 해내는 주지훈과 김향기, 주인공보다 빛나는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정재, 새롭게 합류한 마동석까지 누구 하나 빠지는 사람이 없다.
2편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성주신은 역시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는 허춘삼 할아버지를 데리러 오는 저승차사들을 단숨에 제압해버리지만 인간 앞에서는 한없이 여리다. 할아버지와 손자 현동이 안쓰러워 현신까지 하며 이들을 돕는다. 폐지와 고물을 줍고 주식, 펀드, 부동산에 비트코인까지 손 댄다. 신(神) 조차도 어쩔 수 없는 현 시대의 부와 빈곤의 문제를 영화는 재치 있게 표현한다. 해원맥은 거칠지만 마음씨 고운 성주신과 티격태격하다가도 서로 협동하는 모습으로 적당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1000년 전 해원맥과 현재 해원맥의 전혀 다른 모습도 또 하나의 재미 요소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다채로운 지옥의 풍경이 이어진다. 하지만 자홍(차태현 분)이 보는 지옥과 수홍(김동욱 분)이 보는 지옥의 모습에는 차이가 있다. 사람마다 지옥의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는 설정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뜬금없는 공룡의 등장이 의아하긴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한 설정이다.
영화는 삶과 죽음이 결국 하나의 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긴 여운을 준다. 1편에 던져졌던 모든 떡밥은 제대로 회수됐지만 새로운 떡밥들도 던져지며 3편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한다. 한국형 판타지의 완성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8월 1일 개봉. 12세 관람가.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삼차사들의 리더인 강림(하정우 분)은 저승법을 위반하고 원귀였던 수홍(김동욱 분)을 귀인으로 내세워 49번째 재판에 나선다. 염라대왕(이정재 분)은 조건을 내걸며 강림이 제안한 재판을 수락한다. 그 조건은 49일 안에 망자인 허춘삼(남일우 분) 할아버지를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 해원맥(주지훈 분)과 덕춘(김향기 분)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승으로 내려가지만 그 집에는 인간을 보호하는 성주신(마동석 분)이 지키고 있다.
신파는 덜었고 이야기는 더욱 촘촘해졌다. 영화는 삼차사들의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교차편집을 통해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와 이해도를 높인다. 묵직한 메시지와 경쾌한 유머까지 자연스럽게 오간다. 이러한 교차편집은 삼차사들의 1000년 전 이야기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적절히 활용됐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의심할 여지없는 연기력의 하정우와 적재적소에서 제 몫을 해내는 주지훈과 김향기, 주인공보다 빛나는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정재, 새롭게 합류한 마동석까지 누구 하나 빠지는 사람이 없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다채로운 지옥의 풍경이 이어진다. 하지만 자홍(차태현 분)이 보는 지옥과 수홍(김동욱 분)이 보는 지옥의 모습에는 차이가 있다. 사람마다 지옥의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는 설정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뜬금없는 공룡의 등장이 의아하긴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한 설정이다.
영화는 삶과 죽음이 결국 하나의 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긴 여운을 준다. 1편에 던져졌던 모든 떡밥은 제대로 회수됐지만 새로운 떡밥들도 던져지며 3편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한다. 한국형 판타지의 완성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8월 1일 개봉. 12세 관람가.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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