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이 여자, 알 수 없다. 드라마에서 머리를 양 갈래로 땋고 까르르 웃던 모습이 영락없는 ‘철부지 막내 딸’처럼 보였다. 그런데 TV 밖으로 걸어 나오는 순간 나이를 다섯 살쯤 더 먹은 것 같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가 우아하고 조용한 미소가 단아하다. 하지만 편한 사람들을 만나면 부산 사투리를 ‘뻑뻑’ 써대고 털털해진단다.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을 끝낸 배우 서은수를 만났다.
서은수는 지난 11일 종영한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안(신혜선)의 쌍둥이 자매 서지수를 연기했다. 전작이었던 OCN ‘듀얼’이 종영한 다음날 ‘황금빛 내 인생’ 촬영을 시작해 8개월 동안 쉬지 않고 달렸다.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이었어요. 체력적으로 힘들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부담이 되기도 했죠. 하지만 서지수라는 캐릭터를 꼭 연기해보고 싶었습니다. 오디션도 여러 번 봤을 만큼 간절했어요. ‘붙었다’는 기쁨 하나로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지수는 사랑이 넘쳤다. 가족을 사랑하고 빵을 사랑하고 선우혁(이태환)을 사랑했다. 빵집 사장 강남구(최귀화)에게도 사랑을 나눠줬고 원망하던 친부모 노명희(나영희)와 최재성(전노민)도 결국에는 사랑으로 받아들였다. 서은수는 “성격이 나와 비슷하다. 나도 지수처럼 가족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순수하고 철없는 서지수를 표현하기 위해 서은수는 머리를 양 갈래로 땋았다. 그는 “머리를 땋으면 ‘난 귀여워!’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들뜨고 발랄해지는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서지수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양 갈래 머리’는 그가 해성가에 들어가면서부터 볼 수 없게 됐다. 해맑은 미소도 사라졌다. 대신 친부모에 대한 원망과 키워준 부모에 대한 배신감이 서지수를 뒤덮었다.
“감정의 낙차가 큰 역할이었어요.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사건(딸 바꿔치기)이 워낙 컸잖아요. 그런데 작품의 흐름이 지수보다는 지안이 위주였으니까 저는 속앓이를 많이 했어요. 지수에게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수의 성격이 변한 것도 ‘나 좀 봐 줘’하는 투정 때문인 것 같아요. 저 역시 ‘누가 지수 마음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지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양미정(김혜옥)은 서지수 대신 서지안을 해성가에 보낸 사실이 알려진 뒤 노명희(나영희)에게 “지수는 사는 데 불만이 없어서 그랬다”며 사죄했다. 가난을 벗어나려고 아등바등하던 서지안과 달리 서지수는 빵집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은수는 “나는 서지안처럼 목표 지향적인 성격”이라고 귀띔했다. 19세 때부터 아르바이로 용돈벌이를 했다는 그는 ‘프로필 사진을 찍겠다’는 일념으로 철판을 닦곤 했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게 좋아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게 제 신념이거든요. 열심히 노력하면 대부분 목표가 이뤄졌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모든 순간에 충실하면 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천호진·김혜옥·나영희·전노민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경험은 서은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었다. 서은수는 특히 나영희가 해준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나영희는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 한 편의 연극을 찍는다는 생각으로 몰입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서은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며 “그동안 ‘다시 찍고 싶어요’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한 것 아닌가 반성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마음을 다잡은 서은수는 ‘소처럼 일하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황금빛 내 인생’에 합류할 당시 소속사 UL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드라마가 끝나면 반드시 여행을 갈 것”이라고 통보했지만, 얼마 전 입장을 바꿨다. “일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에서다. 서은수는 지금 ‘욕심나는 싶은 캐릭터’를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
“하고 싶은 장르는 너무 많아요. 밝은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고요, 사극도 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청춘 드라마도 좋고요. 연기력으로 칭찬 받는 순간, 작품 속 인물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박수 받는 순간이 제겐 ‘황금빛’이에요. 아직은 갈 길이 멀어요. 하지만 언젠간 ‘황금빛 인생’을 마주하고 싶어요.”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서은수는 지난 11일 종영한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안(신혜선)의 쌍둥이 자매 서지수를 연기했다. 전작이었던 OCN ‘듀얼’이 종영한 다음날 ‘황금빛 내 인생’ 촬영을 시작해 8개월 동안 쉬지 않고 달렸다.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이었어요. 체력적으로 힘들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부담이 되기도 했죠. 하지만 서지수라는 캐릭터를 꼭 연기해보고 싶었습니다. 오디션도 여러 번 봤을 만큼 간절했어요. ‘붙었다’는 기쁨 하나로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지수는 사랑이 넘쳤다. 가족을 사랑하고 빵을 사랑하고 선우혁(이태환)을 사랑했다. 빵집 사장 강남구(최귀화)에게도 사랑을 나눠줬고 원망하던 친부모 노명희(나영희)와 최재성(전노민)도 결국에는 사랑으로 받아들였다. 서은수는 “성격이 나와 비슷하다. 나도 지수처럼 가족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순수하고 철없는 서지수를 표현하기 위해 서은수는 머리를 양 갈래로 땋았다. 그는 “머리를 땋으면 ‘난 귀여워!’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들뜨고 발랄해지는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서지수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양 갈래 머리’는 그가 해성가에 들어가면서부터 볼 수 없게 됐다. 해맑은 미소도 사라졌다. 대신 친부모에 대한 원망과 키워준 부모에 대한 배신감이 서지수를 뒤덮었다.
“감정의 낙차가 큰 역할이었어요.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사건(딸 바꿔치기)이 워낙 컸잖아요. 그런데 작품의 흐름이 지수보다는 지안이 위주였으니까 저는 속앓이를 많이 했어요. 지수에게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수의 성격이 변한 것도 ‘나 좀 봐 줘’하는 투정 때문인 것 같아요. 저 역시 ‘누가 지수 마음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지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게 좋아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게 제 신념이거든요. 열심히 노력하면 대부분 목표가 이뤄졌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모든 순간에 충실하면 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천호진·김혜옥·나영희·전노민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경험은 서은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었다. 서은수는 특히 나영희가 해준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나영희는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 한 편의 연극을 찍는다는 생각으로 몰입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서은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며 “그동안 ‘다시 찍고 싶어요’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한 것 아닌가 반성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마음을 다잡은 서은수는 ‘소처럼 일하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황금빛 내 인생’에 합류할 당시 소속사 UL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드라마가 끝나면 반드시 여행을 갈 것”이라고 통보했지만, 얼마 전 입장을 바꿨다. “일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에서다. 서은수는 지금 ‘욕심나는 싶은 캐릭터’를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
“하고 싶은 장르는 너무 많아요. 밝은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고요, 사극도 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청춘 드라마도 좋고요. 연기력으로 칭찬 받는 순간, 작품 속 인물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박수 받는 순간이 제겐 ‘황금빛’이에요. 아직은 갈 길이 멀어요. 하지만 언젠간 ‘황금빛 인생’을 마주하고 싶어요.”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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