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PD들의 연예기획사로의 러시가 계속되면서 방송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로 스타 PD들이 대거 이적하며 홍역을 치렀던 지상파로서는 이번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스타 PD들이 대거 연예기획사로 이동 중이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는 ‘라디오스타’, ‘능력자들’ 등을 총괄한 조서윤 CP, ‘무한도전’ 제영재 PD, ‘진짜 사나이’ 김민종 PD 등 MBC 간판 예능 PD와 Mnet ‘음악의 신’ 박준수 PD, tvN ‘SNL 코리아’ 유성모 PD 등 5명을 영입했다. YG는 향후 5명의 PD를 더 영입해 예능 제작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MBC ‘무한도전’, ‘무릎팍도사’, JTBC ‘썰전’, ‘아는형님’ 등을 기획한 여운혁 국장은 최근 미스틱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MBC는 과거 종합편성채널 개국 당시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MBC에 소속돼있던 여운혁·임정아·성치경·오윤환·마건영 PD가 JTBC로 이적해 ‘님과 함께’, ‘비정상회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마리와 나’ 등을 선보이며 히트를 쳤다. KBS 조승욱 PD도 JTBC에서 ‘히든싱어’를 연출했다. KBS에서는 이명한·나영석·신원호 PD 등이 CJ E&M으로 옮기면서 큰 전력을 손실했다. 특히 이명한·나영석·신원호 PD는 tvN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낸 인물들로 KBS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이 같은 인력 유출에 대해 “걱정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PD들이 여럿이 나가게 되면 ‘나도 나가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여론이 형성돼 우려가 크다. 지상파로서는 위기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상파로서도 인센티브제도 등 유출을 막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큰 그림으로 보면 PD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공격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향후에 판단할 문제다”면서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가 난립하게 되면 과잉경쟁이 될 수도 있다. 작가, PD 등 이 바닥 전체의 리소스의 풀은 한정돼 있는데, 이것이 분산돼버리면 콘텐츠 시장 전체로 봤을 때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아님 부정적인 영향을 줄지 잘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PD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를 떠나는 것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잘 된 사람도 있지만 분명히 안 된 사람도 있다. 모험이 뒤따르고 위험부담이 분명 있는 사안”이라고도 말했다.
방송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인재가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KBS는 계열사(KBS 미디어, KBS N)와 공동 출자한 자회사 몬스터 유니온을 설립했다. 자본금 400억 원 규모로 해외 시장을 겨냥한 드라마와 예능 등 방송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목표로 한다. KBS의 핵심 멤버들로 구성돼있는데, 자사 인재를 뺏기지 않고 콘텐츠 제작에만 힘쓰게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현재 몬스터유니온에는 ‘개그콘서트’, ‘프로듀사’, ‘마음의 소리’ 등 KBS 예능의 경계를 확장해온 서수민 PD와 ‘1박2일’ 유호진 PD를 비롯해 ‘제빵왕 김탁구’ 이정섭 PD, ‘내 딸 서영이’ 유현기 PD, ‘태양의 후예’ 한석원 제작총괄 등이 소속돼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기획사와 마찬가지로 방송사들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알고 자체적은 브랜드로 콘텐츠 전문회사를 만들고 있다”며 “방송사들이 콘텐츠 회사로 변모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자사 인재들을 뺏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CJ E&M도 지난해 5월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을 설립했다.
그럼에도 방송 관계자들은 PD들의 연예기획사 러시가 앞으로도 가속될 것으로 보았다. 그 이면에는 이미 방송사와 연예기획사 사이에 콘텐츠 전쟁이 시작됐다는 걸 의미한다. 더 이상 방송사라는 플랫폼이 중요하지 않다. 정 평론가는 “콘텐츠만 좋다면 TV든 인터넷이든 모바일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 대중들은 잘 만든 콘텐츠라면 플랫폼에 상관없이 찾아서 본다”고 말했다. 콘텐츠를 잘 만드는 쪽이 다음 세대의 흐름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연예기획사는 유능하고 재능 있는 제작진을 잡으려고 하고, 방송사는 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전망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스타 PD들이 대거 연예기획사로 이동 중이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는 ‘라디오스타’, ‘능력자들’ 등을 총괄한 조서윤 CP, ‘무한도전’ 제영재 PD, ‘진짜 사나이’ 김민종 PD 등 MBC 간판 예능 PD와 Mnet ‘음악의 신’ 박준수 PD, tvN ‘SNL 코리아’ 유성모 PD 등 5명을 영입했다. YG는 향후 5명의 PD를 더 영입해 예능 제작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MBC ‘무한도전’, ‘무릎팍도사’, JTBC ‘썰전’, ‘아는형님’ 등을 기획한 여운혁 국장은 최근 미스틱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MBC는 과거 종합편성채널 개국 당시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MBC에 소속돼있던 여운혁·임정아·성치경·오윤환·마건영 PD가 JTBC로 이적해 ‘님과 함께’, ‘비정상회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마리와 나’ 등을 선보이며 히트를 쳤다. KBS 조승욱 PD도 JTBC에서 ‘히든싱어’를 연출했다. KBS에서는 이명한·나영석·신원호 PD 등이 CJ E&M으로 옮기면서 큰 전력을 손실했다. 특히 이명한·나영석·신원호 PD는 tvN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낸 인물들로 KBS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이 같은 인력 유출에 대해 “걱정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PD들이 여럿이 나가게 되면 ‘나도 나가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여론이 형성돼 우려가 크다. 지상파로서는 위기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상파로서도 인센티브제도 등 유출을 막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PD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를 떠나는 것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잘 된 사람도 있지만 분명히 안 된 사람도 있다. 모험이 뒤따르고 위험부담이 분명 있는 사안”이라고도 말했다.
방송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인재가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KBS는 계열사(KBS 미디어, KBS N)와 공동 출자한 자회사 몬스터 유니온을 설립했다. 자본금 400억 원 규모로 해외 시장을 겨냥한 드라마와 예능 등 방송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목표로 한다. KBS의 핵심 멤버들로 구성돼있는데, 자사 인재를 뺏기지 않고 콘텐츠 제작에만 힘쓰게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현재 몬스터유니온에는 ‘개그콘서트’, ‘프로듀사’, ‘마음의 소리’ 등 KBS 예능의 경계를 확장해온 서수민 PD와 ‘1박2일’ 유호진 PD를 비롯해 ‘제빵왕 김탁구’ 이정섭 PD, ‘내 딸 서영이’ 유현기 PD, ‘태양의 후예’ 한석원 제작총괄 등이 소속돼있다.
그럼에도 방송 관계자들은 PD들의 연예기획사 러시가 앞으로도 가속될 것으로 보았다. 그 이면에는 이미 방송사와 연예기획사 사이에 콘텐츠 전쟁이 시작됐다는 걸 의미한다. 더 이상 방송사라는 플랫폼이 중요하지 않다. 정 평론가는 “콘텐츠만 좋다면 TV든 인터넷이든 모바일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 대중들은 잘 만든 콘텐츠라면 플랫폼에 상관없이 찾아서 본다”고 말했다. 콘텐츠를 잘 만드는 쪽이 다음 세대의 흐름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연예기획사는 유능하고 재능 있는 제작진을 잡으려고 하고, 방송사는 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전망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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