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윤아, 안소희, 설현, 나나 / 사진=조준원, 이승현 기자 wizard333@
윤아, 안소희, 설현, 나나 / 사진=조준원, 이승현 기자 wizard333@
걸그룹 출신 여배우들이 스크린을 점령할 기세다. 소속 그룹에서 뛰어난 비주얼과 인지도를 자랑하던 이들이 충무로에 존재감을 뽐낸다. 조연부터 탄탄하게 입지를 다지고, 걸그룹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색다른 매력을 과시한다.

먼저 소녀시대 윤아가 출격한다. 윤아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를 선보인다. 그룹 활동과 함께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며 영역을 넓혀온 윤아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다. 특수부대 북한형사 림철령(현빈)과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그리는 ‘공조’에서 윤아는 직업을 구하지 못해 언니 소연(장영남)과 형부 강진태의 집에 얹혀 사는 백수를 연기했다. 직업도 돈도 스펙도 없지만 외모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언니의 독설에도 굴하지 않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정신력으로 무장했다. 형부가 데려온 림철령에게 첫눈에 반해 구애를 하는 등 뻔뻔하면서도 푼수 같은 면모를 마음껏 뽐냈다. 윤아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맡아 영화의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다”며 만족했다.

원더걸스 출신 안소희는 2월 개봉하는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에 출연한다. 원더걸스를 탈퇴하고 배우로 전향한 안소희는 지난해 ‘부산행’과 tvN ‘안투라지’ 등을 선보이며 차근차근 저변을 넓히고 있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가장 강재훈(이병헌)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비밀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안소희는 호주에서 강재훈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 지나 역을 맡아 비밀에 둘러싸인 사건을 파헤친다. 이병헌·공효진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AOA 설현은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으로 돌아온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 점점 사라져 가는 기억을 붙들며 딸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살인을 계획하는 범죄 스릴러다. 설경구·김남길이 출연하며, 설현은 설경구의 딸이자 김남길의 여자친구 은희 역을 맡아 색다른 변신을 꾀한다. 2014년 ‘강남 1970’을 통해 조연으로 짧고 굵은 스크린 데뷔식을 치렀던 설현은 설경구와 김남길이라는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시험받는다.

tvN ‘굿와이프’에서 인상적인 연기력을 펼친 애프터스쿨 나나는 영화 ‘꾼’(감독 장창원)을 차기작으로 택했다. ‘꾼’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고 사라진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사기꾼 잡는 사기꾼과 엘리트 검사가 벌이는 한 판 사기를 다룬 영화다. 나나는 현빈의 조력자로 등장, 현빈·유지태·배성우·박성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데뷔작이었던 ‘굿와이프’에서도 전도연·유지태·윤계상·김서형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만큼 ‘꾼’에서도 모습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윤아·안소희·설현·나나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베테랑 배우들 곁에서 조연부터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가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도를 바탕으로 무턱대고 주연 자리에 앉기보다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출연 비중이 크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있는 대중들의 호감도를 높인다. 또한 극의 신스틸러로 활약을 한다면 향후 활동에 있어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똑똑한 선택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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