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줄 요약
이영(박보검)에게 김병연(곽동연)이 칼을 겨누고, 백운회는 홍경래(정해균)와 홍라온(김유정)을 데리고 궐을 빠져나간다. 칼을 거두지 말라는 영의 명에도 칼을 거둔 병연은 칼과 화살을 맞고 벗으로 작별을 고한다. 하지만 김윤성(진영)이 병연의 시신을 거두려고 할 때 살아 움직이는 것을 발견한다. 영은 동궁전 습격 사건의 배후를 은밀히 추적하고, 김헌(천호진)은 밖으로 도는 세자를 폐위시키려하고, 영은 김헌을 압박해가기 시작한다. 김헌은 음모를 꾸미고, 영은 독을 마시고 쓰러진다.
리뷰
반전은 없었다. 영에게 칼을 겨눴던 병연은 홍경래와 라온을 밖으로 보내고는 영의 곁에서 그저 벗으로 마지막을 맞고 있었다. 영뿐만 아니라 홍경래의 벗 상선(장광) 또한 라온 부녀를 궐 밖으로 내보내며 죽음을 맞이한다. 세자와 홍경래, 둘 다 오랜 벗을 잃게 된 것. 그리고 벗을 잃은 또 한 사람, 윤성이 병연의 시신을 거두고자 할 때 움직인 병연의 손가락은 반가운 반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은 죽지 않은 병연의 움직임은, 병연의 죽음으로 인한 영과 윤성의 슬픔, 풍등에 적어 날렸던 병연의 소원 ‘마지막 순간은 오직 벗일 수 있기를’을 보여주며 마음을 사정없이 울린 뒤라 더 짜릿하게 다가온다.
김헌 일파를 잡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영, 그런 영을 어떻게든 제거하고 싶은 김헌. 김헌과 이영의 팽팽한 기 싸움, 일단은 김의교(박철민)를 잡는데 성공한 영의 통쾌한 일갈은 자칫 힘이 빠질 수도 있을 마지막에 힘을 실어 넣어준다. 또한 중전(한수연)이 아기를 바꿔치기한 것을 알게 된 김헌과 자신의 천한 출신을 이유로 아버지 김헌을 협박하는 중전의 독기는 보는 이의 힘마저 빨아들일 정도. 악랄함을 서로 경쟁하기라도 하는 듯한 이 부녀의 케미 아닌 케미 역시 극에 긴장감을 더해가고 있었다. 이와는 반대로 옳은 길을 가고자 하는 영과 윤성의 서로를 응원하고 걱정하는 대화는 그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기대함과 동시에 불안한 마음 역시 들게도 한다.
마지막 회만 남겨두고 있다. 로맨스가 빠진 자리에 알맞게 들어간 정치 스토리는 마지막을 향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이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해주었다. 하지만 이쯤 되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거둬들일 이야기들이 넘친다. 한 회에 모든 사건을 어떻게 맺음 할 것인지 몹시도 궁금해진다. 라온과의 로맨스는 물론이고 김헌과의 싸움도 깔끔하게 모두 해결할 수 있을까. 심지어 영은 독을 마시고 쓰러졌다. 한 회가, 한 시간이 모자라 보인다. 어쩌면 늘어가는 분량에도 책임감과 집중력이 돋보이는, 점점 치밀해지는 박보검의 연기를 더 보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한 아쉬움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수다포인트
-상선 어른, 병연이처럼 어딘가에서 살아 계시나요, 혹시?
-이미 원작과는 결말이 같아질 수 없으니, 성군 길 걸읍시다, 세자 저하.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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