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로맨스는 없었다. 대신 ‘브로맨스’는 있었다. 남배우들은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하지만 여배우들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무엇보다 극의 큰 줄기였던 조선판 타짜의 실종은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SBS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이 14일 24부작을 끝으로 종영했다. 난을 일으킨 이인좌(전광렬)는 능지처참을 당했고, 영조(여진구)는 카리스마 넘치지만 옥좌의 무게를 견뎌야하는 군주로 성장했다. 백대길(장근석)은 자신의 방식대로 백성들을 위한 삶을 살아가게 됐다. 형제는 갈등했지만, 또 의지가 되는 존재이기도 했다.
지난 3월 28일 첫 방송된 ‘대박’은 천하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잊힌 왕자 대길과 그 아우 영조의 한판 대결을 그린 드라마. 장근석, 여진구, 전광렬, 최민수 등 화려한 캐스팅과 익숙한 숙종과 숙빈 최씨 그리고 영조의 이야기에 ‘숙종의 육삭둥이 아들이 사실은 살아있다’는 가상의 사실에 입각한 팩션 사극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극 초반 숙종 역의 최민수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조선판 타짜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다. ‘대박’은 1회(11.8%, 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와 2회(12.2%)의 상승세를 이끌지 못하고 시청률이 반등했다. 이후 한 자릿수 시청률로 만족해야 했다.
▶ 조선판 타짜 ‘없고’ 백성의 영웅 ‘있고’
‘대박’은 방영 전 조선판 ‘올인’이라고 불렸다. 무수리 최씨(윤진서)에게 마음을 뺏긴 숙종은 그의 남편 백만금(이문식)과 한판 대결을 펼쳤다. 도박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며, 긴장감과 짜릿함을 선사했던 것은 극 초반에 불과했다. 장근석, 여진구 등 성인 연기자 출연 이후 ‘대박’은 한 판 승부와 짜릿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초반의 강렬한 임팩트는 사라졌다. 대길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과 이인좌의 야욕, 대길과 연잉군(여진구)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대박’이 조선판 타짜를 표방하는 드라마라는 것은 쉽게 인지할 수 없는 일이 됐다. 13일 방송된 23회에서 대길과 이인좌가 옆전의 앞, 뒤를 놓고 내기를 펼치는 모습은 다소 생뚱맞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백성의 영웅은 남았다. 대길은 ‘왕의 씨앗’다운 생각과 백성을 위한 마음 씀씀이를 지닌 인물이었다. 그는 왕이 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대길은 옥좌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백성들의 편에 서서 백성을 위하는 영웅으로 남기를 택했다. 영조는 이인좌의 편에 선 백성들을 향해 “역심을 품은 역도들”이라고 했지만, 대길은 달랐다. 그는 “단 한명의 백성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며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날아오는 총알을 맞았다. 마지막 회에서 그는 백성들의 영웅으로 남게 됐다.
▶ 로맨스 ‘없고’ 브로맨스 ‘있고’
‘대박’에서 찾기 힘든 건 로맨스였다. 대길과 연잉군 그리고 그들이 마음을 품은 담서(임지연)보다 숙종과 무수리 최씨의 러브라인이 더욱 돋보였다. 대길은 담서에게 “꼭 내 색시로 만들겠다”고 가슴 설레는 로맨스를 예고했다. 연잉군 역시 담서를 마음에 품었다. 그는 숙종을 해하려 궁에 침입했을 때도 그를 도주시키고 잠든 그의 곁에서 하룻밤을 지새웠다. 하지만 로맨스 전개는 지지부진했고, 담서는 일찍 죽음을 맞이했다. 삼각로맨스 역시 실종됐다. 그 자리를 연잉군과 대길의 ‘브로맨스’가 대신했다. 두 사람은 로맨스보다 진하고,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을 때가 많았다. 서로가 형제임을 알았음에도 쉽게 표현하지 못했다. 담서와 어머니 숙빈 최씨의 죽음은 두 사람을 한층 더 가까운 사이로 만들었다. 두 사람은 반목하고, 또 의지하면서 로맨스보다 진하고 애틋한 ‘브로맨스’를 선사하는데는 성공했다.
▶ 강렬했던 男 배우 vs 아쉬웠던 女배우
드라마의 큰 축을 담당했던 여배우인 임지연과 윤진서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남배우에 비해 다소 미미한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최민수는 등장부터 마지막 퇴장까지 독보적인 분위기로 극의 큰 축을 담당했다. 최민수는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등장한 숙종 캐릭터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수리 최씨를 차지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모습부터 아편에 취한 설정으로 눈이 풀린 채 해롱해롱하거나 연잉군, 대길, 경종(현우) 등 아들들에 대한 자신만의 사랑방식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풀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광렬 역시 마찬가지였다. 역적 가문의 후손인 이인좌는 치밀하고 냉철한 성격으로 천하를 가지고 노는 계략을 꾸미는 인물. 전광렬은 옥좌를 향한 주도면밀한 모습부터 밑바닥까지 내려와 다시 난을 일으키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이인좌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경종 역으로 등장한 현우 역시 짧지만 유약한 모습부터 왕의로의 위엄을 드러내는 다채로운 모습을 뽐냈다. 이처럼 남배우들의 활약 속 여배우들의 활약이 가려졌다. 그러나 투전방의 설주 홍매역을 맡은 윤지혜는 걸걸한 카리스마와 독특한 말투로 드라마 속 키 플레이어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SBS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이 14일 24부작을 끝으로 종영했다. 난을 일으킨 이인좌(전광렬)는 능지처참을 당했고, 영조(여진구)는 카리스마 넘치지만 옥좌의 무게를 견뎌야하는 군주로 성장했다. 백대길(장근석)은 자신의 방식대로 백성들을 위한 삶을 살아가게 됐다. 형제는 갈등했지만, 또 의지가 되는 존재이기도 했다.
지난 3월 28일 첫 방송된 ‘대박’은 천하와 사랑을 놓고 벌이는 잊힌 왕자 대길과 그 아우 영조의 한판 대결을 그린 드라마. 장근석, 여진구, 전광렬, 최민수 등 화려한 캐스팅과 익숙한 숙종과 숙빈 최씨 그리고 영조의 이야기에 ‘숙종의 육삭둥이 아들이 사실은 살아있다’는 가상의 사실에 입각한 팩션 사극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극 초반 숙종 역의 최민수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조선판 타짜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다. ‘대박’은 1회(11.8%, 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와 2회(12.2%)의 상승세를 이끌지 못하고 시청률이 반등했다. 이후 한 자릿수 시청률로 만족해야 했다.
▶ 조선판 타짜 ‘없고’ 백성의 영웅 ‘있고’
‘대박’은 방영 전 조선판 ‘올인’이라고 불렸다. 무수리 최씨(윤진서)에게 마음을 뺏긴 숙종은 그의 남편 백만금(이문식)과 한판 대결을 펼쳤다. 도박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며, 긴장감과 짜릿함을 선사했던 것은 극 초반에 불과했다. 장근석, 여진구 등 성인 연기자 출연 이후 ‘대박’은 한 판 승부와 짜릿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초반의 강렬한 임팩트는 사라졌다. 대길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과 이인좌의 야욕, 대길과 연잉군(여진구)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대박’이 조선판 타짜를 표방하는 드라마라는 것은 쉽게 인지할 수 없는 일이 됐다. 13일 방송된 23회에서 대길과 이인좌가 옆전의 앞, 뒤를 놓고 내기를 펼치는 모습은 다소 생뚱맞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백성의 영웅은 남았다. 대길은 ‘왕의 씨앗’다운 생각과 백성을 위한 마음 씀씀이를 지닌 인물이었다. 그는 왕이 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대길은 옥좌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백성들의 편에 서서 백성을 위하는 영웅으로 남기를 택했다. 영조는 이인좌의 편에 선 백성들을 향해 “역심을 품은 역도들”이라고 했지만, 대길은 달랐다. 그는 “단 한명의 백성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며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날아오는 총알을 맞았다. 마지막 회에서 그는 백성들의 영웅으로 남게 됐다.
‘대박’에서 찾기 힘든 건 로맨스였다. 대길과 연잉군 그리고 그들이 마음을 품은 담서(임지연)보다 숙종과 무수리 최씨의 러브라인이 더욱 돋보였다. 대길은 담서에게 “꼭 내 색시로 만들겠다”고 가슴 설레는 로맨스를 예고했다. 연잉군 역시 담서를 마음에 품었다. 그는 숙종을 해하려 궁에 침입했을 때도 그를 도주시키고 잠든 그의 곁에서 하룻밤을 지새웠다. 하지만 로맨스 전개는 지지부진했고, 담서는 일찍 죽음을 맞이했다. 삼각로맨스 역시 실종됐다. 그 자리를 연잉군과 대길의 ‘브로맨스’가 대신했다. 두 사람은 로맨스보다 진하고,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을 때가 많았다. 서로가 형제임을 알았음에도 쉽게 표현하지 못했다. 담서와 어머니 숙빈 최씨의 죽음은 두 사람을 한층 더 가까운 사이로 만들었다. 두 사람은 반목하고, 또 의지하면서 로맨스보다 진하고 애틋한 ‘브로맨스’를 선사하는데는 성공했다.
드라마의 큰 축을 담당했던 여배우인 임지연과 윤진서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남배우에 비해 다소 미미한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최민수는 등장부터 마지막 퇴장까지 독보적인 분위기로 극의 큰 축을 담당했다. 최민수는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등장한 숙종 캐릭터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수리 최씨를 차지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모습부터 아편에 취한 설정으로 눈이 풀린 채 해롱해롱하거나 연잉군, 대길, 경종(현우) 등 아들들에 대한 자신만의 사랑방식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풀어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광렬 역시 마찬가지였다. 역적 가문의 후손인 이인좌는 치밀하고 냉철한 성격으로 천하를 가지고 노는 계략을 꾸미는 인물. 전광렬은 옥좌를 향한 주도면밀한 모습부터 밑바닥까지 내려와 다시 난을 일으키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이인좌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경종 역으로 등장한 현우 역시 짧지만 유약한 모습부터 왕의로의 위엄을 드러내는 다채로운 모습을 뽐냈다. 이처럼 남배우들의 활약 속 여배우들의 활약이 가려졌다. 그러나 투전방의 설주 홍매역을 맡은 윤지혜는 걸걸한 카리스마와 독특한 말투로 드라마 속 키 플레이어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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