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사진.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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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준에겐, ‘모델계의 아이돌’이란 수식이 붙는다. 큰 키, 좋은 비율, 귀여운 외모가 아마 그를 그리 불리게 했을 터다. 온스타일 모델 서바이벌 프로그램 ‘데블스 런웨이(이하 데블스)’에서 런웨이 미션을 할 때면 여성 관객의 환호성이 아이돌 스타를 향한 것 못지않게 쏟아졌으니, 위의 수식어는, 적절하다. 그런데 정작 안승준이 그리는 자신은, 그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사람들의 뮤즈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하던 소년은 ‘모델 중의 모델’이 되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끊임없이 찾아 나서는 중이었다.

“올해 말쯤, 미팅 겸 에이전시를 잡을 겸, 겸사겸사 해외로 나가게 될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뉴욕으로 가고 싶어요. 초반에는 뉴페이스로 주목을 받아서 일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관심이 좀 잠잠해졌거든요. 그렇다 하더라도 뭔가를 계속 만들어 가야 할 거 같아요. ‘데블스’가 그 기회 중 하나였고, 해외 활동도 그러한 계기로 보고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사진.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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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은 시일 내에 해외 진출 계획을 갖고 있는 안승준은, 현재 ‘데블스’에서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시니어 모델로 등장해 모델 경험이 없는 주니어들과 호흡을 맞춰 회마다 미션을 수행해 나간다. 다양한 주제로 화보 촬영과 런웨이 워킹을 소화하며 그 자신도 어쩜 한 뼘쯤은 더, 성장했을지도.

“예전에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가이즈 앤 걸즈’에 나가서 30명 안에 들었던 적이 있어요. 하루 만에 떨어져서 허무했지만, 한편으론 자신감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무슨 자신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웃음) 그냥 혼자서, ‘난 할 수 있어’라는 착각을 했죠. ‘잘 될 거고, 좋은 모델이 돼 있을 거야’라는 착각. 맞아요, 좋은 착각이었어요. 그래서인가, ‘데블스’를 하면서 예전 생각이 많이 나요. 방송을 하며 제 나사를 조인 느낌도 들고요. 그동안 일을 좀 했다고 풀어져 있었던 것 같은데, 촬영하면서 긴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사진.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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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조금 풀어져 있었다고 말하지만, 안승준은 “아직까지는 내 마음에 드는 포트폴리오가 많이 없다”며 일에 대한 욕심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냉철하고도 객관적인 자기 평가가 없다면 꺼내기 힘든 말. 그렇다고 해서 그 욕심을 현장에서 과하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프로그램의 미션 평가 중, 화보 속 자신의 모습으로 지적을 받아도 변명하거나 설명하지 않는 식이다. “욕심은 많지만 이미 나온 결과에 연연해 하진 않는다”며 “다음번에 더 잘하자”고 생각하며 내일을 기약한다. 현장의 흐름을 중요시 여기는 건, 그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환영 받을 자세다. 그런 그가 좋아하는 모델은 조민호. 좋아하는 이유로, ‘촬영장을 끌어가는 모습’을 꼽았으니,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사람들과의 호흡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역시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스물 하나, 해보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은, 무한한 가능성의 나이에 서 있는 그의 꿈은, 앞서 언급했듯 “뮤즈가 되는 것”이다. 시드와 낸시, 데이빗 보위, 존 레논, 폴 메카트니 처럼,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는, 그런 사람 말이다.

“저희 회사로 따지면 장윤주 누나요. 누나만의 어떤 이미지가 딱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요. 그러기 위해선 일단은 제 관리를 꾸준히, 잘, 해 나가야 할 거 같아요.”

이 소년의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만 같다.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에 스스로가 지배당하지 않으며,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열망을 뒷받침하는 실행력이 있으니, 당연한 일일 게다. 뮤즈가 될, 안승준이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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