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냉장고를 부탁해’ 42회 2015년 8월 31일 월요일 오후 9시 40분
다섯 줄 요약
빅뱅의 태양과 지드래곤이 출연했다. 연습생 시절부터 16년차 우정을 자랑하는 두 사람은 말이 필요 없는 이심전심과 교감, 예능감을 보여주었다. 요리에 관심 많다는 태양의 냉장고는 3개나 됐는데, 풍성하고 다양한 식재료가 그득했다. 오가닉한 차가운 요리와 뜨거운 요리를 주제로 승부를 펼쳤다. 차가운 요리에는 오세득과 이원일이, 뜨거운 요리에는 최현석과 샘킴이 맞붙었다.
리뷰
정형돈의 힘인가. 놀랍게도, 빅뱅의 태양과 지드래곤이 정말로 냉장고 주인으로 출연했다. “억울하면 출연하든가”라는 정형돈의 예전의 장난 같던 멘트가 새삼 화제에 오르게 됐다. 16년차 우정이라 서로 모르는 게 없는 두 사람이 서로의 단점을 ‘까발려’ 웃음을 주었다. 입이 싸다고 별명이 10원짜리라는 지디의 약점공개로 스튜디오는 초토화 됐다. 혼자 맛있는 걸 독점한다고 지디가 공격한 태양이 오늘의 주인공이었는데, 냉장고가 무려 3개였고 정리도 잘 돼 취향을 엿볼 수 있었다. 계란의 맛까지 구분하고, “88년생인데 입맛은 88학번”이라는 정형돈의 멘트를 들을 만큼 토속적 요리를 좋아하는 태양은 또 다른 별명이 ‘푸드 파인더’였다.
16년차 우정의 두 사람이 수시로 반응을 주고받고, 조리과정과 요리 접시를 두고 맛있어 보인다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태양의 냉장고였지만 둘의 반응을 계속 볼 수 있어 동반출연의 진국을 보는 듯했다. 맛에 까다롭고 창의적인 젊은 가수들을 위한 창의적인 요리들로 눈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특히 ‘퍼포먼스 점수’가 있다고 한 빅뱅의 주문 덕인지, 오늘따라 조리과정이 현란하고 특이한 점도 재미였다.
‘오가닉한 차가운 요리’에서 오세득의 ‘오마이 갓토’(갓김치와 낫또가 들어간 갈치 파스타)와 이원일의 ‘화채 얼쑤’가 대결했다. 한국 전통 면인 창면에 채 썬 과일들과 함께 오미자 국물에 넣은 화채는 색감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이원일이 ‘창면’을 직접 반죽하고 그 시간 안에 면을 만들어냈는데, 옥수수전분을 익반죽해 중탕하며 몇 초간 초집중해 꼼짝 않고 냄비 앞에서 기다리는 등 과정 자체가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오세득은 1분50초 남기고 종을 친 채 ‘빈둥빈둥’ 놀고 있는데, 정형돈이 갑자기 “계란은 안 씁니까?”라고 묻고 오세득은 완전 깜짝 놀라며 계란을 깨 노른자만 얼른 얹었다. 종을 친 후에도 요리를 계속 이어간 초유의 사태로 다들 폭소를 터뜨렸던 ‘사건’이었다. 오세득이 특유의 허풍도 없이 얼마나 긴장하며 요리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맛이 상상되지 않는다는 갈치가 들어간 파스타를 한 입 먹자마자 태양은 춤을 추며 좋아했다. ‘얼쑤 화채’에 대해 이찬오 셰프는 “고급 나이트 맛”이라고 농담하며 식감을 칭찬. 선택하기 정말 어려워했던 태양은 두 요리가 너무나 성격이 다른데 둘 다 좋아하는 요리라며 고민고민. ‘환타스틱’ 어깨춤으로 맛을 표현하는 태양의 매력도 돋보였다. 다들 식감과 청량감이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칭찬했던 화채와, 깊고 오묘한 맛의 갓김치 낫토 파스타. 태양은 여태 먹어보지 못한 새로운 맛이라며 오세득의 ‘오마이 갓토’에게 별을 안겼다.
‘오가닉한 뜨거운 요리’에는 최현석의 ‘베스트 오브 베스튜’와 샘킴의 ‘돔 샤카라카’가 맞붙었다. 최현석의 작정한 허셰프 퍼포먼스 행진으로 보는 이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퍼포먼스 점수’에 유쾌해 했다. 샘킴은 생전 안 하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는 자기가 더 쑥스러워했다. ‘베스튜’는 망고와 김치국물로 소스를 만들고, 다들 그 맛이 어떨지 궁금해 했다. 최현석이 소주로 불쇼를 하면서 프라이팬에 굽던 삼겹살로 불꽃을 피우자, ‘객석’은 환호하고 옆의 샘킴은 집중력을 잃어 흔들흔들. 진행자들이 샘킴에게도 ‘돔 샤카라카’ 구호를 외치라고 하자 샘킴도 오늘 초유의 반전 퍼포먼스를 연타로 날렸다.
압력밥솥 초보인 최현석 셰프가 평소와 다르게 시간에 쫓기자 ‘잔소리’들에 짜증을 낼 만큼 정신없이 바쁜 15분이었다. 15분만에 스튜가 완성된다면 대박이라고 다들 놀라워 하긴 했다. 옥돔을 우려 국물을 내고 옥돔 살도 구워 얹은 수프인 ‘돔 샤카라카’도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요리라 샘킴도 시간에 쫓겨 쩔쩔맸다. 40여초를 남기고 둘 다 너무 바빠서 정말 마지막 1초까지 손 떨어가며 세팅을 해 긴장감이 돌았다.
태양은 최현석의 스튜는 김치와 애플망고가 어울린 소스가 신선하고 이국적이라고 감탄. 샘킴은 태양이 옥돔 수프 ‘돔 샤카라카’를 맛보는 동안 숨죽이고 반응을 보는데, 얼마나 긴장했는지 표정에서도 느껴졌다. 셰프들은 샘킴의 수프 국물이 너무 시원하다며 극찬. 성격이 완전 다른 두 고수의 요리를 놓고 고민하던 태양은 최현석의 손을 들어줬다. 진행자들은 최현석이 샘킴을 제물 삼아 아홉수를 탈출했다며 웃었고, 태양은 김치와 애플망고의 소스가 신기한 맛이었다고 평가.
수다 포인트
-이찬오 셰프의 결혼을 축하하며 각자의 결혼관을 말하던 기혼 셰프들 말씀 중, 결혼은 “히말라야 등반. 자칫하면 목숨도 위태로워”라는 이연복 셰프의 얘기는 깊이가 있었어요.
-태양은 정말 김치를 좋아하는군요. 김치가 들어가되 독특하게 군내를 잡은 요리들에 후한 점수를 준 것 같네요.
-오늘 요리들은 정말 색감도 아이디어도 색다르더군요.
김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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