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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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권석정 기자] “재밌자고 만든 거예요. 판교에 계신 분들이 음악 덕분에 즐거워 졌으면 좋겠어요.”

음악업계에 국내 최대 음악 아카이브 ‘매니아DB’ 운영자로 잘 알려진 류형규 씨가 사고를 쳤다. 판교에 클럽 커먼키친을 개업한 것이다. 최근 판교 H스퀘어 N동 지하 1층에 문을 연 커먼키친은 홍대 라이브클럽처럼 뮤지션의 음악을 즐기면서 고급 안주와 술도 즐길 수 있다.

류 씨는 판교에 문화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판교테크노밸리에는 IT기업들이 많이 모여 있지만 정작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찾기 어렵다. 여느 오피스 밀집 지역과 마찬가지로 카페와 식당, 술집만이 즐비할 뿐이다. 류 씨의 설명에 따르면 판교 테크노밸리에 약 6만 여명의 직장인이 출근한다. 커먼키친은 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음악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정작 문화를 누릴 만한 장소가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어요. 퇴근 후 편하게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류 씨의 계획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판교 IT업계 종사자들이 동참하면서 점점 구체화됐다. 동참한 투자자들은 리니지 개발자 출신, 한게임 출신, 나사(NASA) 출신으로 면면이 화려하다. 이들은 더 나은 판교 문화 형성에 힘을 보탰다. 또한 커먼키친에는 아시안체어샷, 블락스, 아톰리턴즈 등의 뮤지션이 소속돼 있는 인디레이블인 커먼뮤직이 함께 해 보다 음악적인 공간을 만드는데 힘쓸 계획이다.

커먼키친은 음악과 공연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뮤지션이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무대와 퀄리티 높은 음향시설이 구비돼 있다. 라이너스의 담요로 잘 알려져 있는 연진의 첫 번째 공연을 시작으로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음반 부문’을 수상한 단편선과 선원들의 보컬 단편선,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록밴드 뷰렛의 보컬 문혜원의 솔로 프로젝트 문정후 등 쟁쟁한 뮤지션의 공연이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열릴 예정이다.

양질의 술과 음식도 커먼키친의 자랑이다. 커먼키친의 커피는 국제 블랜딩 대회에서 1위를 수상한 바 있는 연남동 ‘커피리브레’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에 10종류만 존재하는 트라피스트 맥주(수도원에서 만드는 맥주) 중 하나인 ‘라트라페’를 판교에서 유일하게 맛볼 수 있다. 커먼키친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소한용 셰프는 신사동 컬리나리아12538과 이태원 오키친 등에서 경험을 쌓은 실력파로 갈치속젓 파스타, 먹물 반죽을 묻혀 튀긴 생물 오징어 등의 맛깔 나는 메뉴를 제공한다.

“이 공간이 판교 사람들로 인해 어떻게 만들어질지 저도 궁금해요. 홍대에서 홍대만의 문화가 만들어진 것처럼 판교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이 만들어지겠죠. 단조로운 생활에 작은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사진. 권석정 기자 mo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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