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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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있다. 처음 본 사이인데도, 오래 만난 사이인데도 어색함 없이 즐거운 대화가 이어지는 사람. 화요비가 그랬다. 알앤비(R&B) 발라드의 대표 주자였던 화요비는 무대 밖에서는 솔직하면서도 엉뚱한 모습을 보이는 반전 매력을 보이기도 했다. 궁금했다. 화요비가 어떤 사람인지. 그렇게 만난 화요비는 두 가지 모습을 다 가지고 있었다. 음악에 있어서는 진지하게, 수다에 있어서는 유쾌한 모습이었다.

화요비는 지난 15일 ‘그 사람’으로 컴백했다. ‘그 사람’이 수록된 새 앨범 ‘820211’은 지난 2012년 발표한 미니 앨범 ‘아이 앰(I Am)’ 이후 3년 만에 발표되는 앨범이다. 화요비는 앨범 수록곡 전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특히 화요비는 지난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단독 콘서트 ‘그사람:화요비’ 무대에 섰지만 갑자기 실신해 응급실로 후송됐다. 이어 화요비는 무릎을 꿇고 눈물로 사과하는 영상을 게재하며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화요비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Q. 지난 12월 30일에 공연 중 무대에서 갑자기 실신했다. 몸은 괜찮나.
화요비 : 괜찮다. 그날 빼고는 괜찮았다. 많이 놀라셨을 것 같다.

Q. 정말 놀랐다. 그 때 어떻게 된 것인가.
화요비 : 공연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의식을 잃은 채로 쓰러져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구급차에 탔을 때는 손 발도 꼬여있고 입이 마비됐다.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나서야 제대로 눈을 뜰 수 있었는데 사태가 벌어져서 정말 놀랐다.

Q. 갑작스러운 실신에 모두가 놀랐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화요비 : 다행히 몸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공연을 하니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몸이 긴장한 것 같았다. 스태프 중 한 분은 공연장이 너무 덥고 조명을 받아서 순간 그렇게 된 것이 아니었냐고 말씀 하시더라.

Q. 그리고 다음날 화요비는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연예인으로는 쉽지 않은 사과 방법이었을텐데…
화요비 : 정신이 든 뒤에는 나도, 회사도 너무 당황했다. 일단 다음날 공연이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정신을 차려야 했다. 오랜만에 하는 공연이었기 때문에 더 애틋했었다. 관객 분들의 글을 보니 지방에서도 많이 오셨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을 내가 뺏어버렸다는 것이 죄송했다. 관객 분들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팬이 아닌 분들도 있을 수도 있었기에 팬카페에 올리기도 부족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사과의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찍어줬는데 언니도 옆에서 울어서 영상도 흔들렸다. 어떻게 보면 캡처가 처량했는데 지금까지 저장해놨다. 그 순간을 기억하며 몸 관리를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Q. 실신한 바로 다음날 공연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화요비 : 아무래도 하루 만에 회복하긴 쉽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일단 실신했던 곳에 다시 가야하니 사건 현장을 보는 것과 같았다. 하하. 그래서 공연을 업(UP)된 기분으로는 못하고 차분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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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새 앨범명이 ‘820211’다. 화요비의 생년월일인데 타이틀로 정한 이유가 있는지.
화요비 : 앨범 수록곡 전곡 작사에 참여했다. 앨범에 참여하며 나의 세계를 그 안에 녹이고 싶었다. 나 그 자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나오는 것이라 초심을 담기도 했다. 그래서 내 생년월일을 타이틀로 정했다.

Q. 그렇다면 이번 앨범은 화요비가 그동안 해왔던 발라드가 많은가.
화요비 : 음… 굳이 따지자면 발라드가 많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브리티시 록 성향의 곡도 있고 미디움 템포도 있다.

Q. 이전 앨범과 새 앨범의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일까.
화요비 : 항상 음악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를 시도하려 했었다. 대중 가수는 어느 정도 대중과 타협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고민해온 점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타협할 필요 없이 나의 정서를 모두 담았다. 가수가 아닌 한 여자로서, 또 한명의 리스너로서의 음악을 담았다.

Q. 타이틀곡 제목이 ‘그 사람’이다.
화요비 : 이 곡에는 ‘그 사람’이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곡을 처음 받았을 때 딱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꼭 타이틀곡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가사 작업에 들어간 것이 이 곡이었다. 멜로디에 어떤 가사를 붙이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그 사람’이 문득 떠오르더라. 제목부터 붙인 다음부터 가사를 써내려갔다. 진짜 ‘그 사람’이 떠오르며 애절했다. 내가 불렀지만 슬프다. 하하.

Q. 그렇다면 누군가를 생각하고 만든 곡이었나.
화요비 : 당연히 생각나는 사람은 있다. 그런데 한 사람은 아니고 어떤 감정에서는 이 사람, 다른 감정에서는 다른 그 사람 등이 있다. 하하.

Q. 앨범 수록곡 전 곡 작사를 맡을 만큼 음악 작업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화요비가 생각하는 작사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
화요비 : 작사를 할 때 노래를 부를 가수, 그 가수의 이미지를 생각하고 그의 얼굴과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단어에 대해 깊게 생각한다. 특히 작사를 하고 그 곡을 부른다는 것은 시너지가 큰 것 같다. 생각하는 작업을 거친 후 직접 부르면 호흡도 훨씬 길고 너무 좋다.

Q. ‘그 사람’을 작사하는데 얼마나 걸렸는지 궁금하다.
화요비 : 곡이 너무 좋았어서 가사가 바로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잘 안 나왔다. 계속 고민하다가 생각이 딱 올 때 30분 만에 썼다. 자세히 기억나는 것이 집에 앉아있었는데 오후 9시 쯤이었나 친구와 만나러 나갔어야 했는데 30분 만에 쓰고 나갔다.

Q. 어느덧 데뷔 15년 차다. 데뷔 당시와 현재, 어떤 것이 많이 바뀌었을까.
화요비 :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던데 플러스 5년이다. 하하. 정말 많이 바뀌었다. 재밌는 것은 요즘 리스너들의 성향이 내가 처음 데뷔하던 시절로 돌아온 것 같다. 아무래도 음악도 패션처럼 돌고 도는 것 같다.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한다.

Q. 급박하게 바뀌는 가요계다. 화요비가 이렇게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화요비 : 뭔가 여러 가지에 부딪힌 것 같다. 잘 되거나 못 되거나 일단 해봤다. 음악이나, 예능이나. 시도를 하며 성공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다. 이렇게 뭔가 반복돼서 정신없이 지나다 보니 15년이 지났다.

Q. 2년 동안 화요비에게는 공백이 있었다. 많은 팬들도 화요비를 그리워했다.
화요비 : 2년의 공백 동안 딱 전반과 후반으로 나눠졌다. 먼저 공백인지 몰랐던 첫 시작은 마냥 신났다. 정말 놀았고 많이 먹고 마셨다. 그러던 중 사태를 파악하고 내 자리에 대해 생각했다. 이건 아니라 생각했다. 이전에는 그 기다림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가 정신을 차리게 됐다. 후반부에는 음악과 무대가 그리워졌다. 그 때의 경험을 통해 음악을 쉬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화요비를 생각하면 예능에서 솔직한 입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가상 부부였던 환희와는 아직도 연락을 하는가.
화요비 : 물론! 하하. 지금도 꾸준히 연락을 한다.

Q. 화요비의 이상형도 궁금하다. TV 속 당신의 모습은 쿨해보였기에 더 궁금하다.
화요비 : 아무래도 내가 감정에 솔직한 점이 쿨해 보일 수 있는 것 같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는데 쿨한 척이다. 하하. 이상형이라… 이상형은 키가 좀 컸으면 좋겠고 센스가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버지께서 굉장히 센스 있으신 편인데 그래서 인지 그런 남자가 좋다. 예를 들어서 그림을 그리는 남자라면 내가 알고 있는 그림의 세계에서 가장 잘 그렸으면 좋겠다. 자기만의 고집이 있고 자질이 특출 난 분이 이상형이다.

Q.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교수 화요비는 어떤가.
화요비 : 처음에는 조금 겁도 났었는데 되게 재밌다. 특히 특출난 소질을 가지고 있는 제자를 봤을 때 너무 좋고 욕심도 난다. 그 친구들을 보며 나에게도 자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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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5년 동안 활동하며 화요비에게는 다양한 명곡이 많다. 물론 꼽기 힘들겠지만 가장 아끼는 곡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그런일은’은 오랜 시간동안 굉장히 좋아한다.
화요비 : ‘그런일은’을 생각하자면 나름 그 당시에는 한 곡으로 6개월 정도 활동하고 후속곡도 있었다. 그 때 ‘라이(Lie)’가 타이틀곡이었고 후속곡이 ‘그런일은’이었다. ‘라이’가 잘 돼서 ‘그런일은’은 좀 반응이 약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걔가 명곡인가 보다. 하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발매됐던 ‘가까이서 보니 미인이네’라는 스타일의 곡을 진짜 좋아한다. 지금 소속사와 처음으로 음악적 합을 맞춘 곡이기도 했고 스타일이 굉장히 맘에 드는 곡이다.

Q. ‘가까이서 보니 미인이네’도 래퍼 우탄과 호흡을 맞췄고 화요비는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해왔다. 요즘 콜라보레이션을 함께 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
화요비 : 그동안 래퍼들과 많이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어쿠스틱한 콜라보레이션을 해보고 싶다. 가사 중심적이며 악기도 별로 없는 음악을 프로젝트로도 해보고 싶다.

Q. 화요비의 취미 생활도 궁금하다.
화요비 : 영화! 일주일에 네 편은 본다. (영화관에서?) 하하. 영화관도 가는데 굿 다운로더다. 집에서 영화를 보기 전 물도 준비해놓고 화장실도 미리 다녀온다. 관람의 자세로. 히히. 집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서 대사와 화면, 아트들을 집중해서 본다.

Q. 가장 좋았던 영화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화요비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나는 평소에 영화를 집중해서 보니까 두 번 보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데 이 영화는 열 번을 봐도 묘한 희열을 느꼈다. 정말 예술이다. 그리고 ‘퓨리’도. 영화 ‘명량’처럼 스케일이 큰 격파 신이 있거나 전우애에 포커스를 맞춘 것도 아닌데 모두가 적절하게 선을 넘지 않아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Q. 굉장한 동안이다. 비법이 있나. 여자 연예인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스트레스도 받고 고충도 많았을 것 같다.
화요비 : 하하. 동안이라니. 아무래도 턱이 짧아서 그래 보이는 것인가 보다. 여자 연예인으로 고충은… 일단 공인이기 때문에 힘든 것도 있다. 하지만 나만 특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포기 한지 오래다. 내가 안고 가야 할 고충이다.

Q. 만약에 가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화요비 : 원래 나는 피아노로 입시를 준비하다가 가수가 됐다. 아마 가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음대에 진학한 뒤 유학을 잠시 갔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졌겠다. 교향악단에 속하거나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고 있지 않았을까. “솔! 솔이잖아~ 손가락 예쁘게 하고!” 이렇게 학생들에게? 하하.

Q. 화요비가 생각하는 가수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인 것 같나.
화요비 : 일단 가수의 윗 카테고리인 연예인이란 직업은 방송이나 매체를 통해 한 번에 많은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가수로서는 내 노래를 통해 여러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요즘은 작사도 하니 내 얘기를 노래로 부를 수 있어서 더 매력있다.

Q. 이번에 실신 사건도 그렇고 팬들이 화요비를 정말 많이 걱정했다. 소중한 팬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은?
화요비 : 모든 분이 기억에 남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분은 예전에 공연을 할 때 이벤트로 관객이 올라오는 것이 있었다. 그 중 한 남성분께서 제주도에 사시는데 가족이 모두 왔다고 했다. 가족들이 내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까지 온 것이었다. 요즘 나이가 들으니 그 분께서 가족 모두 함께 먼 길을 오셨다는게 얼마나 힘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나를 위해 와주셨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다. 네 명 가족의 추억에 내가 있다는 것도 소중했다. 그 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Q. 팬 분들께 한마디 한다면.
화요비 : 너무 건강합니다. 건강하니까 걱정 마세요!

Q. 화요비의 2015년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
화요비 : 일단 ‘그 사람’이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다. 공백기간이 있었던 만큼 다양한 활동을 쉬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

Q. ‘그 사람’ 화요비는 대중에게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가.
화요비 : 노래를 잘하는 가수보다 음악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낸 음악은 믿고 들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됐음 좋겠다.

Q. 새로운 활동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화요비 : 오랜만에 나와서도 아니고 15주년이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다. ‘그 사람’ 이 곡이 정말 좋다. 내 마음 깊숙이 빠져있는 곡이기 때문에 무대에서도 모든 것을 쏟겠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호기심스튜디오레이블, 주니힐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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