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허달림은 지난 19일 방송된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자신의 곡 ‘꼭 안아 주세요’ ‘빗속에서’를 노래했다. 그녀의 공연은 무대에서 볼 때나 브라운관을 통해서 볼 때나 다름없이 짠하고 애잔했다. 가슴을 쿡쿡 찌르는 노래, 타령하는 듯한 친숙한 버릇은 여전했다. TV를 본 박현준 경인방송 PD는 “고물 텔레비전이지만, 저 속에는 지금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에서 진짜 노래를 하는 여가수가 나와 노래하고 있다. 때문에 오늘 저 고물 텔레비전이 사랑스러워 보일 정도다. 오늘밤 강허달림 누나의 ‘꼭 안아주세요’란 곡으로 대한민국이 편안히 잠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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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허달림은 동료 뮤지션들 사이에서 ‘목소리 자체가 블루스’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블루스의 감성을 제대로 살리는 보컬리스트다. 그녀는 한국 블루스의 산실인 ‘신촌블루스’와 한국 최고의 블루스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채수영이 이끄는 ‘저스트 블루스’를 두루 거친 그야말로 ‘블루스 성골’이다. 특히 블루스가 가진 한(恨)과 내밀한 감정표현을 능란하게 구사하는 강허달림의 절절함은 단연 압권. 하지만 ‘블루스’란 단어 자체가 낯선 한국 땅에서 강허달림의 노래는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 수많은 실력자들이 그렇듯이 ‘음악계’에서만 인정받아왔다.
강허달림의 목소리는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녀의 음색은 그리 맑거나 곱지도, 청아하지도 않다. 전형적인 탁성으로 한스럽다고 할까? 거기에 블루스를 노래하니 TV와 친하지 않았던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막상 브라운관에 나서니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시청자는 “유스케 마지막 출연자 중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게스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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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곽진언의 저음도 강허달림의 목소리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김필, 임도혁과 옹골찬 조화를 이루며 음악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이들과 같이 좋은 목소리를 가진 이들이 브라운관에 서기까지가 참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놈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이 프로그램들을 보게 되나보다. 역시 음악을 들려주면 판단은 시청자가 한다. 하지만 들려주기까지가 정말 너무나 힘들다. 대중이 모른다는 이유로, 혹은 대중성이 없다(누가 판단하나?)는 이유로 방송국의 간택을 받는 것은 여전히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은 시청자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Mnet ‘슈스케’ 사진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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