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이라는 여자는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가수 백지영이 20일 2회에 걸쳐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콘서트 ’2014 백지영쇼 – 그 여자’를 개최했다. 백지영은 공연 전부터 기존 콘서트의 정형화된 형식을 버리고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한국판 ‘물랑루즈’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쇼를 예고해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드디어 베일을 벗은 백지영 콘서트는 백지영이 들려준 15년간의 주옥 같은 히트곡과 더불어 브라질 카니발을 연상시키는 삼바 댄서, 링과 끈을 활용해 현대 무용 예술을 연상시키는 서커스 공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가득했다. 백지영은 120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깊은 감동과 추억을 선사했다.

발라드와 댄스곡을 넘나들며 15년동안 활약했던 백지영답게 백지영은 콘서트에서도 여러 장르의 곡을 적절히 배치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거나 감미롭게 젖게 했다. 먼저 오프닝으로 화려한 삼바 댄서들을 등장시켜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이어 ‘새드 살사(Sad Salsa)’와 ‘대시(Dash)’를 불러 분위기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어진 ‘그 여자’ 무대에서는 무대 뒤편에서 깜짝 등장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가까이서 백지영을 만난 관객들을 저마다 악수를 청하며 백지영을 열렬히 환영했다.



백지영은 공연 내내 ‘입술을 주고’, ‘굿 보이’ 등 댄스을 곁들인 무대와 ‘목소리’, ‘여전히 뜨겁게’, ‘시간이 지나면’ 등 발라드 무대로 독보적인 디바의 모습을 자랑했다. 때론 섹시 스타처럼, 때론 여신처럼 백지영은 여자 가수가 보여줄 수 있는 완전체를 선보였다.

‘그 여자’를 비롯해 ‘불꽃’, ‘나쁜 사람’, ‘여기가 아파’ 등 OST 여왕 백지영의 위력을 볼 수 있는 무대들도 마련됐다. 백지영은 “19일 린과 이수의 결혼식에 갔는데 주례가 린에게 ‘OST의 여왕’이라고 했다”며 “린에게 여왕 자리를 물려주고 난 전설이 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콘서트를 찾을 관객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편곡 무대도 있었다. 백지영은 ‘무시로’, ‘선택’, ‘봄날을 간다’로 트로트 편곡 무대를 준비했다. ‘선택’ 무대에서는 트로트 간주를 흘러나온 뒤 ‘선택’이 시작돼 관객들이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백지영은 “웃음 소리가 나오길 바랬다”며 트로트 편곡을 준비한 이유와 심수봉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화려한 게스트의 향연도 콘서트를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먼저 사전MC로 방송인 김제동이 무대에 올라 한바탕 웃음을 선사했다. 김제동은 특유의 입담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며 백지영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시간을 만들었다. 이어 게스트로 이승기(4시 공연), 플라이투더스카이와 이선희(8시)가 무대에 올라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오랜만에 활동할 때 백지영도 함께 활동해 큰 힘이 됐다”고 전했고, 이날 ‘가슴아파도’ 새로운 버전의 무대를 최초 공개해 백지영 콘서트에 힘을 보탰다.

가요계 전설의 디바이자 대선배 이선희는 “지영이의 노래가 관객들에게 위안이 되고 따뜻함이 됐던 것처럼 나에게도 그렇다”며 “후배 가수 중에는 어느 순간 마음을 울리며 나를 일깨워주는 가수가 있는데 그 사람이 백지영이다. 내 삶이 아프거나 애잔한 느낌이 들 때 백지영 노래를 들으며 위로받았다”고 말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 백지영은 “감히 선희 언니께 콘서트 게스트를 부탁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선희 언니가 직접 먼저 전화가 오셨다”며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8시 공연 ‘내귀에캔디’ 무대에서는 개그우먼 이국주가 옥택연으로 깜짝 분했다. 백지영과 이국주는 ‘내귀에캔디’를 ‘내귀에돼지’로 개사해 삼겹살, 양곱창, 파절이 등 먹을거리로 가사를 채웠으며 후렴구에는 ‘내귀에 돼지/일등급 야생돼지/그깻잎상추 쌈 위에 날 얹어줘’라고 불러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국주는 몸을 던지는 퍼포먼스로 3분여의 짧은 무대에서도 큰 존재감을 과시했다. 백지영은 “신영이 이후로 정말 웃긴 친구가 나왔다”며 “메가급”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게스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백지영의 남편이자 배우 정석원이 관객석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 백지영은 “안온다고 알고 있었는데 진짜 올줄 몰랐다”고 말해 부부 사이의 금슬을 자랑했다. 정석원은 플래카드를 들며 백지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공연의 대미는 ‘제2의 백지영’을 잊게 만든 히트곡인 ‘사랑 안해’와 ‘총 맞은 것처럼’ 그리고 ‘잊지말아요’로 장식됐다. 관객들은 떼창으로 발라드를 함께 부르며 백지영의 15주년을 함께 축복했다.

백지영은 공연 오프닝 멘트로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들려드릴 곡이 많다는 것”이라며 웃은 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5주년인데 들려드릴 곡이 많아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관객들은 공연 말미 ‘앞으로 30년만 더하자’는 플래카드 이벤트로 화답했다. 백지영에게는 자신을 열렬히 지지하는 관객들, 즐겁게 응원하는 동료들, 그리고 뜨겁게 사랑하는 남편이 있다.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행복한 여자의 노래, 보는 이들에게도 행복감을 선사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WS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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