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 관련한 한 기사에 달린 덧글들

최근 KBS는 KBS2 새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의 편성을 확정 지었다. 하지만 그 편성 시간대가 문제였다. ‘나는 남자다’는 앞서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이하 사랑과 전쟁)’가 방송되던 금요일 심야 시간대에 편성됐고, 자연스레 ‘사랑과 전쟁’은 존폐 기로에 섰다.

‘사랑과 전쟁’ 폐지설이 제기된 뒤 여론이 악화되자 KBS 측은 뒤늦게 “폐지는 아니다. 시즌3를 준비할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당초 시즌3를 준비할 계획이었다면 편성 변경에 앞서 이 사실을 알렸어야 했고, 뒤늦게 결정한 사항이라고 해도 이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밝혔어야 했다. 이도저도 아닌 ‘시즌3의 약속’에 공허함만 가득한 이유다.

이처럼 ‘사랑과 전쟁’이 편성의 희생양이 된 배경에는 역시 ‘돈’이 있다. 지난 2011년 11월 첫 전파를 탄 ‘사랑과 전쟁’ 시즌2는 굳건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한 KBS 대표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불륜 드라마’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은 터라 광고 판매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랑과 전쟁’ 한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사랑과 전쟁’은 심야 프로그램 중 드물게 꾸준히 일정 시청률을 보여 온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광고 판매에서는 고충을 겪은 것은 사실이다”며 “편성국 측에서는 광고 판매만 놓고 본다면 ‘유재석 효과’를 가장 극적으로 누릴 수 있는 시간대로 ‘사랑과 전쟁’으로 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사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광고 판매라는 점에서, 이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다. 그러나 이 선택의 주체가 ‘공영방송’을 표방하며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야 할 KBS라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시청자들이 공분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랑과 전쟁’로 손상된 KBS의 이미지는 새 프로그램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착한 예능’으로 사랑받았던 ‘심장이 뛴다’가 대표 사례다. SBS는 ‘심장이 뛴다’ 이후 ‘이효리’라는 톱스타를 내세운 예능 ‘매직아이’를 선보였으나, 시청률은 3%대(닐슨 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프로그램의 성긴 만듦새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중의 요구를 묵살한 것에 대한 반발작용이기도 했다.

어느 순간 KBS 방송에서는 “시청자가 주인입니다”라는 자막이 사라졌다. 그 빈자리는 “수신료 현실화, 건강한 공영방송의 시작입니다”라는 문구가 차지했다. 모두가 원치 않는 선택을 밀어붙인 KBS의 진짜 속내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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