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랜스포머4′ 스틸 이미지.
시카고 사태, 5년 후 대부분의 디셉티콘이 처벌되고, 오토봇 역시 모습을 감춘 상황. 어느 날 텍사스의 엔지니어 케이드 예거(마크 월버그)는 우연히 폐기 직전의 고물차로 변해있던 옵티머스 프라임을 깨우게 된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다시 깨어나는 순간, 어둠의 세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전 세계는 다시 한 번 위기에 놓인다. 그리고 예거, 예거의 딸 테사(니콜라 펠츠), 테사의 남자친구 셰인(잭 레이너) 등은 옵티머스 프라임과 동행, 악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황성운 : 오토봇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건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 그래도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 관람지수 6
정시우 : 욕해도(말려도) 볼 거면서. ∥ 관람지수 (취향 따라 3에서 8까지)
지금까지는 모두 잊어라!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이하 트랜스포머4) 포스터에 큼직하게 쓰여 있는 문구다. 그렇다고 모두 잊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1~3편의 향기가 곳곳에 남아 있다. 일단 잊어야 할 것, 그건 주인공이다. 로봇 교체가 아니다. 범블비, 옵티머스 프라임 등 오토봇은 그대로다. 교체된 주인공은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샤이아 라보프다. 그리고 주인공의 교체는 인간과 오토봇의 만남을 새롭게 구성해야만 했다. 1~3편의 주인공 샘 윗윅키(샤이아 라보프)와 범블비의 만남은 ‘필연’적이다. 오토봇 군단과 디셉티콘 군단은 궁극의 에너지원인 큐브를 차지하기 위해 오랜 전쟁을 벌였고, 큐브의 위치를 찾는데 결정적인 열쇠를 지닌 인물이 바로 샘 윗윅키다. 트랜스포머와 인간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에 비해 4편에선 우연에 기대고 있다. ‘괴짜’ 엔지니어 케이드는 쓸만한 부품을 팔아볼 요량으로 고물 트럭을 사들인다. 그런데 그 고물 트럭이 옵티머스 프라임이었고, 케이드는 그런 옵티머스 프라임을 깨운 셈이 됐다. 여기에 테사와 셰인이 더해진다. 그런데 맙소사! 셰인의 직업이 다름아닌 레이서. 이에 맞게 영화 초반부에 레이싱 장면이 배치됐다. 너무 눈에 보이는 전개다. 후반으로 갈수록 레이서의 활용도는 떨어진다. 여하튼 남녀의 풋풋한 애정 전선이 또 하나의 볼거리였던 1~3편과 달리 4편에선 케이드의 부성 그리고 테사와 셰인의 사이를 사사건건 방해하는 보수적인 아빠 케이드의 앙상블로 대체됐다. 그 과정이 그리 탄탄하거나 흥미롭진 않다. ‘트랜스포머4’의 첫 번째 단추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점은 1~3편에 등장했던 여배우와 다른 매력을 지닌 니콜라 펠츠다. 캐스팅은 성공이다.
여기서 궁금증. 옵티머스 프라임은 왜 고물 트럭이 됐을까. 4편의 시점은 시카고 사태 5년 후다. 그 5년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난 듯 보인다. 인류는 트랜스포머를 직접 만들 수 있게 됐고, 그 사이 또 다른 트랜스포머 종족이 등장한다. 그리고 정부와 군수업체 그리고 또 다른 트랜스포머 군단은 서로의 목적에 맞게 연합한다. 비리, 음모 등 갖가지 술수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이런 음모 속에 오토봇마저 체포되는 상황이다. 물론 치밀함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관람할 영화는 ‘트랜스포머’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찌하리, 로봇이 가장 중요한 요소 아니었던가. 로봇임에도 인간보다 더 대중의 감정이입을 이끌었던 옵티머스 프라임의 묵직한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귀여움과 발랄한 범블비도 뒤지지 않는다. 다만 범블비의 활약은 전편에 비해 축소됐다. 여기에 무기 전문가 하운드, 무사 로봇 드리프트, 쌍권총을 주무기로 하는 크로스헤어 등 새롭게 등장하는 오토봇들도 매력적이다. 드리프트와 크로스헤어의 공격 기술에는 동양적인 색깔이 입혀졌다. 크로스헤어의 공격에선 바바리코트를 입고, 쌍권총을 난사하는 누군가가 떠오른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거대 공룡 로봇인 다이노봇 군단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로봇 액션은 기대만큼 화려하고, 강렬하다.
이에 대적하는 악당 로봇의 구축은 제법 흥미롭다. 갈바트론 등은 지금까지 트랜스포머와 달리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로봇이다. 인간에 의해 조종되어 움직이지만, 자유자재로 해체와 합체를 오가는 로봇이다. 또 거대한 우주선 나이트쉽을 타고 우주를 떠도는 락다운은 아직 많은 걸 드러내지 않았다. 5편을 위해 락다운의 이야기는 일부러 남겨 놓은 듯 싶다. 4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엄청난 악당이란 사실 정도다.
3편에서 막을 내릴 줄 알았던 ‘트랜스포머’가 새롭게 돌아왔다. 전편의 이야기를 이어가면서도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다. 그 의도는 분명하지만, 제대로 표현됐는지는 의문이다. 영화 자체는 흥미롭지만, 4편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그다지 흥미롭진 않다. 치밀한 이야기와 심오한 무언가를 기대했던 건 아니지만, 영화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감안했을 때 좀 더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었다. 전편에 비해 늘어난 164분이란 상영시간이 조금은 길게 느껴지는 이유다.
(‘2eyes. 뇌는 잠시 집에 두고 가세요’ 보러가기)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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