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2014 지방선거 개표방송’
곳곳에 파업여파가 느껴지는 개표방송이었다.KBS는 지난 4일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이날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KBS1 ’2014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내보냈다.
파업 여파로 인해 생방송을 진행하는 앵커와 아나운서 등 최소한의 인력만 투입됐고, 그래픽이나 CG를 최소화한 채 기본에 충실한 개표방송을 진행했다. 차분한 진행을 보여줬지만 무미건조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29일부터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가 청와대 외압 논란을 빚은 길환영 사장 사퇴와 공정 방송 회복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기존 프로그램은 물론, 이번 선거 방송 준비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를 염두에 두더라도 타 방송사들과의 차이가 극심했다. 개표 방송은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만큼 각 방송사에서 오랜 기간 시간 공들여 준비하는 큰 프로젝트다. 올초부터 준비한 방송사들과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단순히 파업 탓으로만 보기엔 어려움이 있었다는 평가다.
현장상황이나 다양한 그래픽을 활용해 긴장감을 자아낸 것과 달리 스튜디오 내에서 개표 상황을 전하는 것으로만 방송을 구성했다. 영상 등으로 후보에 대한 설명이나 민심을 보여주기 보다는 해설위원들의 논평 등으로만 선거를 분석해 지루함을 안겼다. 원 그래프나 막대 그래프 등 기본적인 도식은 최첨단 기술과 그래픽으로 무장한 타 방송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KBS는 선거를 하루 앞두고 내부적으로 실시한 모의 출구조사 자료가 유출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KBS를 검찰 고발했다. KBS는 “우리도 피해자다.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면밀하게 조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위기를 맞은 내부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처럼 밋밋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KBS1 개표방송 ‘선택 대한민국’은 시청률 6.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다른 방송사(MBC ‘선택 2014′는 3.8%, SBS ‘국민의 선택’은 5.5%)를 앞섰다. 10%를 웃돌며 독보적인 시청률을 보였던 지난 2013년 대선 개표방송 비교하면 10%가량 하락한 수치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KBS 개표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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