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박혜진 아나운서

MBC가 박혜진 아나운서가 사직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편지를 공개했다.

24일 오후 MBC는 “사직과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 아나운서가 본인의 뜻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박 아나운서는 편지를 통해 “그 동안 아이를 키우며 방송을 쉬었고 오롯이 엄마와 아내로 지내며 카메라 밖의 진짜 세상의 주인공들을 많이 만나고 경험할 수 있었다”며 “사직을 결심하게 된 것은 ‘새로운 도전을 향한 출발’이라는 의미의 개인적 결정이며, 함께 했던 선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안고 떠난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2001년 MBC에 입사한 박 아나운서는 뉴스 진행에 두각을 드러내며 지난 2006년부터 3년간 ‘뉴스데스크’ 여성 앵커로 활약했다.

또 지난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친 MBC 장기파업 당시 소신 있는 발언과 행보로 동료들의 귀감을 사기도 했다.

다음은 박 아나운서가 MBC에 보내온 일문일답 형식의 편지 전문이다.

ㅇ 어떻게 지냈나?

- 지난 1년 육아휴직으로 방송을 잠시 쉬었습니다.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떼고 오롯이 엄마와 아내로 지내며, 카메라 밖의 진짜 세상의 주인공들을 많이 만나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 방송도 철저하게 시청자의 입장으로 보면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많은 걸 얻고 느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ㅇ 향후 계획?

-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앞으로 어떤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처음 방송을 시작하던 그 때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뜨겁지만 냉정하게 또 더 깊고 겸손하게 한 걸음씩 걸어가겠습니다.)

ㅇ 퇴사하는 이유?

- 퇴사를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한마디로 말씀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동안 나보다 나를 더 근사하게 꾸며 줄 그런 무대를 막연히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제는 숨지 말고 나의 부족하고 나약한 부분마저도 용기 있게 드러내며 온전한 제 모습으로 방송을 다시 해보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지금 손에 쥔 것을 우선 내려놓는 일이 먼저라고 판단했습니다. 울타리 밖에서 혼자 한번 부딪혀 보고 싶습니다.

ㅇ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 방송 13년차, 이제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으려 합니다. 그 동안 좋은 프로그램들을 통해 여러분과 만날 수 있었고, 제가 가진 것 이상으로 사랑을 많이 받아서 참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그 동안 부족한 진행으로도 늘 응원과 사랑으로 아껴줬던 시청자 여러분들 진심을 담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 함께 하며 무엇을 하든 항상 든든한 힘이 되어줬던 MBC 선,후배 동료들에게도 마음 깊이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용기를 주시고 응원해 주십시오. 항상 발전하는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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