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세요? 방송을 보는 내내 귓가를 맴돌았던 음악이. 슬플 때는 더 애처롭게, 즐거울 때는 더 신이 나게 흥을 돋우는 방송 프로그램의 BGM. 기억을 담고,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의 힘은 방송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한 주간(2013.12.12.~2013.12.18.)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악은 무엇이었을까요. 방송계 이슈를 프로그램에 삽입된 음악으로 알아봤습니다.

DJ 텐이 내 멋대로 뽑아본 BGM 주간 차트 TOP4! 2013년 연말을 뜨겁게 달굴 ‘쓸친소 파티’ 게스트 모집에 들어간 ‘무한도전’과 쓰레기의 폭풍 프러포즈가 이어진 ‘응답하라 1994’가 1, 2위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미연과 희애의 여행기와 그린라이트까지 제작하는 극성 팬을 확보하게 된 ‘마녀사냥’이 각각 3, 4위에 랭크됐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주, 프로그램 속 최고의 순간을 장식한 음악을 뽑아봤습니다. (노래 제목을 클릭하면 음악이 보여요!)

MBC ‘무한도전’ 360회. 하하의 감언이설에 ‘쓸친소 파티’ 출연을 목전에 둔 ‘쓸쓸함 말기’ 양평이형(위쪽)과 ‘등신’이라는 말에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한 김제동

1.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당신의 삶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당신의 삶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10. MBC ‘무한도전’ 360회. 공기만큼 당연할 줄 알았던 ‘유재석의 옵션스’의 출연은 불투명했지만, ‘무도’의 입지는 여전히 견고했습니다. ‘등산’을 좋아하며, ‘등 운동’만 한다는 ‘등신’ 김제동과 자신의 쓸쓸함을 있는 그대로 노출한 김영철, 지상렬은 ‘무도’에 깨알 같은 재미를 더했습니다. 의외의 스타들도 ‘무도’에 얼굴을 비쳐 ‘쓸친소 파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정준하와의 인연으로 초청장을 받아든 소지섭, 이동욱은 남다른 비주얼에도 ‘쓸친소 파티’에 초대되는 영예를 안았고, ‘자유로 가요제’ 이후 예능 대세로 급부상한 양평이형은 쓸쓸함 말기 판정을 받으며 “이제는 뭐가 외로운 건지도 모르겠다”는 명언을 쏟아냈습니다. 매번 기발한 발상으로 ‘대한민국 99%’에 희망을 전했던 ‘무도’ 올해도 쓸쓸한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길 기대해봅니다.

tvN ‘응답하라 1994’ 17회. 나정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전해 즐거운 쓰레기(위쪽)과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는 나정

2. ‘처음 느낌 그대로’ – 이소라 1집 ‘이소라 Vol.1’
“남다른 길을 가는 내게 넌 아무 말 하지 않았지/기다림에 지쳐가는 것 다 알고 있어/아직 더 가야 하는 내게 넌 기대할 수도 없겠지/그 마음이 식어가는 것/난 너무 두려워/어제 널 보았을 때 눈 돌리던 날 잊어줘/내가 사랑하면 사랑한단 말 대신 차갑게 대하는 걸 알잖아/오늘 널 멀리하며 혼자 있는 날 믿어줘/내가 차마 네게 할 수 없는 말 그건/사랑해 처음 느낌 그대로”

10. tvN ‘응답하라 1994’ 17회. 어렵게 맺어진 쓰레기(정우)-성나정(고아라) 커플에게 드리워진 이별의 그늘은 이내 그 무엇보다도 달콤한 프러포즈로 뒤바뀌었습니다. 부산으로 내려온 뒤 나정과 관계가 소원해진 쓰레기는 불안에 떨게 되고, 잦은 기다림에 지쳐가는 나정을 보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힘들어하는 나정을 보며 쓰레기가 택한 방법은 바로 결혼, 이별의 말 대신 튀어나온 사랑 고백은 나정이 뿐만 아니라 방송을 지켜보는 우리의 가슴도 촉촉하게 적셨습니다. 부산으로 와 나정을 멀리 하며 혼자 있던 쓰레기에 대한 나정의 믿음은 ‘금수’ 쓰레기도 변하게 한 것일까요. 처음 느낌 그대로 이어진 그들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tvN ‘꽃보다 누나’ 3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도착해서야 미연의 마음을 깨닫고 미안해진 희애(위쪽)와 ‘솔직하고 털털한 그녀’ 미연

3.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 – 턱 앤 패티(Tuck & Patti) ‘기프트 오브 러브(Gift Of Love)’
“Wise men say only fools rush in(현명한 사람들은 말하죠 바보 같은 사람들이 사랑에 뛰어든다고)/But 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하지만 나도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네요)…Like a river flows surely to the sea(강물이 자연스럽게 바다로 흘러가는 것처럼)/Darling so it goes(우리도 그래요)/Some things are meant to be(운명에 따를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답니다)”

10. tvN ‘꽃보다 누나’ 3회. ‘짐꾼’ 승기는 성장했고 네 명의 누나들의 관계는 점차 공고해졌습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이미연과 김희애의 애틋한 관계. 수십 년을 작품을 통해 얼굴을 맞대왔지만, ‘여배우’라는 타이틀에 갇혀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이들은 터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이어진 여행 중에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낯선 환경 속에 ‘꾸며진 나’가 아닌 ‘진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요. 진심을 확인한 후 ‘편견’은 ‘이해’로 바뀌었고, 그들은 그렇게 강물이 자연스럽게 바다로 흘러가듯이 서로의 팬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었습니다.

JTBC ‘마녀사냥’ 20회. 그린라이트까지 손수 제작하는 열정을 보인 남자(위쪽)와 그런 그에게 ‘여자 친구의 존재’부터 묻는 신동엽

4. ‘무브 라이크 제거(Moves Like Jagger)’ – 마룬5(Maroon 5) ‘무브 라이크 제거(Moves Like Jagger)’
“Just shoot for the stars(별을 향해 화살을 날려봐)/If it feels right(만약에 된다면)/And in for my heart(내 마음에도 겨냥해줘)/If you feel like(네가 그러고 싶다면)/Can take me away(넌 날 데려갈 수 있어)/And make it okay(그래도 좋아)/I swear I’ll behave(내가 대담해진다고 약속할게)/You wanted control(넌 날 주도하길 바란 거고)/Sure we waited(그래서 우린 기다렸지)/I put on a show(난 실행에 옮겼고)…You want the moves like jagger(넌 믹 재거처럼 멋있는 걸 원하잖아)/I got the moves like jagger(난 재거처럼 멋있으니까)”

10. JTBC ‘마녀사냥’ 20회.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는 4MC 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샘 해밍턴의 한결같은 노력은 ‘그린라이트’의 패널뿐만 아니라, 방청객의 마음까지 움직이게 했습니다. 아리따운 여성이 아닌 ‘마녀사냥’과 사랑에 빠진 한 남성은 손수 ‘그린라이트’까지 제작하는 열정을 선보여 4MC를 놀라게 했습니다. “여자 친구가 없다”고 말하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인 그를 위해 신동엽은 현장에 자리한 여성에게 고백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신동엽의 말에 용기를 얻고 한층 대담해진 그는 ‘그린라이트를 꺼줘’를 실행에 옮겼으나, 결과는 ‘대참사’ 사랑으로 가는 길은 역시 멀고도 험난했습니다. 방청객까지 방송에 끌어들이는 ‘마녀사냥’의 힘, 그 끝은 어디일까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tvN, JTBC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