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스타가 되기를 꿈꾼다. 그러나 미래의 스타가 될 원석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어떤 이는 절호의 기회를 얻어 스타가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자신의 끼를 펼쳐보지도 못한 채 눈물 흘리며 포기하기도 한다. 스타가 되는 길엔 정답은 없다. 그러나 남다른 노력과 끼가 필요하다. 텐아시아는 매주 아직 제 꽃을 만발하지 못한 유망주 한 팀(명)을 선택해 그들의 강점과 아쉬운 점을 살펴본다.

FT아일랜드 최민환

얼마 전 데뷔 6주년 기념 콘서트를 끝낸 FT아일랜드를 유망주라고 말하다니, 발칙할 수도 있다. 그러나 FT아일랜드의 드러머 최민환은 1992년 11월 11일생으로 이제 겨우 스무 두 살. 곧 데뷔한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나이인데다 아직 펼쳐 보일 재능 또한 여전히 많다.

드럼 스틱을 잡을 땐 상남자, 무대 아래에서는 민둥이, 미나리, 애교 막내. 열여섯이라는 어린 나이로 데뷔한 최민환은 먼저 앳된 얼굴로 이목을 끌었다. 빵빵하게 볼을 부풀려 셀카를 찍는 귀여운 표정, 항상 촉촉하게 유지되는 도톰한 다홍색 입술, 그리고 그 입술을 자주 깨무는 깜찍한 버릇 때문에 ‘애교 드럼’으로 등극했다. 가끔 피우는 진짜 애교와 온몸으로 부끄러워하는 귀여움은 덤.

SBS ‘스타킹’ 방송 화면

이홍기가 앞장서서 FT아일랜드의 인지도를 이끌 때 최민환은 뒤에서 순진하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 포착됐다. 사실 드러머라는 자리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 기타리스트나 베이시스트처럼 무대 위를 돌아다닐 수도 없을뿐더러 노래를 부르기에도 애매한 위치. 게다가 데뷔 초기 밴드 연주가 거의 불가능한 국내 음악 순위 프로그램 여건 상 핸드싱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거진 실력 논란으로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민환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드럼을 쳤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스쿨밴드로 활동해 어느덧 드럼 경력 10년차를 맞이한 실력파. 조용히 짓는 미소만큼이나 착한 심성의 소유자지만, 드럼 스틱을 잡을 때는 누구보다 열정 넘치는 드러머다. 지난 3월 방송된 SBS ‘스타킹’에서도 8세 드럼 신동과 배틀을 펼치는 민환에게서 신들린 드럼 실력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8일 발표한 FT아일랜드 다섯 번째 미니앨범에서 민환의 드럼 소리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곡은 수록곡 전부. 특히 ‘더 웨이 인투 유’는 시작부터 기타소리와 어우러진 드럼소리가 강렬하게 귀에 꽂힌다. 타이틀곡 ‘미치도록’이 피아노 소리와 스트링 편곡이 돋보이는 어쿠스틱 사운드라면 ‘더 웨이 인투 유’를 비롯한 수록곡 ‘가질 수 없는 너’, ‘사이렌’ 모두 신나는 밴드 사운드다. 그래서인지 FT아일랜드의 여러 곡을 들을 수 있는 콘서트를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들은 가려져 있던 최민환의 매력을 확인하고 돌아온다. 콘서트에서는 그의 진짜 드럼 실력은 물론, 그가 화려하게 돌리는 드럼스틱을 따라 소녀팬들의 마음도 따라 움직인다.

# 관전 포인트 : 드럼 실력 못지않은 자작곡 능력


FT아일랜드 최민환

민환은 틈틈이 자작곡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앨범에 수록된 ‘미라이(mi·ra·i)’, ‘유키(YUKI)’, ‘콤패스(COMPASS)’, ‘드림 스카이(Dream sky)’ 등을 멤버 송승현과 공동 작곡했다. FT아일랜드는 다섯 멤버 모두 활발히 자작곡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도 타이틀곡을 제외한 수록곡 모두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채워졌다.

# 미스 포인트 : 데뷔 6주년이라는 선입견
꽃다운 스물 두 살이지만 최민환은 자신의 끼를 펼쳐 보이기도 전에 자칫 데뷔 6년이라는 오랜 활동 경험으로 ‘신선함이 없다’는 장벽에 부딪힐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최민환이 선보이는 반전 이미지는 더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다. 이홍기의 악동 이미지로 대표되는 순둥이 이미지도 매력이다.

# 잠재력 포인트 : 의외의(?) 노래실력

일본 뮤지컬 ‘궁’ 출연 당시 FT아일랜드 최민환

변성기를 거친 최민환은 이제 갈고닦은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자랑한다. 무대 뒤쪽에서 묵직하게 드럼을 치기에 좀처럼 노래 실력이 드러나지 않지만 가끔씩 그가 마이크를 잡을 때면 이홍기 못지않은 흡입력을 보여준다. 또한 뮤지컬 ‘광화문 연가’와 ‘궁’의 일본판에서 주인공을 맡아 훌륭히 해내기도 했다. (사실 민환은 2009년 KBS1 일일드마라 ‘집으로 가는 길’에서 이미 연기도 경험했다.) 민환은 지난 10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겁이 많은 성격이다. 드럼을 치다 보니 무대에서도 뒤쪽에 있게 되지 않나. 관객들과 멀리 떨어져 있고. 그나마 형들이 무대에서는 앞장서 주니깐 그동안 겁이 안 났었다. 그런데 이제 무대에 혼자서면서 성격도 많이 고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 연기, 용기 삼박자를 모두 갖춘 민환, 이제 재능을 펼칠 일만 남았다.

o 이번주 최민환을 볼 수 있는 방송은?
KBS2 ‘뮤직뱅크’, MBC ‘쇼!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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