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왼쪽), <애프터 어스> 포스터." /><스타트렉:다크니스> 포스터(왼쪽), <애프터 어스> 포스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고, 빈 수레만 요란한 격이다. 2013년 22주차(5월 31일~6월 2일) 극장가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타트렉:다크니스>, <애프터 어스>가 동시에 개봉됐지만 극장가는 예상과 달리 뜨겁게 달아오르지 못했다. 폭발적인 흥행을 보여줄 거란 기대와 달리 평범한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할리우드 인기 프랜차이즈의 후속편과 할리우드 스타의 내한, 국내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타트렉:다크니스>는 607개(상영횟수 8,384회) 상영관에서 50만, 7,571명(누적 67만 8,312명) 관객 동원에 그쳤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는 올랐지만 그다지 만족스러운 흥행은 아니다. 개봉 전주 대규모 유료시사, 개봉 전야 시사 등 관객들의 발걸음을 잡으려 노력했지만 그 결과는 평범했다. 물론 전편 보다는 더 높은 흥행 기록을 남겼다. 2009년 5월 7일 개봉된 <스타트렉:더 비기닝>은 개봉 첫 주말 391개(6,099회) 상영관에서 38만 5,474명(누적 43만 3,508명)을 불러 모았다. 당시 <7급 공무원>에 밀려 2위로 데뷔한 바 있다. 관객수만 놓고 보면, <스타트렉:다크니스>가 12만 가량 앞선다. 하지만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를 고려하면 월등히 앞섰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스타트렉:다크니스>가 전편의 기록(약 110만)은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어딘지 ‘씁쓸한’ 기록이다. <스타트렉> 시리즈, 인지도와 흥행은 비례하지 않았다. <스타트렉>의 본고장인 북미에선 개봉 첫 주 전편의 기록에 못미쳤으니, 이 점에 위안을 삼아야 할 듯 싶다.

윌 스미스, 제이든 스미스 부자가 주연한 <애프터 어스>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애프터 어스>는 484개(7,795회) 상영관에서 32만 5,906명(누적 39만 5,952명)을 불러모으는데 머물렀다. 1위 경쟁은 커녕 멀찌감치 떨어진 3위에 불과하다. 더욱이 더 적은 상영관수와 상영횟수 그리고 개봉 2주차의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에도 밀렸다는 점이 뼈아프다. 개봉을 앞두고 윌-제이든 스미스 부자가 직접 한국을 찾기도 했지만 흥행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혹여 그나마 스미스 부자가 왔기 때문에 이 만큼의 관객이 들었다고 해야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3일 오전 9시, 통합전산망 기준 예매율도 1.4%에 불과하다. 현재 상황으로선 누적 100만 관객도 어려워 보인다. 분명 소니픽쳐스에서는 <애프터 어스>가 <스타트렉:다크니스>와 1위 경쟁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을 터. 당연히 실망의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사정도 똑같다. 개봉 첫 주 3,401개 상영관에서 2,7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3위로 데뷔했다. 스크린당 수익은 7,939달러. 북미에서 역시 더 적은 상영관수의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에도 밀렸다. 이래저래 ‘굴욕’이다.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 <몽타주>, 아쉬울 게 없는 성적


22주차 국내 박스오피스(5월 31일 ~ 6월 02일).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은 455개(6,182회) 상영관에서 33만 9,969명(누적 145만 7,181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신규 개봉작이 쏟아진 30일과 6월 1일에는 <스타트렉>, <애프터 어스>에 이어 3위에 머물렀으나 1~2일에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2위로 올라섰다. <애프터 어스>보다 더 적은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로 만들어낸 성과다. 또 <분노의 질주> 시리즈 중 국내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5편의 기록(약 162만)에도 근접했다. 시리즈 최고 흥행 성적이 확실시된다. 개봉 첫 주보다 45.6%(28만 5,068명) 관객이 감소했고, 656개 9,132회에 달했던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를 지켜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으로선 아쉬움 없는 흥행 성적이다. 적어도 앞선 시리즈의 국내 성적만 놓고 봤을 때 말이다.

김상경 엄정화 주연의 <몽타주>는 409개(6,077회) 상영관에서 28만 6,987명을 보탰다. 지금까지 189만 8,866명이 다녀갔다. 누적 200만까지 약 10만 여 명 남았다.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순위는 2계단 하락한 4위에 머물렀지만 그다지 아쉬워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관객수 역시 전주에 비해 36.6%(16만 5,475명) 감소에 머물렀다. 약 1,700회 상영횟수가 줄었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하락세다. 이처럼 <몽타주>는 할리우드 대작 틈바구니 속에서 뛰어난 작품성으로 한국영화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5위권 내 유일한 한국영화다. 또 올해 개봉된 한국 영화 중 흥행 5위에 해당한다. <몽타주>는 <7번방의 선물> <신세계> 등을 투자 배급한 NEW가 올 들어 개봉시킨 세 번째 한국 영화. 개봉 시키는 것마다 함박웃음이다.

이홍기의 첫 스크린 도전, <뜨거운 안녕> 그 결과는?


스틸." />< 뜨거운 안녕> 스틸.

아이돌밴드 FT아일랜드의 이홍기의 첫 스크린 도전작으로 관심을 모은 <뜨거운 안녕>은 172개(1,775회) 상영관에서 개봉돼 2만 6,224명(누적 3만 6,770명)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첫 주 8위에 랭크됐다. 상영관수와 상영횟수 그리고 관객수 등 눈에 띌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좌석점유율도 1~2일 동안 14% 정도에 그쳤다. <뜨거운 안녕>은 이홍기의 일본 내 인기에 힘입어 6월 7일 일본 개봉도 앞두고 있다. 일본에서는 어떤 흥행을 만들어낼지 관심이다.

<아이언맨3> 등 마무리를 앞둔 영화들

<아이언맨3>는 266개(2,138회) 상영관에서 7만 7,431명(누적 896만 8,826명)을 더했다. 7위에 올랐지만 더 이상 순위는 의미 없다. 431개, 5,123회였던 상영관과 상영횟수도 50% 이상 줄어들었다. 외화 두 번째 1,000만의 꿈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900만까지는 약 3만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역대 박스오피스 첫 900만 작품으로 남을 전망이다. <미나 문방구> <고령화 가족> <전국노래자랑> 등은 마무리 단계다. 전주 보다 무려 76.2%(3만 4,059명) 관객 감소폭을 보인 <미나 문방구>는 75개(434회) 상영관에서 1만 663명(누적 33만 1,336명) 동원에 그쳤다. 순위는 10위. 5계단 하락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고령화 가족>은 62개(327회) 상영관에서 6,107명(누적 113만 6,853명), 누적 100만 돌파의 어려움을 깨닫게 한 <전국노래자랑>은 65개(250회) 상영관에서 4,756명(누적 96만 9,862명)을 각각 기록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무서운 이야기2>, 한국 영화의 반격이 시작된다.


포스터(왼쪽), <무서운 이야기2> 포스터." /><은밀하게 위대하게> 포스터(왼쪽), <무서운 이야기2> 포스터.


이번주에는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관객들을 만난다. 김수현 이현우 박기웅 등 ‘핫’한 배우들과 인기 웹툰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드러낼지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또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극장가를 찾은 공포 영화 <무서운 이야기2>가 무더위를 날린다. 성준 이수혁 고경표 김슬기 정인선 백진희 등 신예 스타들이 대거 출동했다. ‘배우’ 유지태의 장편 영화 연출 데뷔작 <마이 라띠마>도 작은 규모로 극장 개봉된다. 외화로는 북한 테러리스트가 미 백악관을 점령한다는 내용의 <백악관 최후의 날>이 대규모 개봉을 앞두고 있다. 외화의 공습에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던 한국영화의 반격이 시작될지 지켜보자.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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