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경기도 양평. 서울과 실질적인 거리는 멀지 않지만 문화적 혜택을 누리기는 어려운 시골이었다. 그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을 당시만 해도 그저 “공부 잘 해 서울에 있는 대학가는 것”이 목표였다.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은 그러니 학창시절 내게는 먼 일이었다. 그런데 남다른 끼라고 할만한 것이 있기는 했다. 학교에서 무슨 대회만 열리면 내가 나가야 했으니까. 장르불문, 웅변부터 영어 말하기, 합창, 글쓰기, 리코더 연주회까지 나갔고, 매번 상도 탔다. 부모님도 내가 예체능 쪽에 재능이 있는 아이라는 것을 아셨던 듯 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나도 부모님도 예능은 동아리 활동 정도로 하면 된다 생각하는 정도였다.
학창시절에는 또 리더십이 있는 아이였다. 지금 연기하는 박규동과는 사뭇 다른 아이었다는 말씀. 초등학교 때는 6년 내내 반장이었고, 전교회장도 했다. 고등학교 때도 반장이었다. 별명은 늘 ‘강반장’이었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야 비로소 생각이 달라졌다. 언제부턴가 커져버린 배우의 꿈. 그러나 연기와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역시 어렵더라. 완벽주의인 성미 탓도 크다. 하나라도 완벽하게 하고 싶었고, 결국 선택한 것은 연기가 됐다. 홍익대학교 경영학과는 1년만 다니다 자퇴하고, 내 나이 스물 세 살 동국대학교 연극학부에 입학했다.
ADVERTISEMENT
뮤지컬 무대로 데뷔했던 것에는 드라마틱했던 사연이 있다. 원래 무관랑 역에 캐스팅된 지인이 공연에 임박해 다른 작품을 하게 되면서 급하게 대체배우를 찾았고 나를 추천했던 것이다. 얼떨결에, 장차 내가 맡게 될 배역도 모른 채로 오디션에 나가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했다. 그렇게 공연 열흘 전 캐스팅이 됐다. 막상 합격했다는 소리에는 겁이 나 “못하겠다”고 해버렸지만, 뮤지컬 컴퍼니 대표님이 “우리가 너를 선택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으니 우리를 믿어달라”라고 말씀해주신 것에 용기가 생겼다.
Mnet 뮤직드라마 <몬스타>의 박규동을 만나게 된 사연도 재미있다. 이번에도 출연진 중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촬영 일주일 전 급작스럽게 캐스팅 됐다. “나중에 어떻게 되려고 데뷔작에 이어 두 번째 작품도 이렇게 캐스팅 되나”싶었다. 알고보니 규동 역에 거의 확정된 배우도 있었다더라. 우울한 규동 역에 내가 더 적합하다 여긴 탓인지 최종적으로는 내가 됐다.
ADVERTISEMENT
아이돌인 비스트 용준형은 실은 처음에는 다가가인 어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먼저 다가와 “막 대해달라”고 하더라. 이제는 친해져서 따로 만나 술도 마신다. 인기 많은 그룹의 아이돌 멤버로 쉽지 않았을텐데, 그런 것들을 다 버리고 다가오더라. 정말 멋있는 친구다.
이상형은 계속 바뀐다. 요즘은 자기 일에 책임감이 있고 그 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물론 그러면서 예쁜 여자면 더 좋다.
ADVERTISEMENT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s.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