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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를 몰라>, 전업주부의 결핍된 현실이 낳은 샴쌍둥이

    <여자를 몰라>, 전업주부의 결핍된 현실이 낳은 샴쌍둥이

    11회 SBS 월-금 오전 8시 40분 아침드라마의 두 여주인공은 늘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캐릭터를 지닌다. 착하고 심성 고운 여자와 어둡고 뒤틀린 성격의 여자. 전자는 대개 가련한 피해자이며 후자는 그녀에게 상처를 입히는 가해자다. 극 초반엔 전자가 후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다가 결말 부분에 가서야 인고의 역전승을 거두게 된다. 대부분의 아침드라마는 이 패턴을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안에서 무한 반복 투쟁을 벌이고 있는 두 여성은 ...

  • <자이언트>, 이 복수는 정당한가

    <자이언트>, 이 복수는 정당한가

    27회 월-화 SBS 밤 9시 50분 강모(이범수)가 모래와 자갈 없이도 시멘트를 빨리 굳히는 공법을 개발하면서, 드라마는 본격적인 복수를 향해 달린다. 강모는 황태섭(이덕화)을 몰락시키기 위해 계략을 꾸미고, 공생관계이던 황태섭과 도시국장 한명석(이효정)은 서로를 불신하게 된다. 모진 고생 끝에 마침내 복수를 시작한 강모이기에 그의 복수는 짜릿하고 달콤하다. 강모의 여정을 쭉 함께 했던 시청자들이라면 더욱 그랬을 거다. 그러나 강모가 복수를...

  • <독도 야>, 정치구호를 지운 독도의 쌩얼

    <독도 야>, 정치구호를 지운 독도의 쌩얼

    MBC 일 오전 8시 35분 “자연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광복 65주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에서 흘러나온 저 내레이션은 바로 이 프로그램 자체를 설명하는 데 더없이 적절한 말이다. 기존의 독도 관련 다큐들과 달리 정치적 쟁점의 한 가운데 있는 “역사의 섬, 민족의 섬”이 아니라 대자연으로서의 독도를 담아낸 이 순수한 자연다큐는, 그러나 아름다운 풍경 하나가 때로는 직설적 메시지보다 더 강한 역사...

  • 인지도 확립이 시급한 '영웅호걸'

    인지도 확립이 시급한 '영웅호걸'

    '영웅호걸' SBS 일 오후 5시 20분 은근히 인기가 많은 유인나는 의외로 엉뚱한 면을 갖고 있다. 막내 지연은 나이보다 천진난만하고, 서인영은 다혈질이지만 고집을 꺾을 때를 안다. '영웅호걸'의 출연자들은 제법 빨리, 정확하게 각자의 캐릭터를 잡았다. 여기에 더해 MC 이휘재와 노홍철은 나르샤와 아이유의 표정을 캐치하며 이들이 무방비 상태일 때 보여주는 모습까지도 포착했다.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중요한 기초공사를 해낸 셈...

  • <팔로우미>, 언팔해도 되겠습니까?

    <팔로우미>, 언팔해도 되겠습니까?

    온스타일 목 밤 11시 미국, 영국, 일본에 살고 있는 소녀들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여기까지는 패션잡지의 고정 코너처럼 편안하고 귀여운 기획이다. 게다가 그 주인공들은 유명세를 얻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모델, DJ, 디자이너다. 사소한 일상이나 소비패턴이 궁금하면서도 연예인처럼 너무 큰 괴리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인물들이란 또래의 소녀들에게 동경과 친밀감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존재다. 이에 더해, 는 여기에 트위터라는 최신 트...

  • <제빵왕 김탁구>, 충실한 욕망은 리모콘을 부르고

    <제빵왕 김탁구>, 충실한 욕망은 리모콘을 부르고

    20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시대극처럼 보이지만 사실 시대상은 거의 드러나 있지 않은 에서, 인물들의 운명은 철저하게 개인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쉴 틈 없이 모략을 꾸미고 복수를 다짐하고 자신의 안위나 욕망을 위해 달려 나가는 의 인물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기준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 행동한다. 마준(주원)이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 유경(유진)을 가족 모임에 데려오거나, 한실장(정성모)이 일중(전광렬)의 사고와 관련이 ...

  • JIMFF10 개막식│제천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JIMFF10 개막식│제천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제 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의 개막식과 함께 믿을 수 없게도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입추를 지났는데도 아스팔트를 녹일 듯 연일 뜨겁던 여름 밤, MC 윤도현-김정은의 등장은 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한 낮의 열기를 식히고도 남을 청량한 바람은 그렇게 개막식을 끝날 때까지도 멈추지 않았다. 26개국 84편의 영화들이 관객들과 만나기에 앞서 열린 무대는 올해 JIMFF의 축소판이었다. 영화 와 의 넘버들을 가야금과 아쟁으로 재편...

  • < UV신드롬 >, 영혼과의 조우

    < UV신드롬 >, 영혼과의 조우

    Mnet 수 오후 6시 UV의 유세윤은 이제 그의 이름이 곧 장르가 됐다. 지난 3회 에피소드에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방송을 찾았다며 양천고 점심방송에 등장하고 지난주에는 아이돌 자유연애 법안을 제출했는데, 홈쇼핑 출연보다도 더 골 때리는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거의 잭 블랙도 울고 갈 엉뚱한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더니 이번 주에는 대중과의 소통을 넘어 드디어 신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은 장난치는 것 같지만 매회 가요계의 이슈나 ...

  •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낯가림은 끝났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낯가림은 끝났다

    1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두고 봐, 이번에 아주 큰 맘 먹고 내가 손주 놈 인간 만들어 놓을 테니까.' 할아버지 차풍(변희봉)의 대사처럼, SBS 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500년 묵은 소녀 구미호(신민아)의 짝패로 인간이 덜 된 철없는 소년 차대웅(이승기)을 붙여 주었다. 이 조합으로 미루어 볼 때 이 드라마의 결말은 두 소년 소녀가 어떻게 서로를 도와 '인간'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고로 ...

  • <승승장구>, 새 술은 새 부대에

    <승승장구>, 새 술은 새 부대에

    화 KBS2 밤 11시 5분 남자 4명으로 구성된 MC진은 이전 프로그램이었던 를 떠올리게 하지만, 내용물은 그대로다. 개편된 의 첫 회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포장만 바꾼 중고 물품 같았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 빨리 물어, 앙!”이 “빵!”으로 바뀐 정도의 변화가, 의 개편에서 볼 수 있는 변화였다. 어색함과 긴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새로운 MC 김성수, 정재용, 이기광은 몰래 온 손님들이 지인들로 도착하고 나서야 겨우 토크를 진행...

  • <구미호: 여우누이뎐>, 진짜 공포는 이제부터다

    <구미호: 여우누이뎐>, 진짜 공포는 이제부터다

    12회 월-화 KBS2 밤 9시 55분 반환점을 돌아 온 은 한껏 속도를 높인다.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흘러 간 금수의 운명도 이젠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당하기만 했던 구미호들은 이제 뒤돌아서 매섭게 반격을 가한다. 많은 평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이 드라마는 그간 구미호 설화에 소수자에 대한 배척과 박해에 대한 이야기를 투영해 왔다. 구미호와 인간 둘 중 어느 쪽이 더 무시무시한 괴물인가를 묻는 이 드라마의 질문은 기실 '당신 안에도 양부인...

  • <나는 전설이다>, 꿈으로 사는 여자

    <나는 전설이다>, 꿈으로 사는 여자

    3회 월-화 SBS 밤 8시 50분 남편과 시집에 구속되어 살아가다가 진짜 나를 찾으려는 여자의 이야기는 이후로 수도 없이 반복되어온 것이다. 위선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재벌가 시집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고자 하는 한 여자, 전설희의 이야기 역시 그래서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의 전설희는 친구도, 별 다른 꿈도, 내일을 살아갈 방도도 없었던 '집 떠나는 아줌마'들과는 다르다. 전설희에게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살아왔던 결혼 전의 과거...

  • <주홍 글씨>, 아침드라마는 뜨거워야 산다

    <주홍 글씨>, 아침드라마는 뜨거워야 산다

    1회 MBC 아침 7시 50분 한경서(이승연)는 사랑했던 대학 선배 장재용(김영호)을 후배 차혜란(김연주)에게 양보하지만, 몇 년 뒤 장재용의 아이를 가진 차혜란은 “누구의 아내가 아닌 유명한 스타가 되고 싶다”며 결별을 선언한다. 드라마 대본이 안 써진다는 이유로 여행을 떠난 한경서는 그 곳에서 장재용과 우연히 재회하고, 파경에 괴로워하는 그를 위로해주면서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런데 '후배의 남자를 빼앗았다'는 상황이 추후 그녀를 비극으로 ...

  • '남자의 자격', 죽기 전에 밴드를 해봐야 하는 이유

    '남자의 자격' 일 KBS2 저녁 5시 20분 '남자의 자격'의 직장인 밴드 도전기는 언제 봐도 불안하다. 노래 도중에 이윤석의 드럼이 빨라지거나 김성민의 보컬이 엇박을 타는 일은 부지기수고, 시종일관 한 코드만 연주하는 세컨드 기타 이경규에 대해 음악적으로 평을 하는 건 무의미하다. 멤버들이 흘린 땀이 무색하게 보는 이들 모두가 '실력보다는 퍼포먼스로 승부하라'고 말하는 수준이니 말 다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결국 직장인 밴드 페스티벌 예선...

  • <꽃다발>, 명절 특집 장기자랑입니까

    <꽃다발>, 명절 특집 장기자랑입니까

    MBC 일 오후 4시 10분 은 매우 클래식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세트 디자인을 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아이돌(혹은 가수)이 게임이나 코미디의 강박에서 벗어나 본업인 춤과 노래를 보여주기만 하면 되니, 스토리와 캐릭터를 중시하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드문 쇼다. 방송 3사의 가요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전무후무하며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으로는 SBS 이 있겠다. 이 모든 출연자들이 노래를 하고, 1등을 뽑는 것이라면 은 노래 대신 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