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한국시리즈 4차전' vs <선덕여왕>

    '한국시리즈 4차전' SBS 오후 6시 만약 누군가 야구의 재미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2009년 한국시리즈 4차전'의 9회 초를 보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8회 말까지 4 대 1로 뒤지고 있던 기아 타이거즈가 마지막 9회 공격에서 주자 1, 3루 상황에 2아웃을 당했을 때만해도 경기는 러닝타임 30초를 남겨둔 스릴러처럼 이미 모든 사건이 해결된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엔딩 크레디트를 기다리는 방심의 순간, 3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던 나지완...

  • <천사의 유혹> vs <놀러와>

    3회 SBS 월 밤 8시 50분 김순옥 작가의 진정한 주특기는 복수의 쾌감보다 인물들이 옥죄어오는 위기 때문에 공포에 떨다가 그것이 바로 눈앞에 닥친 순간 반전에 가까운 임기응변으로 빠져나가는 패턴의 묘사에 있다. 교빈을 피해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린 SBS 의 은재나 첫 회부터 물속으로 추락한 의 아란(이소연)처럼 막다른 골목에 처한 인물들의 돌발행동은 그러한 패턴을 단적으로 시각화하는 장면이다. 이는 그 어떤 공들인 캐릭터 묘사보다 빠르...

  • <오마이 텐트> vs <무한도전>

    첫 회 MBC 금 밤 10시 55분 익숙함에 대한 안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파일럿 의 첫 방송은 정규편성을 예감케 했다. 물론, 이것은 를 교양국 제작진이 만드는, 프라임 타임을 약간 비켜난 편성에 어울리는 결과물로 한정하는 경우에 국한된 평가다. 그러나 적어도 는 프로그램이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뚜렷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그것을 하나의 색깔로 꿰어가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특히 진행자인 김제동은 그동안 예능프로그램 안에서 ...

  • <미남이시네요>│<아이리스>가 쫓아와요, 무를 주세요

    최고의 인기 그룹 A.N.JELL 에게도 굴욕의 '과거'는 있었다. 일산 SBS 탄현 제작센터 내 넓은 운동장 한 켠, 초라한 행사 무대 위에 A.N.JELL의 황태경(장근석), 제르미(이홍기), 강신우(정용화)가 올라 있다. 황태경의 트레이드 마크인 2대 8 가르마는 어디 가고 새 멤버 고미남(박신혜)도 무대 아래에서 구경 중인 이유는, 이 장면이 5회에 들어갈 신인 시절 A.N.JELL의 활동 영상이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답게 신인...

  • <아이리스> vs <미남이시네요>

    2회 KBS2 목 밤 9시 55분 맥락 없이 '첫 눈에 반한 주인공들'의 키스만으로 멜로를 해결하는 건 진부하다.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감'으로 테러 대상을 맞춘 뒤 액션을 보여주면 액션을 위한 액션이 되기 쉽다. 하지만 키스의 주인공이 이병헌과 김태희라면? 그리고 그 액션이 위성을 이용한 추격전과 육탄전, 저격과 경호가 적절히 섞인 것이라면? KBS 의 2회는 이 드라마의 노림수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김현준(이병헌)과 진사우(...

  • <아이리스> vs '무릎 팍 도사'

    첫 회 KBS 2 수-목 밤 9시 55분 해외 로케이션 대작의 첫 회 공식대로 헝가리의 이국적 풍경 전시로 시작된 는 한가로이 풍경을 비추던 화면에 아무런 배경 설명도 없이 이병헌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가 북한 고위관계자 암살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을 화려한 논스톱 액션으로 보여준다. 냉전시대 종식 이후의 첩보물이 많은 변화를 거쳐 오는 와중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에 기초한 는 한반도야말로 이러한 장르적 상상력에...

  • <상상더하기> vs <강심장>

    KBS2 화 밤 11시 05분 너무 오래 진행했다는 이유로 진행자를 교체하는 KBS가 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싶은가보다. 가을 개편을 맞이해 김신영을 새 MC로 들이고 그들 말대로 '웃음을 향한 최후의 주문'을 걸었다. 그런데 이번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정수였던 우리말 관련 교육성 퀴즈와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아나운서 자리를 없앤 것이다. 가 엔포테인먼트라는 KBS 예능만의 색깔을 만든 공은 알겠으나 이쯤...

  • <지붕 뚫고 하이킥> vs <천사의 유혹>

    25회 MBC 월 저녁 7시 45분 '서운대' 출신이지만 '서울대'로 오인 받아 준혁(윤시윤)의 과외 교사가 되면서 본의 아니게 학력 위조범이 되어 버린 정음(황정음)은 실제 학교가 들통 날까 봐 전전긍긍한다. 자신이 서운대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입 무거운 세경(신세경)이나 단지 장난삼아 협박하는 집 주인 자옥(김자옥)이 공포의 대상이 되고, 준혁의 방에 학생증이 든 지갑을 두고 나온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은 스릴러가 되었...

  • '오빠밴드' vs <솔약국집 아들들>

    '오빠밴드' MBC 일 오후 5시 20분 '오빠밴드'의 폐지가 안타까운 건 그들이 성장했고, 밴드로서 윤기가 점점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분명, 그들의 레퍼토리는 '밴드'라 하기엔 지루했지만 음악이 주는 감동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문제는 이 성장이 굉장한 인내를 가지고 '오빠밴드'를 매회 봐왔거나, 첫 회를 보고 최근 무대를 본 사람만 빼면 알 수도, 관심을 가질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시청률을 위해 인순이와 에픽하이를 긴급 수혈하고, 밴...

  • PIFF09│레드카펫이 빨간색인 이유

    레드카펫은 왜 빨간색일까? 영화인들이 밟을 레드카펫이 놓인 길 위는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나 뜨겁기 때문은 아닐까.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의 레드카펫 위에서는 차가운 바닷바람마저 온기를 품는다. 하얗게 샌 머리로 레드카펫을 밟은 신성일부터 깜찍한 턱시도를 입고 등장한 왕석현까지. 처음으로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신인부터 영화제에는 빠지지 않는 스노우맨 패션의 앙드레 김까지. 하얀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를 입은 여배우들은 환하게 부...

  • <아가씨를 부탁해> vs <100분 토론>

    마지막 회 KBS2 밤 9시 55분 ( )는 “신분이 아닌 '돈'에 의해 형성된 새로운 계급사회”에서 '주인' 강혜나(윤은혜)와 '집사' 서동찬(윤상현)의 관계를 통해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답을 찾아보겠다던 드라마다.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기본적인 장치들과 “전 아가씨의 집사니까요”라는 동찬의 헌신만으로 뚝뚝 끊기는 감정선을 힘겹게 끌고 온 는 마지막까지도 별다른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황 A가 등장하면 미래 상황 B...

  • <미남이시네요> vs '라디오스타'

    첫회 SBS 수 밤 9시 55분 흥미로울 것 같지만 막상 드라마로 만들면 호응을 얻기 힘든 두 가지 소재로 스포츠와 연예계를 꼽을 수 있겠다. 선망의 대상이 되는 만큼 세계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면 그야말로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현실을 복원하기보다는 판타지와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특기인 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연예계의 이면을 들추거나 진실을 폭로하기 보다는 '팬픽'을 쓰는...

  • <강심장> vs <상상더하기>

    첫회 SBS 화 밤 11시 5분 초호화 게스트들의 레드카펫 등장과 함께 시작된 이 토크쇼가 지향하는 바는 뚜렷해 보인다. 새로운 형식이나 토크의 내용을 고민하기보다는 차라리 버라이어티 시대에 걸맞는 화려한 볼거리, 특히 게스트의 물량공세에 더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노골화한 은 한마디로 토크쇼계의 블록버스터를 욕망한다. 최근 토크쇼들의 재미와 완성도가 토크 자체보다는 게스트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메인 MC 강호동의 존재감을 줄이...

  • <신동엽의 300> vs <놀러와>

    첫회 SBS 월 오후 10시 10분 “내가 생각하는 '바람 피운다'의 기준은?” (이하, )의 첫 문제다. 도전자로 출연한 박준규와 이승신은 육체적인 관계가 있어야 바람이라고 할 수 있는지, 그게 아니라면 이성 간에 단 둘이 만나기만 해도 바람인지 둘 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고 현장에 출연한 300인의 결정에 따른다. 그러니까 은 퀴즈쇼라기보다는 현장 앙케트 쇼에 가깝다. 사람 사이의 관계나, 생활에서 던...

  • <무한도전> vs <아이돌 빅쇼>

    MBC 토 저녁 6시 30분 명절 날 TV앞에 몇 시간 앉아 있으면 누구나 멍해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이에 은 명절 특집편성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숱한 재방과 깨방정스럽게 명절의 기쁨을 전하는 급조된 '대잔치'풍 쇼에 대한 반란일 수도 있고, 정말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던 제작진이 마음먹고 다양한 패러디에 도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명절을 소재로 삼는 방식에 일대 혁명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꼭지들 자체가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