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첫 회 KBS 2 수-목 밤 9시 55분
해외 로케이션 대작의 첫 회 공식대로 헝가리의 이국적 풍경 전시로 시작된 <아이리스>는 한가로이 풍경을 비추던 화면에 아무런 배경 설명도 없이 이병헌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가 북한 고위관계자 암살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을 화려한 논스톱 액션으로 보여준다. 냉전시대 종식 이후의 첩보물이 많은 변화를 거쳐 오는 와중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에 기초한 <아이리스>는 한반도야말로 이러한 장르적 상상력에 더없이 적합한 공간임을 깨닫게 해준다. 문제는 이 드라마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신화적 주인공과 그의 운명적인 사랑, 그리고 우정 어린 라이벌의 등장까지 이야기 방식마저 지극히 한국적 특성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본격적인 첩보 장르 플롯이 전개되는 부분들은 기존의 많은 서구 작품들을 참고한 티가 역력하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가장 중요한 액션 신에서도 스케일을 과잉 강조하고 ‘각이 사는’ 장면 연출에만 공들이는 대작들의 고질적 문제점을 여전히 안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리스>가 강렬한 대중적 흡인력을 가진 드라마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서구적 장르를 한국적 이야기로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얼마나 통제력 있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미 이 장르에 익숙한 이들의 비판도 있겠지만, 강렬한 정서를 강조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대중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다. TV에서 보기 힘든 과감한 앵글과 다양한 숏을 활용한 시원한 영상도 시선을 잡아끈다. 특히 완벽한 살인 기계에서 첫눈에 반한 사랑에 설레어 하는 순수한 모습까지, 나오는 신마다 화면을 그야말로 장악하는 이병헌의 연기는 <아이리스> 최대의 볼거리다. 더구나 본편보다 더 흥미진진했던 2회 예고편에서 팜므파탈 김태희와 킬러 탑의 등장에 눈이 번쩍 뜨였던 이들이라면 오늘도 본방사수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글 김선영
<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 MBC 수 밤 11시 5분
성격이 다중인격은 아닌지 걱정이라는 고민을 들고 나온 성유리에게 그런 점을 더욱 잘 살려 “좋은 배우로 거듭나라”고 해결책을 전해 준 지난 방송의 ‘무릎 팍 도사’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딱히 못마땅한 장면을 만들지 않은 무난한 한 회였다. 다른 털털한 성격의 멤버가 아닌 성유리를 통해 듣는 핑클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새롭지는 않았지만 외전을 보듯 소소한 재미가 있었고, 연기력 논란에 관해 변명과 해명을 모두 털어 놓는 모습은 적어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는 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래서 어제 방송에서 새삼 주목하게 되는 것은 게스트인 성유리보다는 심심한 인물을 통해서도 조금은 색다른 면모를 끌어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진행자 강호동이었다. 좀처럼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는 성유리에게 과거의 친분을 드러내며 “능글능글 해졌다”고 던지는 한마디의 템포나 연애사와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두고 먼저 넘겨짚어 버린 다음에 “에이, 아시면서” 정도의 대답을 이끌어 내는 실력은 현란하고 정확하다. 비록 그가 아직은 전체를 아우르며 지형도를 그리는 방식에 취약하나, 적어도 1대 1의 승부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회라고나 할까. 모래판 위의 승부사는 어쩌면 여전히 그 시절의 방식을 기본으로 방송에 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에게 보다 집중된 무대와 강력한 상대를 제공하기를. 바로 그런 상황이 강호동의 승부욕을 가장 자극하는 바탕이 될 것 같으니 말이다.
글 윤희성
해외 로케이션 대작의 첫 회 공식대로 헝가리의 이국적 풍경 전시로 시작된 <아이리스>는 한가로이 풍경을 비추던 화면에 아무런 배경 설명도 없이 이병헌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가 북한 고위관계자 암살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을 화려한 논스톱 액션으로 보여준다. 냉전시대 종식 이후의 첩보물이 많은 변화를 거쳐 오는 와중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에 기초한 <아이리스>는 한반도야말로 이러한 장르적 상상력에 더없이 적합한 공간임을 깨닫게 해준다. 문제는 이 드라마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신화적 주인공과 그의 운명적인 사랑, 그리고 우정 어린 라이벌의 등장까지 이야기 방식마저 지극히 한국적 특성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본격적인 첩보 장르 플롯이 전개되는 부분들은 기존의 많은 서구 작품들을 참고한 티가 역력하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가장 중요한 액션 신에서도 스케일을 과잉 강조하고 ‘각이 사는’ 장면 연출에만 공들이는 대작들의 고질적 문제점을 여전히 안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리스>가 강렬한 대중적 흡인력을 가진 드라마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서구적 장르를 한국적 이야기로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얼마나 통제력 있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미 이 장르에 익숙한 이들의 비판도 있겠지만, 강렬한 정서를 강조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대중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다. TV에서 보기 힘든 과감한 앵글과 다양한 숏을 활용한 시원한 영상도 시선을 잡아끈다. 특히 완벽한 살인 기계에서 첫눈에 반한 사랑에 설레어 하는 순수한 모습까지, 나오는 신마다 화면을 그야말로 장악하는 이병헌의 연기는 <아이리스> 최대의 볼거리다. 더구나 본편보다 더 흥미진진했던 2회 예고편에서 팜므파탈 김태희와 킬러 탑의 등장에 눈이 번쩍 뜨였던 이들이라면 오늘도 본방사수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글 김선영
<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 MBC 수 밤 11시 5분
성격이 다중인격은 아닌지 걱정이라는 고민을 들고 나온 성유리에게 그런 점을 더욱 잘 살려 “좋은 배우로 거듭나라”고 해결책을 전해 준 지난 방송의 ‘무릎 팍 도사’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딱히 못마땅한 장면을 만들지 않은 무난한 한 회였다. 다른 털털한 성격의 멤버가 아닌 성유리를 통해 듣는 핑클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새롭지는 않았지만 외전을 보듯 소소한 재미가 있었고, 연기력 논란에 관해 변명과 해명을 모두 털어 놓는 모습은 적어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는 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래서 어제 방송에서 새삼 주목하게 되는 것은 게스트인 성유리보다는 심심한 인물을 통해서도 조금은 색다른 면모를 끌어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진행자 강호동이었다. 좀처럼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는 성유리에게 과거의 친분을 드러내며 “능글능글 해졌다”고 던지는 한마디의 템포나 연애사와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두고 먼저 넘겨짚어 버린 다음에 “에이, 아시면서” 정도의 대답을 이끌어 내는 실력은 현란하고 정확하다. 비록 그가 아직은 전체를 아우르며 지형도를 그리는 방식에 취약하나, 적어도 1대 1의 승부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회라고나 할까. 모래판 위의 승부사는 어쩌면 여전히 그 시절의 방식을 기본으로 방송에 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에게 보다 집중된 무대와 강력한 상대를 제공하기를. 바로 그런 상황이 강호동의 승부욕을 가장 자극하는 바탕이 될 것 같으니 말이다.
글 윤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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