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끊임없이 나오는 일반인 출연 연애 예능
진정성으로 승부한 '환승연애2'의 성공
자극적 키워드 내세웠다가 흥행 실패한 '잠만 자는 사이'
대기 중인 수많은 연애 예능들의 전략은?
'환승연애2', '잠만 자는 사이' 포스터. / 사진제공=티빙, 웨이브
'환승연애2', '잠만 자는 사이' 포스터. / 사진제공=티빙, 웨이브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드라마보다 극적이고 소설보다 리얼한 '남의 연애'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하고 있다. 연애 예능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모든 연애 예능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자극적인 맛만 찾다가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최근 종영한 '환승연애2'는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유료가입기여자수 1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주간 시청 순 방문자수(UV)도 티빙 역대 1위를 달성했다. 리서치 전문회사 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10월 차트에 '환승연애'가 20위에 오르기도 했다.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OTT 콘텐츠로는 처음 이 차트에 진입했다. '환승연애2' 마지막회 방송일에 티빙이 갑작스럽게 공개 시간을 늦추면서 기대감에 부풀었다가 실망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환승연애2'의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출연자들의 진정성이었다. 누군가는 영영 사랑하는 이와 이별할 두려움에 휩싸이고, 누군가는 새로운 인연에 설레기도 한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에게 마음을 쏟는 전 연인을 보며 야속함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을 향한 미련을 버리고 새출발 하길 바라는 옛 연인도 있다.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진솔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출연자들에게 공감하고 몰입했다. 설레는 연애 감정이 그리운 시청자들부터 자기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젊은 시청층까지 '환승연애2'가 고루 끌어들일 수 있는 이유였다. 20회차 중 지루해질 타이밍에 출연자들의 감정 흐름을 뒤엎는 장치인 메기를 투입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드라마 속 반전 서사와 같았다.
 '동침+거짓말' 자극 쫓다 쪽박…'환승연애' 되고 '잠만 자는 사이' 안 되는 이유[TEN스타필드]
사진=티빙 '환승연애2' 캡처
사진=티빙 '환승연애2' 캡처
반면 웨이브의 '잠만 자는 사이'는 수많은 연애 예능 중 그저 그랬던 연애 예능 중 하나로 조용히 끝이 났다. '환승연애2'와 나이대가 비슷한 일반인 출연자들이 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잠만 자는 사이'는 MZ세대들이 밤 데이트를 어떻게 즐기는지 보여주겠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하지만 차라리 예고편만큼 아찔하기라도 했으면 좋을 뻔했다. 서로에게 호감을 표시한 남녀는 같은 침대에서 그야말로 잠만 잤다. 한 남자 출연자는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데이트 시작 30분 만에 차를 세우고 자고, 침대에서 자던 중 여자 출연자가 덮고 있는 이불을 뺏어 덮었다. 시트콤이나 다름없었다. '잠', '밤' 등 자극적 키워드를 내걸었던 웨이브의 호기에 비하면 우스꽝스러운 결과다.
'잠만 자는 사이' 캡처 / 사진제공=웨이브
'잠만 자는 사이' 캡처 / 사진제공=웨이브
'잠만 자는 사이'가 남긴 건 현재 뮤지컬배우로 활동하는 표인봉 딸 표바하의 외모뿐이었다. '잠만 자는 사이' 출연이 얼굴 알리기 전략이 아니었냐는 것.

'잠만 자는 사이'에도 극적 장치는 있었다. 바로 출연자들의 비밀스러운 사연이 담긴 '시크릿 넘버'. 하지만 출연자들이 '시크릿 넘버'와 관련된 이야기를 고백할 때마다 시청자들은 맥이 빠졌다. '충격적'이라는 연출과 달리 연애 기간, 전 연인을 잊는 데 걸린 시간 등 황당할 정도로 특별한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동침+거짓말' 자극 쫓다 쪽박…'환승연애' 되고 '잠만 자는 사이' 안 되는 이유[TEN스타필드]
 '동침+거짓말' 자극 쫓다 쪽박…'환승연애' 되고 '잠만 자는 사이' 안 되는 이유[TEN스타필드]
사진=디즈니+ '핑크라이' 영상 캡처
사진=디즈니+ '핑크라이' 영상 캡처
'환승연애2'의 성공 비결과 '잠만 자는 사이'의 실패 요인이 이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혼 남녀들이 짝을 찾는 MBN '돌싱글즈3'는 출연자들의 진솔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ENA PLAY·SBS Plus '나는 솔로'는 결혼을 원하는 솔로 남녀들의 다양한 사연이 호기심을 자아냈다. 체인에 묶인 남녀들이 데이트를 하는 쿠팡플레이 '체인리액션', 성소수자들의 연애를 담은 웨이브 '메리퀴어'는 '자극'만 앞세웠다가 외면 당했다. 한 출연자가 성인배우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밝힌 디즈니+ '핑크라이'는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줄 이를 찾기 위해 청춘남녀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콘셉트였다. 거짓말로 점철된 '핑크라이'는 쓰라린 결과물을 받아야했다.

자극성, 선정성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 연애 예능 전작들. 티빙 '러브캐처 인 발리', '각자의 본능대로2', iHQ '에덴2', 쿠팡플레이 '사내연애', 넷플릭스 '솔로지옥2' 등 순번을 기다리는 또 다른 연애 예능들이 그 균형을 잘 맞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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