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언포기븐' 발매 6일만 120만 장 기록
에스파, 발매 하루만 137만 장 판매
일찍 든 축배에 민망과 씁쓸
르세라핌 김채원 / 사진=텐아시아DB
르세라핌 김채원 / 사진=텐아시아DB
5월 현재 걸그룹 대전이 벌어졌다. 국내 엔터사들은 비슷한 시기 회사를 대표하는 걸그룹을 선보이고 있다. K팝 팬들은 다채로운 음악에 귀가 즐거워졌다. 또한 이들이 보여주는 음악적 색깔과는 별개로 경쟁 그룹 간의 음원 성적표도 눈길이 가는 주제다.

일주일 간격을 두고 경쟁을 한 두 그룹이 있다. 지난 2일 컴백한 르세라핌과 지난 8일 돌아온 에스파의 이야기다. 6일 차이로 나란히 컴백하면서 본격 경쟁의 서막을 올렸다.

르세라핌, 에스파 모두 국내 대표적인 '걸크러쉬' 콘셉트 그룹이다. 파워풀한 보컬, 시각적으로 뛰어난 퍼포먼스. '자기애'를 배경으로 한 음악이 이들의 주된 서사다.

이번 맞대결에서 이들의 콘셉트가 눈에 띈다. 르세라핌은 여전히 '당당함'으로 승부했다. 에스파는 이전의 음악 주제를 벗어나 '하이틴'을 무기 삼았다. 달라진 콘셉트에 둘 간의 승부 결과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경쟁 초반 숫자에서는 르세라핌이 '판정패'를 당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르세라핌의 새 앨범 '언포기븐(UNFORGIVEN)'은 발매 이후 6일 동안 119만 7798장을 판매했다. 데뷔 앨범 '피어리스(FEARLESS)'의 초동 판매량 30만장과 비교하면 4배 가량 상승한 수치다. 첫날에만 무려 102만 장을 팔았다. K팝 여성 아티스트의 1일 차 음반 판매량 최고 기록이다.
에스파 / 사진=텐아시아DB
에스파 / 사진=텐아시아DB
르세라핌이 세운 1등 기록은 일주일만에 바뀌었다. 경쟁 걸그룹인 에스파가 컴백한 영향이다. 에스파의 세 번째 미니앨범 '마이 월드'(MY WORLD) 발매 첫날 기준 137만2929장을 팔았다. 선주문량 자체도 180만장을 기록해 일찍이 밀리언셀러 등극을 예고했다. 전작 '걸스'(Girls)에 이어 두 작품 연속 100만 판매고다.

아직 초반인 만큼 앨범 초동 판매량이 모든 걸 말해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요계에서는 이번 르세라핌과 에스파의 이번 경쟁 구도는 에스파의 판정승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선 초동 판매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에스파의 팬층이 좀 더 두텁다는 평가가 많다. 2020년 데뷔한 에스파가 상대적으로 팬이 더 많은데다가, SM엔터에 대한 충성팬들도 만만치 않은 숫자를 자랑한다. 여기에 카리나 등 에스파를 대표하는 멤버의 인기와 영향력이 높다는 점도 에스파의 상대적 우위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르세라핌이 내세운 콘셉트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르세라핌은 '건강돌', '당당돌' 등의 콘셉트를 3번 컴백 내내 유지했다. 매번 비슷한 르세라핌 모습에 지루함을 느낀다는 반응도 있다. 새로운 음악적 시도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반면, 에스파는 세계관을 벗어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광야'라는 세계관에서 빌런 블랙맘바를 잡던 전사들이 하이틴 주인공으로 변신했다. K팝 팬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준 것. 팬들로서는 새로운 에스파 모습에 더 응원을 보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초동 판매량이나 콘셉트의 다양성 등이 전부는 아니다. 활동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습에 따라 인기의 척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두 경쟁 그룹을 모두 지켜볼 수 있는 K팝 팬들로서는 이래 저래 행복한 5월이 될 듯 하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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