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처음 찍었던 영화는 였어요. 그땐 연기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캐릭터의 감정에 집중을 많이 했어요. 김민숙 감독님도 이 인물이 어떤 마음인지에 대해서 한 컷당 딱 하나씩만 얘기해주셨어요. 제가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때가 아니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좀 당돌했던 것 같은데, 저는 막연하게 친구들과 함께하는 졸업 과제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았을 땐 되게 무서웠어요. '...
이를테면 작은 못(池) 같은 인상이다. 귀를 기울여야만 온전히 들을 수 있는 조용조용한 말소리와 바짝 다가앉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을 만큼 고요한 얼굴이 그렇다. 토크쇼에 출연했을 땐 긴장한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는 말을 건네자 “아하하, 아닐 걸요?”라는 대답과 함께 말간 얼굴에는 미소가 천천히, 동그랗게 파문처럼 퍼져 나간다. 그렇지만 짐작보다 더 단단한 한예리의 의지와 맞닥뜨리면 그 아래는 얼마나 깊은지, 혹은 얼마나 많은 것들이 감춰져 ...
“사실 어머니는 처음부터 저를 연기자로 키우고 싶어서 연기를 시킨 게 아니었어요. 제가 너무 숫기가 없으니까 웅변 학원 대신 시작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어릴 때 연기를 한 기억은 있는데 즐거웠던 기억은 별로 없었어요. 열 살 때 SBS 복성군 연기하면서 처음 재미를 느꼈죠. 사극은 그 전에도 많이 해봐서 긴 대사는 어렵지 않았거든요. 근데 정말 복성군 연기하면서 별 걸 다 해봤어요. 따귀도 때리고 나도 맞고 결혼도 해보고 석고대죄에 술 마시는 ...
“중학교 때는 연기를 하고 싶어만 했지 노력은 안 했어요. 정말 건방지고 배우로서의 자질이 없는 짓을 했던 거죠.” 다섯 살 때 연기를 시작한 후 한 번도 쉬지 않았던 삶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었던 시간을, 오승윤은 이렇게 표현했다. 대화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차분히 말하던 청년이었기에 갑자기 튀어 나온 자책 섞인 이 말은 단어 자체의 무게보다 더 아프고 강하게 들려온다. 자신의 이름보다 SBS 의 복성군으로, KBS 의 마수리로 많은 사람들의...
“뮤지컬을 하기로 한 이후에 뮤지컬을 정말 많이 보러 다녔다. 발레도 보고. 특히 뮤지컬은 안무가 많은 장르라서 그걸 생각하고 에 갔는데, 안무도 거의 없고 거기다 난 독백만 많아서 처음엔 그런 게 좀 불만이었다. 피아노 치다가 일어나서 독백하고, 기어 다니다가 독백하고. (웃음) 기왕 할 거면 춤도 좀 추고 싶었거든. 잘 추거나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뮤지컬이니까. 플라스크랑 스텁이 고래잡이 오리엔테이션할 때 이스마엘이랑 퀴퀘그는 뒤에 그냥 ...
유독 수식어를 달기 어려운 이들이 있다. 윤한이 그렇다. 팝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이고, 뮤지컬까지 해서만은 아니다. 달달한 생크림 같은 목소리로 ‘You`re my Christmas eve’(‘Marry Me’) 라 고백하다가도, 카메라 앞에서는 연신 수줍 어하고, 결국엔 “사실 저 꽉 막혔어요”라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어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한은 다양한 조...
“제 남동생보다 어리기도 하고 엄청 마르고, 피부도 하얗고, 얼굴도 작잖아요. 그냥 애기 같아요. 물론 드라마 속에서는 제가 “세광 씨~” 이러면서 매달리지만 컷 소리 나면 상황이 순식간에 달라져요. 민혁 씨는 조용하게 있고 제가 오히려 “민혁아, 살 좀 쪄. 너 얼굴 왜 이렇게 작아” 이러면서 지내거든요. 전 좀 더 장난을 치고 싶지만 너무 애기 같아서 그렇게까지는 못하겠어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매너도 좋아서 연기하기 너무 좋은 상대 배우인 ...
“어? 면허증 없으세요? 저도 없어요! 우리, 올해는 꼭 땁시다. 파이팅!” 오연서가 갑자기 하이파이브를 건넨다. 충분히 당혹스러울법하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자연스럽게 KBS 의 얄미운 '허당' 방말숙을 떠오르게 한 오연서는 만난 지 30분 만에 마주 앉은 사람의 마음을 열었다. 그래서 큰 소리 뻥뻥 치며 새언니 차윤희(김남주)를 괴롭히지만, 왠지 미운 정이 들게 되는 말숙이와도 다르다. 무슨 질문을 던져도 머릿속으로 좋은 말 골라...
“고등학교 때 서울로 혼자 올라오면서 원치 않는 성숙을 겪을 수밖에 없었어요. 엄청나게 아파도 당장 달려오실 수 없는 걸 아니까 부모님께 얘길 안 하는 그런 거죠. 몸은 멀리 있는데 걱정만 하시면 얼마나 속상하실까, 그런 걸 계산하게 되니까요. 원래는 막내라서 정말 어리광도 많고 땡깡도 막 부리는 성격이었는데 점점 생각이 많아지면서 좀 변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진짜 힘든 건 내색을 못하겠어요. 어떤 감정인 건데, 그걸 누구에게 ...
소파 밑으로 숨어버린 퍼즐 조각이라도 찾아낼 듯, 정지우 감독은 눈이 밝다. 그래서 그가 이름을 붙인 낯선 얼굴들은 온전히 극중의 인물로 첫인상을 남기고는 한다. 의 주진모가 그랬고, 의 이태성이 그랬듯이 의 김고은 역시 마찬가지다. 데님 셔츠를 걸치고 운동화를 신은 채 스튜디오로 들어와 꾸벅 인사를 건넬 때, 포즈를 취하다가 발에 큰 하이힐이 비틀거리자 신발을 벗어버리고는 풀썩 맨발을 뻗어 앉아 버릴 때, 망설임 없는 그녀의 행동에서 눈을 뗄...
아무리 찾아봐도 소위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자칭 “강렬한 눈썹과 앳된 쌍꺼풀”을 보유한 리더 수호부터 “우리와는 달리 진짜 남자답게”(세훈) 생긴 카이, “마린보이”를 떠올리게 하는 막내 세훈까지 EXO-K는 멤버 전원이 '비주얼 담당'인 아이돌 그룹이다. '태양계 외행성(Exoplanet)에서 온 새로운 스타'라는 콘셉트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외모는 무려 데뷔 100일 전부터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또 공개하던 자신감의 원천이었는지...
My name is 찬열. 본명은 박찬열이다. 1992년 11월 27일에 태어났다. 세 살 차이 나는 누나가 한 명 있다. 누나는 내가 데뷔하기 전엔 인터넷을 막 찾아보면서 “야, 너 옛날 사진 다 떴다! 나도 몰랐던 건데” 이랬었다. 요즘에는 누나가 별 이야기를 안 하지만, 나를 진짜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 키가 정확히 185cm다. 한 2년 정도 크지 않는 걸 보니 이제는 멈춘 게 확실하다. 그리고 남들과 비교하면 귀가 많이...
My name is 카이. 본명은 김종인이다. 1994년 1월 14일에 태어났다. 각각 다섯 살, 아홉 살 차이 나는 누나들이 있다. 원래 집에서는 굉장히 시크하고 말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누나들이 방송에서 나오는 내 모습을 보고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 너를 처음 봤다”면서 “너는 왜 그런 모습을 나한테 안 보여주니?”라고 한 적이 있다. 뭔가…. 미안했다. 엄마, 아빠, 누나들 다 보고 싶어요! 누나 중 한 명은 신화 선배님...
My name is 수호. 본명은 김준면이다. 1991년 5월 22일에 태어났다. 네 살 차이 나는 형이 한 명 있다. 지금까지 해봤던 가장 큰 탈선은 중학생 때 형과 싸우고, 부모님께 허락을 받은 후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잤던 일이다. 형이랑 엄청나게 사소한 걸로 싸웠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세훈: 너무 탈선했어. / 카이: 어떻게 잠을 혼자 잘 수 있어요?) 얼굴이 많이 하얀 편이다. 그리고 좀 강렬한 눈썹과 앳된 ...
“평소에 청소 같은 건 안 하는데 운동하고 책 읽는 거에는 약간 강박관념이 생겼어요. 제대로 안 하면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은? (웃음) 그래서 책은 안 읽어도 가지고 다녀요. 예전에는 책을 잘 안 읽었거든요. 근데 시나리오도 어쨌든 책으로 처음 읽는 거니까 많이 읽고 있어요. 소설도 좋아하고 어렵지 않은 심리학책을 특히 많이 읽어요. 저는 시나리오 볼 때 대사에 꽂히거든요. 혜화나 윤혜도 마찬가지로 대사에서 그 아이의 상황이 너무 잘 나타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