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머니는 처음부터 저를 연기자로 키우고 싶어서 연기를 시킨 게 아니었어요. 제가 너무 숫기가 없으니까 웅변 학원 대신 시작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어릴 때 연기를 한 기억은 있는데 즐거웠던 기억은 별로 없었어요. 열 살 때 SBS 복성군 연기하면서 처음 재미를 느꼈죠. 사극은 그 전에도 많이 해봐서 긴 대사는 어렵지 않았거든요. 근데 정말 복성군 연기하면서 별 걸 다 해봤어요. 따귀도 때리고 나도 맞고 결혼도 해보고 석고대죄에 술 마시는 거까지 지금도 기억나요. 근데 오히려 그렇게 힘드니까 다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크더라고요. 혼나기도 많이 혼났지만 칭찬도 받았고. 그 때 대사 외우던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기도 해요. 흐름에 신경 쓰면서 외우는데 그래도 머리에 안 들어오면 그 대사가 적혀 있던 문단을 생각하거든요. 복성군은 제게 의미가 큰 캐릭터인 것 같아요.”
“ 끝나고 밝은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바로 KBS 에 들어가게 됐어요. 큰 행운이었죠. 근데 별의 별 생각을 많이 했던 작품이기도 해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2년을 마수리로만 살았더니 학교는 거의 못 나가고 전 그냥 마수리를 연기하는 게 생활이 된 거예요. 지금 그런 작품을 2년 했다면 감사하면서 했을 텐데 그땐 마냥 어려서 힘들었어요. 상처는 물론이고 시기, 질투를 많이 받았어요. 마수리는 좋아해야 하는데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그런 캐릭터네요.”
“ 첫 촬영 때 대사에 나온 대로 조수를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조수야, 근데 재미가 없어”라고 하시는 거예요. 전 대본대로 했는데 너무 충격 받아서 더 긴장했죠. (웃음) 그래서 다음 날 준비를 더욱 철저하게 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애드리브를 넣고 조수라는 캐릭터를 다시 만들어봤어요. 다행히 그 이후부터 촬영 때 애드리브에 다들 웃으시더라고요. 이제 촬영장이 많이 익숙해져서 배우들끼리 농담도 많이 해요. 특히 모든 배우들이 윤석호 감독님 성대모사를 하게 됐어요. 가장 잘 따라하는 분은 근석이 형이고 저도 형에게 성대모사 힌트를 얻었어요. (웃음) 요즘은 (김)영광이 형도 시작하셨고요. 감독님도 그런 모습을 잘 받아주세요.”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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