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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석원│정석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정석원│정석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듣다보면 얼떨떨해진다. 다부진 몸과 각이 잡힌 걸음걸이는 해병대, 액션스쿨 출신이라는 정석원의 이력다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는 신이 난 소년같은 모습으로 이야기하더니 급기야 이런 말을 툭 던졌다. “저, 좀 단순하고 아이 같은 게 있어요.” SBS 에서 박지헌(정겨운)의 라이벌 유상봉으로 보여줬던 단단한 이미지를 떠올려도, KBS 에서 스스로를 '잘 생기고 섹시한 남자'라며 능청스럽게 말하는 김제하를 생각해도 헷갈리는 말이다. 하지만 입에 쓴 ...

  • 유진아│배우를 꿈꾸게 하는 역할 셋

    유진아│배우를 꿈꾸게 하는 역할 셋

    Mnet 에서 아무 말도 없는 유진아는 좀 새침하고, 내성적인 아가씨처럼 보였다. 그가 입을 열며 그 생각은 바뀌었다. “저는 좀 엉뚱하고, 활발한 편이거든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늘 제가 웃기는 애로 통해요. 그래서 저를 좀 차분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아 놀랐어요. 저는 MBC 의 황정음 선배님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 발랄한 역할이 제 성격에 맞는 것 같아요. 나라면 어떻게 연기할까 하는 고민도 많이 해봤어요” 최근...

  • 유진아│티걸, 여자 4호의 제 이름은요

    유진아│티걸, 여자 4호의 제 이름은요

    '티걸', 그리고 '여자 4호'. 얼굴을 알린 두 편의 TV 프로그램 Mnet 와 SBS 에서 유진아는 이름이 없었다. 에서는 대사도 없었다. 단지 이하늘의 농담에 활짝 웃고, 또 삐죽거리는 새침한 표정만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 첫 방송은 보지도 못했어요. 자고 일어나니까 문자가 수십 통이 와 있고, 친구들도 '어떻게 거기에 나왔어?'하고 신기해하더라고요”라고 말하는 유진아는 길에서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이나, 자신에 대한 질...

  • 허정민│'82년생 지훈이'를 다시 보는 세 개의 기억

    허정민│'82년생 지훈이'를 다시 보는 세 개의 기억

    “너무 오버를 하면서 울었던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근데 그건 그 당시 연기할 때 느꼈던 진짜 내 감정이다. 누구나 그런 것 있지 않나. 멘토, 혹은 나보다 큰 사람 앞에서 속 얘기를 하면서 펑펑 울어보고 싶은 것. 그런 맥락에서 지훈이가 그동안 차올랐던 울분을 터뜨린 것 같다. 그리고 송현욱 감독님이 '연기를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지훈이가 돼라. 요즘 시청자들은 슬픈 척 하는지 진짜 슬픈지 다 안다'라고 얘기해주셨던 것도 도움이 됐다....

  • 허정민│82년생 정민이의 결심

    허정민│82년생 정민이의 결심

    이 사람, 흑백 영화의 변사처럼 말이 끊이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담을 연기까지 해보이며 설명한다. “원톱 주연이니까 나한테 안 들어오겠고, 친구 역할인가보다 해서 '아유!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씀드렸는데, 반응이 이상해서 '왜 그러세요, 감독님!'이라고 했더니 '지훈 역이다!'라고 하시잖아요.” 나이 서른, KBS '82년생 지훈이'로 태어나 처음 “내가 주인공이래!”라고 외친 이 남자의 이름은 허정민이다. SBS 이나 MBC 에서 '주인공 ...

  • 김현수│열두 살 김현수의 세 가지 사생활

    김현수│열두 살 김현수의 세 가지 사생활

    “ 시리즈는 책도 다 읽었고요, 영화도 다 봤어요. 저도 그런 판타지 영화에 출연해서 헤르미온느처럼 마법을 써 보고 싶어요. 으흐흐. 음… 에 나오는 마법 중에 외우고 있는 게 몇 개 있는데요, 우선 '아바다 캐다브라!' 사람을 죽이는 마법이에요. 이거 말고 예쁜 마법이요? 히힛. 그럼… '아시오!' 이렇게 말하고 물건을 대면 그게 자기한테 날아오는 마법이에요. 만약에 실제로도 마법을 쓸 수 있다면… 손 안 써도...

  • 김현수│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김현수│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소녀 안에는 선머슴이 산다. 어깨까지 똑 떨어지는 차분한 단발머리, 가늘고 긴 팔다리를 가져 유난히 여려 보이는 김현수가 짧은 대답 끝에 '으흐흐' 하고 웃을 때, 그 속에 숨어있던 선머슴이 빼꼼, 얼굴을 내민다. 영화 에서 청각장애아 연두를, SBS 에서는 소이(신세경)의 어린 시절인 담이를 연기하며 슬픔이 깃든 눈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예쁜 스커트보다 편한 스키니진, 반짝이는 까만 구두보다 노란 컨버스 운동화를...

  • 이희준│3편의 드라마로 본 이야기

    이희준│3편의 드라마로 본 이야기

    KBS '완벽한 스파이' “손현주 선배가 '넌 내가 책임진다'고 하셨다” '텍사스 안타' 때 손현주 선배를 처음 만났는데 그 때는 얘기를 많이 못 나눴다. 이후 '완벽한 스파이' 때 부산 촬영을 일찍 끝내고 새벽 2~3시 모텔 앞에 있는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둘이 술을 마셨다. 선배가 취하셨는지 넌 내가 책임질 테니까 초심을 잃지 말고 연기하라고 챙겨주셨다. 일주일 뒤 제작발표회를 갔는데 다들 날 잘 모르니까 아무도 질문을 안 하셨다. 근데 ...

  • 이희준│곁에 두고 오래 보는 사이

    이희준│곁에 두고 오래 보는 사이

    피식-하고 웃음부터 나온다. 세령(문채원)에게 치근덕거리다가 기어이 뺨 한대를 얻어맞는 KBS 의 공칠구,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고백 한 번 시원하게 못하는 KBS '큐피드 팩토리'의 '찌질남' 소준을 볼 때마다 당장이라도 화면 속에 들어가 따끔하게 충고 한 마디 해주고 싶은데, 희한하게 보면 볼수록 묘하게 빠져든다. 느릿느릿한 경상도 사투리, 능글맞은 눈빛과 너털웃음까지 배우 이희준에게는 상대방의 경계심을 무장해제 시키는 힘이 있다. “연기가...

  • 진정선│My name is...

    진정선│My name is...

    내 이름은 진정선. 1995년 8월 15일에 성남에서 태어났다. 아빠, 엄마, 그리고 네 살 위인 큰언니, 두 살 위인 작은 언니와 경기도 광주에서 살고 있다. 딸이 많은 집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거의 옷 때문이다. 언니가 내 옷을 입고 갔거나 내가 언니 옷을 입고 나가면 그 날은 뒤집히는 거다. 하하. 큰 언니는 여성스럽고 샤방샤방한 스타일, 둘째 언니는 스키니 진에 티만 걸쳐도 멋있는 스타일이다. 오늘 입고 온 핑크색 원피스는 에...

  • 진정선│열일곱, 모델로 태어나다

    진정선│열일곱, 모델로 태어나다

    긴 다리의 소녀는 휴대폰으로 웹툰을 보는 데 열중해 있었다. 티셔츠에 교복 스커트 차림, 줄무늬 양말과 낡은 스니커즈를 신은 소녀는 촬영을 앞두고 새파란 백팩에서 의상과 구두를 주섬주섬 꺼냈다. 메이크업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복숭아빛 뺨을 한 채 마지막으로 틴트를 찾아 살짝 바르며 소녀는 히힛 웃었다. “이쁘게 나오고 싶어서요” 올해 나이 열일곱, 고등학교 1학년, 그리고 온스타일 (이하 우승자 진정선이다. 유난히 키가 컸던 소녀의 꿈 초...

  • 버벌진트│3곡의 노래에 얽힌 이야기들

    버벌진트│3곡의 노래에 얽힌 이야기들

    “ 앨범에 수록했던 '약속해 약속해'는 원래 지나 씨의 피처링으로 만들어진 곡이었다. 이번 앨범에 이 곡을 새롭게 다듬어서 어반 자파카의 조현아 씨가 피쳐링한 버전을 실었는데, 이름도 '약속해 약속해 2012'라고 살짝 바꿨다. 곡을 새로 손 본 가장 큰 이유는 처음 버전이 너무 느렸기 때문이다. 막상 라이브를 하려고 하면 이게 공연을 하기에는 너무 흥이 안나는 거다. 두 곡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빠르기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으실 거다. 그...

  • 버벌진트│서른둘, 좋아보여

    버벌진트│서른둘, 좋아보여

    누구든 놀랄 수밖에 없다. 버벌진트를 처음 알게 된 사람은 그가 유명 광고의 내레이션 성우라는 사실에, 명문대 출신으로 로스쿨에 재학 중이라는 정보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이미 버벌진트를 잘 알고 있던 사람이라면 거칠고 단호한 목소리로 가득했던 앨범 과 달리 말랑말랑한 그의 새 앨범 가 의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벌진트는 모든 것이 당연할 뿐이다.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잠을 자는 시간 외에는 모두가 음악에 영감을...

  • 송종호│3장의 사진에 담긴 이야기

    송종호│3장의 사진에 담긴 이야기

    “우연히 알게 된 디자이너 누님의 소개로 쇼에 섰다. 군대 가기 전에 아르바이트 삼아 한 번 해보라고 해서 했다가 여기까지 왔다. 으허허허.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컸지만 학창시절엔 남 앞에 나서는 걸 되게 싫어하고 울렁증이 있어서 한 번도 제의를 받은 적이 없었다. 모델 할 때는 쇼도, 화보 촬영도 많이 하고 바빴는데 쇼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신기하게도 내 성격이랑 어울리지 않는데 무대에 서면 되게 흥분되는,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사람들의...

  • 송종호│아프냐, 나도 아프다

    송종호│아프냐, 나도 아프다

    KBS 의 신면을 지켜보는 건 아프다.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힌 그가 밉지만 누구에게도 이해받거나 위로받지 못 하는 그가 싫지 않다. 둘도 없는 친구의 등을 치고 사랑하는 여인의 등을 보며 버티고 버티다 끝내 무너지는 얼굴에서, 욕망이라는 경계선 안과 밖의 확연히 다른 온도 차를 한 몸에 안고 있는 안타까운 남자가 보였다. 신면과 어딘가 닮았던, SBS 의 태준도 그랬다. 뜨거운 욕망을 품은 그 선명한 입술이 열등감이나 좌절로 일그러지며 싸늘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