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킹더랜드' 아랍 문화 왜곡·비하 논란
"아랍인들 충분히 불쾌할 수 있어"
'킹더랜드' 아랍 문화 왜곡·비하 논란
"아랍인들 충분히 불쾌할 수 있어"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무슬림이 가장 금기하는 게 술입니다. 무슬림이 술을 마신다고 묘사한 건 한국 사람들은 다 개고기 먹는다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해요. 어쩌면 그보다 더 불쾌한 요소일 수도 있고요."
승승장구하던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가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아랍문화를 왜곡하고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 가상의 설정이며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없었다는 제작진의 겉핥기식 사과에 비난만 더욱 커지는 가운데, 이슬람 문화를 전공한 지역 전문가 역시 아쉬움을 표했다. '킹더랜드' 문화 왜곡 논란은 8, 9일 방송된 7~8회 방송으로 촉발됐다. 해당 방송에서 한국을 방문한 아랍 왕자 사미르(아누팜 트리파티 분)가 킹호텔에 머무르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 과정에서 사미르가 전통 복장을 입고 술집에 출입해 여성들과 함께 유흥을 즐기고, 공식 식사 자리에서 와인을 함께 즐긴 것. 이는 이슬람에서는 금기시되는 행동이다.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술을 판매하는 장소 출입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이슬람학회 회장이자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김동환 교수는 11일 텐아시아에 "아랍 왕자가 아니더라도, 아랍 사람의 90% 이상이 무슬림이다. 무슬림이 술을 마신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들 정서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물론 마시는 사람도 일부 있다. 그러나 그건 일반적이지 않다. 극적인 요소에서 꼭 필요하면 모를까 꼭 술을 마시는 장면을 넣어야 했는지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사례가 계속되면, K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다른 문화권에 진출하는데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잘 모르는 지역이나 특정한 계층에 대한 문화를 언급하거나 다룰 때에는 한 번쯤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관련 종사자에게 검수받는 게 K-문화가 강화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주 전공은 이슬람 경제와 문화다. 타국 문화 왜곡 논란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SBS '펜트하우스3'에서는 알렉스(박은석 분)를 굵은 레게머리에 화려한 타투를 한 인물로 우스꽝스럽게 묘사해 흑인을 희화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라켓소년단'은 인도네시아 관중들의 텃세와 비매너를 강조하는 연출로 비판받았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드라마는 가상일 뿐이며 문화 왜곡은 확대해석이라는 입장도 있다. '킹더랜드' 제작진 역시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 등은 가상의 설정이며,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드라마가 가상이어도 문화에 가상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특정 문화와 국가의 캐릭터를 넣을 때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시 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K-콘텐츠이니만큼 수많은 인종과 국가의 사람들이 지켜본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잡음이 계속해서 쌓이다 보면 K-콘텐츠 수출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문화 왜곡 논란을 가볍게 웃어넘길 수 없는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무슬림이 가장 금기하는 게 술입니다. 무슬림이 술을 마신다고 묘사한 건 한국 사람들은 다 개고기 먹는다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해요. 어쩌면 그보다 더 불쾌한 요소일 수도 있고요."
승승장구하던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가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아랍문화를 왜곡하고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 가상의 설정이며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없었다는 제작진의 겉핥기식 사과에 비난만 더욱 커지는 가운데, 이슬람 문화를 전공한 지역 전문가 역시 아쉬움을 표했다. '킹더랜드' 문화 왜곡 논란은 8, 9일 방송된 7~8회 방송으로 촉발됐다. 해당 방송에서 한국을 방문한 아랍 왕자 사미르(아누팜 트리파티 분)가 킹호텔에 머무르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 과정에서 사미르가 전통 복장을 입고 술집에 출입해 여성들과 함께 유흥을 즐기고, 공식 식사 자리에서 와인을 함께 즐긴 것. 이는 이슬람에서는 금기시되는 행동이다.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술을 판매하는 장소 출입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이슬람학회 회장이자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김동환 교수는 11일 텐아시아에 "아랍 왕자가 아니더라도, 아랍 사람의 90% 이상이 무슬림이다. 무슬림이 술을 마신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들 정서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물론 마시는 사람도 일부 있다. 그러나 그건 일반적이지 않다. 극적인 요소에서 꼭 필요하면 모를까 꼭 술을 마시는 장면을 넣어야 했는지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사례가 계속되면, K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다른 문화권에 진출하는데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잘 모르는 지역이나 특정한 계층에 대한 문화를 언급하거나 다룰 때에는 한 번쯤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관련 종사자에게 검수받는 게 K-문화가 강화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주 전공은 이슬람 경제와 문화다. 타국 문화 왜곡 논란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SBS '펜트하우스3'에서는 알렉스(박은석 분)를 굵은 레게머리에 화려한 타투를 한 인물로 우스꽝스럽게 묘사해 흑인을 희화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라켓소년단'은 인도네시아 관중들의 텃세와 비매너를 강조하는 연출로 비판받았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드라마는 가상일 뿐이며 문화 왜곡은 확대해석이라는 입장도 있다. '킹더랜드' 제작진 역시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 등은 가상의 설정이며,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드라마가 가상이어도 문화에 가상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특정 문화와 국가의 캐릭터를 넣을 때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시 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K-콘텐츠이니만큼 수많은 인종과 국가의 사람들이 지켜본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잡음이 계속해서 쌓이다 보면 K-콘텐츠 수출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문화 왜곡 논란을 가볍게 웃어넘길 수 없는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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