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수녀들'은 개봉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1위에 '검은 수녀들'이 올랐다. 예매율은 37.8%, 예매 관객 수는 14만 명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검은 수녀들'이 지난해 2월 개봉한 '파묘'의 인기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파묘'는 1191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공포 영화로는 국내 처음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무엇보다 공포물의 내용 흐름이 변화한 영향이 크다. 공포의 강도는 낮추되 서사의 밀도를 높여 대중성을 제고했다. '검은 사제들', '파묘' 등 역대 흥행작들을 살펴보면 독특한 소재와 인류애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특히 '파묘'는 무속 신앙, 풍수지리 등의 소재를 역사와 접목한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소중한 이를 살리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후손을 위해 악과 싸우면서까지 노력하는 희생이 감동을 줬다. '검은 사제들'은 구마 의식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희생, 사랑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악에 공격당하면서도 부마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돋보였다. 이들 모두 오컬트적 요소와 드라마적 요소의 결합해 작품의 흥미를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릭터 설정의 측면에서도 과거보다 다층적이고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검은 수녀들' 속 유니아(송혜교 분)는 답답한 상황에 욕설도 거침없고 흡연도 한다. 통상적인 수녀 캐릭터의 모습은 아니다. 미카엘라(전여빈 분) 역시 영적 경험과 의학적 사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파묘'에서는 주인공 화림(김고은 분)이 MZ 무당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돋보였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OTT의 대중화 이후 대중들이 장르물에 좀 더 익숙해진 것도 오컬트 영화의 지위가 달라진 이유 중 하나다. '킹덤', '스위트홈', '인간수업' 등 OTT에서 다수의 19금, 스릴러 등 장르물은 대중의 장르물 접근성을 완화했다.
공포물의 대중화로 이제 관객들의 기준도 높아졌다. 점프 스케어(관객을 갑자기 놀라게 해 공포를 유발하는 기법) 등 단순한 공포로는 더 이상 흥행이 어렵다. 변화한 환경에 맞춰 오컬트 영화는 소재, 스토리, 공포 삼박자를 갖춘 쉬운 '드라마틱 오컬트'로서 대중에게 다가가는 중이다. 오컬트를 찾는 관객과 오컬트 흥행작이 늘어나는 이유다.
김윤하 텐아시아 기자 yo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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