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은 안산시청 여자 씨름단이었다. 전현무와 유병재는 선수들과 씨름 경기를 하며 강의 예열을 했다. 유병재는 앙증맞은 밭다리 기술을 걸었지만, 이재하 선수의 뒤집기에 가뿐히 넘어가는 굴욕을 당했다. 전현무는 ‘아육대’에서 씨름 중계를 한 경력를 뽐내며 입을 털었지만 패배했다. 경기 후 김채오 선수의 유니폼엔 전현무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전현무는 얼굴 도장의 출처에 대해 “제가 신부 메이크업을 하고 다녀서”라고 사과해 웃음을 안겼다.

일본식 교육을 받고 자란 이봉창은 ‘기노시타 쇼조’라는 이름을 쓰고 ‘신일본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던 청년이었다. 하지만 그는 조선인이라는 차별 대우를 겪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됐다. 차별 없이 살고자 상해 임시정부를 찾아간 이봉창은 처음엔 일본어 억양의 말투와 임시정부를 일본식으로 격하시켜 부른 것을 두고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김구 선생과 대화를 통해 삶의 방향을 바꾸는 큰 결심을 했다.
그리고 이봉창은 일본 도쿄에서 일왕에게 폭탄을 던지는 거사를 실행했다. 설민석은 “역사는 어느날 갑자기 각성한 누군가가 나타나는게 아니라, 계기와 인연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창의 의거는 일왕 처단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실패가 아닌 역사를 바꾼 뜨거운 도화선이 됐다. 그의 의거에 감명받아 청년들이 임시정부를 찾아왔다. 그 중 하나가 윤봉길이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두 아들을 두고 온 윤봉길은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결의로 거사를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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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설민석은 이봉창, 윤봉길 의사와 함께 잊지 말아야 할 백정기 의사를 조명했다. 백정기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폭탄 의거를 결심했던 독립운동가였다. 설민석은 “의거에 성공한 의사들만 기억하는데,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도 많았다”라고 말하며,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선을 넘는 클래스’는 역사의 대중화를 이끈 ‘선을 넘는 녀석들’의 여섯 번째 시즌으로, 설민석, 전현무, 유병재가 직접 강의 배달을 하며 역사 이야기를 전파했다. 매회 달라지는 강의 장소, 학생들에 따라 맞춤형 역사 인물, 사건, 키워드로 강의를 펼쳤다.
방송 말미 ‘선을 넘는 클래스’는 출장 강의 주문 폭주로 인해 쉬었다 간다는 ‘긴급 공지’와 함께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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