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하정우는 자신의 연출, 주연작 '로비'에 절친 박병은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이번 역할이 형과 어울려서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 캐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연기력보다 분위기와 외형적 이미지가 맞아야 한다. 연기력은 이후에 만들어갈 수 있지만, 이미지가 처음부터 맞지 않으면 캐스팅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캐스팅 외압설'에 대해 하정우는 "많은 사람들이 주연 배우가 되면 영화의 캐스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주연 배우도 캐스팅에 입김을 넣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 캐스팅은 감독, 제작사, 투자사 등 여러 관계자가 함께 결정하는 것이다. 주연 배우가 이 배우를 캐스팅해달라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캐스팅은 기본적으로 감독의 고유 영역이다. 배우에게는 발언권 없다"고 덧붙였다.



하정우는 배우로서 '추격자' '암살' '아가씨' 등 여러 히트작을 남기고, 현재 영화감독으로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로비' 촬영 전 30번 리딩으로 배우들의 진을 빼놨다는 하정우는 "'롤러코스터' 때부터 ‘저런 배우들을 어디서 캐스팅 했지?’ 싶을 정도로 배우들을 연기 기계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서른 번 리딩한 이유를 밝혔다.



하정우는 감독으로서 배우들에게 미리 철저한 디렉션을 주고, 현장에서는 연기에 대한 추가적인 지시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들이 현장에서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자신만의 감독 철학에 대해 하정우는 "배우로 많은 현장에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했다. 다 어깨너머로 배운 거"라며 "아직 부족하지만 본능적으로 나온다. 결국엔 얼마나 준비를 철저히 했느냐가 제일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김은정 텐아시아 기자 e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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