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민석, 전현무, 유병재, 김경일이 만난 학생들은 ‘아빠 없는 아빠들의 육아클럽’이었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거나 어린시절 아버지의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아빠가 된 이들의 모임이었다. 설민석은 자신 역시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털어놓으며 “아버지가 날 직접 길러 주셨으면 육아를 더 잘 할텐데, 그 경험이 없어 느끼는 육아의 어려움을 잘 알 것 같다”라며 아빠들의 사연에 공감했다.

심리학자 김경일은 아버지를 두려워했던 사도세자의 마음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도세자를 향한 영조의 지나친 기대는 큰 실망으로 돌아왔는데, 영조는 대신들 앞에서 사도세자를 망신 주고, 심지어 사도세자가 말을 하면 귀를 씻어낼 정도로 미움을 드러냈다. 김경일은 “영조의 심한 자식 편애는 정신질환”이라며 유년기 아픔으로 인한 상황적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 분석하는가 하면, 옷 입기를 고통스러워했다는 사도세자의 의대증 증상에 대해 “영조에게 의복에 대한 꾸지람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날카로운 말이 몸에 닿는 느낌이지 않았을까?”라고 분석했다.
점점 미쳐간 사도세자는 기괴한 광증 행동을 보이고, 궁인들을 살인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였던 사건 ‘임오화변’의 기록은 가슴을 참담하게 했다. 설민석은 즉위하자마자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밝힌 정조의 발표와 사도세자를 기린 정조의 효도 사업 등을 이야기하면서, 기록에는 없지만 정조는 아마도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더했다.
역사와 심리의 선을 넘나들어 더욱 몰입도를 높인 강의였다. 마지막으로 설민석은 “아픔을 되물림 하지 말자. 못 받은 그 이상 더 사랑하자”라는 말을 남기며 눈물을 울컥하기도 했다. 아빠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아버지에 대해 내가 궁금해하지 않은 건 아닐까?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여쭤보고 싶다”라며 북받친 소감을 남겼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어긋난 애정과 비극적 갈등의 이야기가 아빠들에게 깊은 울림이 되어 교훈을 남겼다.
한편 MBC ‘선을 넘는 클래스’는 매주 수요일 밤 9시 방송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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