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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우리 작품이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적인 감정 표현이 나오는 드라마다 보니 시청자들 보시기에 불편한 장면이 있었어요. 이해 부탁드려요."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서 주연 백강혁 역을 맡은 배우 주지훈의 얘기다. 그를 지난 2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이날 주지훈은 야구모자, 명품 브랜드의 반팔, 가죽 재킷, 은색 팔찌와 반지, 청바지로 멋을 냈다. 마치 '쇼미더머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래퍼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주지훈이 말하는 '불편한 장면'은 이 드라마 4화에서 한유림(윤경호 분)의 딸이 수술을 받는 장면이다. 외과 전문의 백강혁과 양재원(추영우 분)이 이 수술을 집도한다. 두 의사는 한유림 딸을 살리려면 개복수술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준비한다. 그런데 개복수술의 부작용을 우려한 한유림이 이를 말리기 위해 다짜고짜 수술실로 난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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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과정에서 의사들이 기본적인 의료적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유림이 멸균 절차 없이 막무가내로 수술실 문을 열고 들어간 것. 이미 환자는 개복된 상태였다. 의사들은 그 옆에서 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 대화를 주고받는다.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주지훈은 0.1초 만에 "죄송하다. 내가 감독님한테 졌다. 끝까지 나랑 감독님이 그걸로 부딪혔다. 촬영 현장에서 의견 차이는 늘 있고 딜레마가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지훈은 "난 한유림이 수술실에 난 창문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이 연출로 풀어낼 수 있다고 했다. 말이 안 되는 극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했다"고 했다.

주자훈은 "이 작품이 다큐멘터리였으면 내가 더 강하게 반대 의견을 냈을 것"이라며 "그런데 아무래도 판타지 성이 짙은 드라마다 보니 그러지 못했다. 경호 형은 얼마나 힘들었겠나"라고 말했다.

주지훈과 이도윤 감독이 오랜 절친인 만큼 서로 편하고 자유롭게 의견 개진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다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후 여러 답변에서 주지훈은 이 감독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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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또 있었다. 3화에서는 백강혁과 양재원이 병원에 빨리 가기 위해 중국집 직원의 오토바이를 빌려 탄다. 이때 두 사람은 헬멧을 쓰지 않고 도로를 질주한다. 도로교통법 제50조 제3항에 따르면 안전모 등 인명 보호장구 없이 오토바이를 타면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된다.
이에 주지훈은 "백강혁이 법을 무시하는 사람은 아닌데 사람을 먼저 살려야 하니까 그런 선택을 하게 됐다"며 "실존 인물이어도 그랬을 것 같다. 우선 사람부터 살리고 범칙금 6만원을 내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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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백강혁은 의사로서의 소명 의식이 강한 인물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전쟁터도 마다하지 않는다.

중증외상팀을 메인으로 다루는 메디컬 활극인 만큼 긴박한 상황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연출이 눈에 띄어 뭇매를 맞기도 했다.

'중증외상센터'는 지난 24일 공개됐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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