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 사진=텐아시아DB
오랜 시간 '국민 MC'로 사랑받았던 강호동이 방송가에서 사라지고 있다. 올해 새로 들어간 예능은 고작 하나, 유일하게 남은 프로그램은 1%대 시청률을 전전하는 '아는 형님' 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상식에서는 강호동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됐다. 한때 대상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유재석이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강호동은 대표작이었던 '대탈출', '신서유기' 시리즈가 막을 내린 2021년부터 이렇다 할 흥행프로그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2022년과 2023년 모두 8개 이상의 새 예능 프로그램에 들어갔지만, 성적은 부진했다. 10년 만의 부활로 화제를 모았던 '강심장리그' 역시 2%대의 씁쓸한 성적표로 지난해 8월 12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방송인 강호동/사진=JTBC '아는 형님' 캡처
'강심장리그' 종영 후 현재 강호동이 출연 중인 예능은 '아는 형님'이 유일하다. '아는 형님'은 2015년 첫 방송 돼 9년 째 출연 중인 강호동의 대표 장수 예능이다. 그러나 '아는 형님'은 이미 수차례 위기론이 불거졌다. 반복되는 형식과 패널들의 비슷한 리액션이 더는 신선함을 다가오지 않으면서다. 최근에는 새롭게 합류했던 이진호가 '불법 도박' 논란으로 불명예 하차를 해 타격을 맞기도 했다. 시청률 역시 평균 1%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유재석, 이경규, 신동엽 등이 여전히 '톱'의 자리에서 성과를 이루고 있는 것과도 비교된다. 강호동은 스포츠, 요리, 먹방 등 본인이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것들 위주로 프로그램을 선택했지만, 대중에게 비친 강호동은 이미지 소비가 많이 된, 뻔한 그림 뿐이었다. 과거 '신서유기'를 통해 동생들에게 당하는 맏형, 라이브 방송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날로그적인 모습 등 웃음을 줬던 포인트들은 사라졌다.
사진=유튜브 '강호동네방네' 영상 캡처.
다만 2년 전부터 소속사 SM C&C STUDIO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작한 '강호동네방네'는 여행과 먹방이라는, 혼자 찍는 '1박2일' 느낌이 물씬 풍긴다. 조회수 역시 평균 50만회 정도로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강호동을 그리워하고 애정하는 팬들이 많다는 거를 느낄 수 있다.
올해 지상파 예능 출연이 전무했던 만큼,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강호동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이 마지막으로 참여한 시상식은 2022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로, 당시 '신서유기 스페셜 스프링 캠프'를 통해 남자 예능인상을 수상했다.
사진=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영상 캡처.
대상 도합 6회 수상, 예능인 최초 3사 연예대상 석권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강호동인 만큼, TV에서 사라져가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예전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는 '국민 MC'는 아니지만, 강호동의 존재감은 여전하기 때문.
'대탈출'이 시즌5를 내년 방송을 목표로 기획 중에 있으며, 나영석 PD가 '신서유기' 스핀오프인 '케냐 간 세끼' 제작을 확정함에 따라 강호동이 다시금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의 영광으로 끝나기에는 강호동이라는 이름값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