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차은경의 감정은 끝없는 분노로 요동쳤다. 최사라의 임신 사실과 딸 김재희(유나 분)가 받았을 상처에 대한 절망감은 폭주로 이어졌다. 곧장 최사라의 집으로 찾아간 차은경은 “재희도 알 권리 있잖아요. 동생 생긴 거”라며 뻔뻔하게 응수하는 최사라의 머리채를 잡았고, “내 딸은 건드리지 말았어야지”라고 절규하는 그의 슬픈 목소리는 처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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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선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왜 본인만 피해자라고 생각하냐는 차은경의 물음에 “와이프가 먼저 원인 제공을 했어요”라는 그의 대답은 순간 최사라를 떠올리게 했다. 그 이후 장선아가 늘어놓는 사연 속 외도를 저지르는 두 인물이 차은경의 머릿속에선 김지상과 최사라의 모습으로 투영됐고, 차은경의 표정은 서서히 굳어갔다. 억울함을 토로하며 모든 문제가 와이프에게 있다는 장선아에 차은경의 상담은 평소와 달리 사적인 감정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를 눈치챈 한유리는 급히 상담을 마무리했고, 차은경은 감정적인 자신의 모습을 가다듬었다.
장선아의 상대방에게서 온 진술서에는 임신한 아내를 두고 불륜을 저지른 남편 박찬성(배유람 분)과 장선아의 이야기와 함께 원고(김보정 분)가 사과받고 싶어서 장선아를 찾아갔던 사연도 담겨있었다. 동병상련 처지에 있는 차은경은 원고가 바라는 것이 진심 어린 ‘사과’임을 깨달았다. 조정기일, 차은경은 원고에게 장선아가 잘못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위자료 대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전하겠다고 제안했다. 장선아의 사과를 들은 원고는 끝내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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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경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의뢰인의 방식에 맞추고 따르겠다던 한유리. 다짐이 무색하게 그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사과받고 싶었대. 내가 대리인으로서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 어디까지가 내 역할인 걸까”라며 눈물을 떨구는 한유리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나 한유리는 포기하지 않고 차은경을 위해 움직였다. “더러운 돈보다 가짜사과가 나을 수도 있지”라는 차은경의 말대로 최사라의 사과를 얻어낸 것. “가짜사과라도 최소한 재희한테 엄마 사과받았으니까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고 아이처럼 기대도 된다고 말해줄 수는 있겠다. 고마워”라며 눈시울이 붉어진 차은경과 그를 바라보는 한유리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한편, 김지상 역시 최사라가 김재희에게 저지른 만행을 알게 됐다. 최사라는 딸의 양육권을 갖지 못한 김지상이 추후 자신과 배 속의 아이를 데리고 새 가정을 꾸릴 거라 예상했으나,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김지상의 태도는 한없이 차가웠다. “꺼져. 이 순간부터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내 애라는 증거 있어?”라는 모진 말을 내뱉고 돌아선 김지상. 충격에 휩싸인 최사라는 오열했고, 그의 앞으로 변론기일 소환장이 송달되며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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