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엔 1350억 쓰고, 음악 저작권료는 수백억 미납…티빙·웨이브 '국내 OTT'의 이중성 [TEN이슈]
티빙과 웨이브 등 국내 OTT 업체들이 10년 가까이 자신들이 사용한 음악 저작권에 대한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밀린 저작권료가 수백억원 규모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다 OTT 업계의 구조조정 바람이라도 불면 일명 '티메프' 사태처럼 저작권료를 떼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12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추가열)는 국내 OTT들의 음악 저작권료 미납 문제가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의 미납액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내 OTT 업체들은 음악 저작권 사용료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징수규정 승인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초 상고 기각 판결로 최종 패소했다.

문제는 OTT 업체들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투자에 집중하면서 정작 정당히 내야 할 음악 저작권 사용료는 외면하고 있다고 한국음악저작권 협회측은 지적했다. 최근 티빙은 3년 간 1350억 원의 거금을 들여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투자는 늘렸지만 국내 대표 OTT로 손꼽히는 티빙은 지난해 1420억원의 적자를 냈다. 웨이브도 작년 적자가 803억원에 달했다.

한 저작권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 중계권이나 인수합병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거론되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면서 “다른 권리와 마찬가지로 음악에도 가격이 있으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OTT가 넷플릭스 등 해외 OTT와의 경쟁 과정인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내 OTT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콘텐츠 지식재산권 보호'와 정면 배치되는 주장이다. OTT들이 과거 문제삼았던 '누누티비'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저작권협회에 따르면 국내 OTT 플랫폼 중 음악 없이 서비스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음악 저작권 사용료 미납에 따른 피해는 저작권을 갖고 있는 음악가들에게 고스란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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