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김정민, 장혁./사진=텐아시아DB
권상우, 김정민, 장혁./사진=텐아시아DB
별거는 맞지만 불화 때문은 아니다. 부부간의 문제가 아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별거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기러기 아빠'가 된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가수 김정민은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이하 '신랑수업')에 출연해 기러기 아빠 생활 2개월 차라고 밝혔다. 세 아들 중 첫째와 둘째가 현재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 보니 교육 문제로 아내 루미코가 아이들과 일본에서 거주 중이라는 것.
사진=채널A '신랑수업' 방송 화면.
사진=채널A '신랑수업' 방송 화면.
김정민은 "경험자들에 의하면 6개월 동안은 적적하고 힘들 수 있는데 그다음부터는 익숙해진다더라. 그런데 아직 2달 차라"라고 외로움을 드러냈다. 루미코도 "모국이니까 편하긴 하다"면서도 "아빠가 해주는 역할이 많았다는 걸 떨어져 살다 보니 많이 느끼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정민은 "얼마 전에 4박 5일 (일본에) 갔다 왔는데 칭찬을 많이 받았다. 한국에 같이 있을 때는 칭찬을 많이 못 받았는데, 떨어져 있다 보니 단 3일 같이 움직여줬는데도 칭찬받아서 나쁘지 않다"며 좋은 점도 꼽았다.
사진=KBS '살림남' 방송 화면.
사진=KBS '살림남' 방송 화면.
이날 장혁도 KBS2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을 통해 기러기 아빠의 일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장혁은 "가족들이 작년부터 외국에 나가서 거주하고 있다. 사실 영어도 영어지만 새로운 문화를 접하다 보면 사고방식이나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넓어지지 않나.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넓은 사고를 가졌으면 해서 외국에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집에서) 소리가 북적북적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야 하는데 조용하니까 처음에 적응이 안 됐다. 되게 무기력해진다. 공허함이 반복된다"라고 고백했다.

가족들이 숨 쉴 때마다 보고 싶다며 애틋한 그리움을 비추기도 했다. 장혁은 "아침이랑 저녁이랑 침대 느낌이 다르다. 저녁에는 너무 무기력하고 공허하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내면서도 "그런데도 버텨야 하는 이유가 있으니까"라고 가족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손태영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손태영 유튜브 영상 캡처.
2008년 배우 손태영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있는 권상우는 꽤 오랜 시간 기러기 아빠로 생활하고 있다. 손태영은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고, 권상우는 한국에서 생활하다가 작품 촬영이 끝나면 미국에 있는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그는 "촬영이 끝나면 내겐 에브리데이 추석이다. 가족에게 돌아오는 날이 추석 같다"며 기러기 생활에 장점을 꼽았다.

그러나 권상우 역시 한국에서의 기러기 생활이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가족의 빈자리를 운동과 하루 세 번 반신욕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며 자신의 외로움이 잊히는 순간은 땀을 흘릴 때라고 했다. 손태영은 그런 권상우를 위해 딸 리호의 사진을 자주 전송한다고. 권상우는 "한창 일하고 있을 때 아내가 영상 통화로 딸내미를 보여주고, 사진을 보내준다. 내게는 그게 원동력이자 비타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들을 위해 외로움을 이겨낸 채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기러기 아빠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은 이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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