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김제동./사진=텐아시아DB
'성지순례' 김제동./사진=텐아시아DB
방송인 김제동이 3년간의 공백을 깨고 방송가에 복귀했다. MBC에브리원 '성지순례'를 통해서다. 그러나 그의 출연을 두고 대중의 시선은 갈리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에 반가움을 나타낸 이들도 있지만, 각종 논란 등으로 대외적 활동을 중단했던 만큼, 싸늘한 반응도 크다.

김제동은 오는 31일 첫 방송되는 '성지순례'에 김이나, 풍자, 송해나와 함께 MC를 맡았다. 이는 지난해 5월 SBS '집사부일체' 게스트 출연 후 1년 만의 출연이자 MBC '편애중계' 이후 3년 만의 고정 예능 복귀다.

김제동의 복귀 소식이 알려졌을 때, 대중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고액 강연료 논란', '비판적 리뷰 삭제 논란' 등이 그간 김제동이 활동을 중단했던 이유 중 하나기 때문이다. 김제동은 2019년 지방자치단체 강연에서 회당 수천만 원이 넘는 고액 강연료를 받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그는 대전 대덕구에서 90분짜리 강연료로 1550만 원을 받기로 했으나 비판 여론에 부딪혀 강연을 취소했다.

2021년에는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을 발매했지만, 그의 책을 비판한 네티즌의 리뷰가 삭제돼 '리뷰 조작'이라 비판 받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제동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댓글 기능을 막기도 했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지난해 '집사부일체'를 통해 오랜 만에 방송에 얼굴을 비췄을때도 있지도 않은 연인을 향해 영상 편지를 띄우는 등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비난 받았다. 또 그는 과거 여러 차례 정치색을 드러내 반감을 사기도 했다.

이러한 탓에 큰 사건 사고를 치지는 않았지만, 김제동은 그 동안 방송 활동 없이 자숙과도 같은 생활을 보내야 했다. 이에 '성지순례' 출연을 확정하고는 제작진을 통해 제안에 설렜다며 "시켜 주신 게 고맙다, 먼 길 가까운 듯 함께 가겠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각종 예능에서 진행을 맡으며 2006년 KBS 연예대상까지 손에 넣은 '베테랑 MC'인 만큼 그의 출연을 응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제동은 27일 열린 '성지순례' 제작발표회에서 방송 활동을 자제한 이유에 대해 "예능 PD들의 책임이다. 날 부르지 않았다"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성지순례' 김제동./사진=텐아시아DB
'성지순례' 김제동./사진=텐아시아DB
다만 성직자들과 촬영을 함께한 소감을 말하던 중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 완전히 다른 신념을 가진 세 그룹이 모여있다. 파란색 좋아하는 사람, 빨간색 좋아하는 사람, 고향이 대구인 사람 등 6번 정도 갈랐더니 다 섞이더라"라며 정치를 연상케 하는 단어를 골라 비유를 들었다. 그간 정치적 편향성으로 인해 '정치 연예인'이라는 이미지에 갇혔던 것을 생각했다면, 좀 더 중립적인 단어선택을 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언젠가부터 김제동의 행보에는 부정적인 시선이 동반됐다. 예능 출연부터 책 발간, 토크 콘서트까지 미운털이 박힌 그를 향한 부정적 인식은 일부 대중에게는 이미 고착된 것으로 보인다. 대세 예능인들에게 많이 배우고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김제동이 '성지순례'로 성공적인 복귀를 할 수 있을까.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아직도 날카롭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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