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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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는 '텐미닛'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섹시의 아이콘이자 26년차 가수다. 결혼 후 편안한 이미지로 변신했다. '멋진 언니'의 캐릭터가 더 강해졌다. 그렇게 대중에서 가까운 듯 멀었던 그녀가 올해 가수로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말을 바꿔가면서까지 상업광고도 다시 찍었다. 예능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을 거친 뒤 자신의 노래를 들고 나왔다.

이효리는 오는 12일 새 싱글 '후디에 반바지'를 발매한다. 그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이효리만의 매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표절 논란으로 물러난 유희열이 대표로 있는 소속사 안테나에 합류한 뒤 처음 내는 곡이기도 하다. 6년만에 내놓는 신곡에 온 가요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텐미닛', '유고걸', '미스코리아' 등으로 섹시한 이미지로 시대를 주름 잡았던 그녀이지만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힙(Hip)한 이미지로 변신을 꾀했다. 앞서 이효리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방송된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에 출연해 무대를 꾸몄지만 과거의 활약상만 너무 반복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던 바 있다. 너무 올드하다는 평가도 따랐다.
/ 사진제공=안테나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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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는 "너무 좋았다. 과거 팔이 하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미래로 나아가려면 과거를 싹 한 번 정리할 필요도 있었던 거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프로그램하면서 나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게 됐다. 그래서 제주에서 보컬 학원에 등록했다"고 비판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

비판을 그저 흘려 넘기기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그녀의 모습에 대중들은 "부족한 면을 보충하고 나아가려는 모습이 멋있다"라며 칭찬했다. 실제로 이효리는 데뷔 26년차 가수임에도 보컬 레슨을 받고, '과거 팔이'라는 비판을 인정하고 새로운 시도를 취하고 있다. 말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도 실천한 것.

그러나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2일 안테나 공식 유튜브에 게재된 이효리의 디지털 싱글 '후디에 반바지' 티저 영상은 4일 기준 조회수 7만회를 넘겼다. 과거에 머무르지 않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제성을 반영하는 조회수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효리가 발매 전부터 자신의 SNS에 '후디에 반바지 계절'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장의 사진을 올리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던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 이효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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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광고도 본격 시작했다. 4일 롯데의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은 2020년 4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광고 캠페인에 이효리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롯데온은 롯데가 뒤늦게 뛰어든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지만, 부진한 성적으로 롯데 그룹의 '돈 먹는 하마'인 상황이다. 롯데온으로서는 화제성이 높은 이효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

이효리의 신곡 성공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가수 이효리의 성공 여부는 본인 뿐 아니라 롯데온과 뒤이어 나올 광고주들에게도 너무나 중요한 문제다. 특히 이효리 소속사인 안테나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하겠단 계획이 있다. 엔터사의 무형자산인 연예인의 가치가 곧 기업가치가 된다. 이효리가 잘돼야 유희열 안테나 대표와 안테나 주주인 카카오엔터가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이효리가 지분을 갖고 있다면 자신의 이익과도 직결된다.

모든 건 이효리가 어떤 노래를 들고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보여줬던 빨간 란제리 무대같은 수준으로는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는 게 가요계 일각의 지적이다. 힙스러움과 촌스러움은 한 끗 차이일 수도 있다. 이효리는 뉴진스의 시대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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