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보이즈 플래닛' 파생 그룹 이븐
타 프로젝트 그룹과는 다른 모습
좋은 초반 성적, 새로운 이정표 될 수 있을까
이븐 /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이븐 /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남자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홍수처럼 쏟아진 해였다. Mnet '보이즈 플래닛'을 시작으로 JTBC '피크타임', MBC '소년 판타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그룹들이 데뷔 소식을 알리고 있다.

19일 데뷔한 이븐(EVNNE)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파생된 프로젝트 그룹 중 하나다. 총 7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모두 Mnet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연습생 출신이다. 현재 이븐의 매니지먼트는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가 맡고 있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그룹인 만큼 멤버들의 소속사는 각기 다르다.
/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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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인 케이타는 그룹 싸이퍼 출신으로 레인컴퍼니 소속, 박한빈과 이정현, 문정현, 박지후는 웨이크원, 유승언과 지윤서는 위에화 소속이다. 이들은 Mnet '보이즈 플래닛'의 최종 데뷔조인 '제로베이스원'의 멤버가 되지 못했지만 앞서 파생됐던 타 프로젝트 그룹들과 같이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한 팀으로 결성했다.

이미 이전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은 수없이 있어왔던 만큼 팬들의 요청으로 제작된 프로젝트 그룹은 낯설지 않다. 앞서 '프로듀스 101' 시리즈 출신 연습생들로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IBI(아이비아이)'와 'JBJ(제이비제이)' 등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이븐 역시 JBJ 이후 약 5년 만에 결성된 오디션 프로그램의 탈락자로 구성된 그룹으로 화제를 모았다.

프로젝트 그룹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탈락해 아쉽게 데뷔하지는 못했지만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재결성된 그룹인 만큼 어느정도 팬층이 형성돼있고 대중들에 조금이나마 이름이 알려진 상태에서 데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길면 몇년까지도 기획하는 타 매니지먼트사의 정규 그룹과는 다르게 급하게 결성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과 언제 해체할지 모른다는 불안정성, 끝이 정해져 있다는 유한성이 큰 단점이다. 또한 이들의 소속사가 각기 다르기에 원 소속사에서 새로운 그룹을 기획한다면 갑작스럽게 해체를 맞이할 수도 있다.

같은 프로그램으로 결성된 '제로베이스원'은 프로그램이 편성될 당시부터 2026년까지 활동 기간을 정해뒀기에 언제 해체할지 모른다는 불안정성은 없다. 그러나 이븐은 아직 해체시기가 명시된 바 없기에 이러한 점이 큰 진입 장벽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I.B.I과 JBJ는 그룹 결성 후 1년 이내 갑작스러운 해체를 면치 못해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바 있다.

프로젝트 그룹의 특성상 멤버들 간의 소속사가 다르고, 끝이 날 수 밖에 없는 점이 정규 그룹과는 많이 다르기에 팬덤을 모으기 쉽지 않다. 이러한 한계점 때문에 이븐에 거는 기대 역시 크지 않았다.
/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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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지 않았던 탓일까, 베일을 벗은 이븐의 데뷔 앨범에 다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요계의 악동이 되겠다"는 포부처럼 이븐의 타이틀곡 '트러블(Trouble)'은 베이스 뮤직을 기반으로 한 볼티모어 클럽 장르의 곡으로 K팝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장르였기에 신선했다. 빠른 BPM 역시 매력적이었다. 이지리스닝 계열은 아니지만 강렬하고 중독적인 멜로디가 이븐만의 매력 포인트로 느껴졌다.

처음으로 무대를 선보였던 쇼케이스에서 "우리는 독특한 음악 스타일과 콘셉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던 이븐의 자신감이 통한 모양새다. 사실 더욱 놀라웠던 건 이들의 성적이다. 발매 첫 날이었던 19일에만 약 8만장을 판매한 것. 발매 후 일주일 동안의 판매 수치를 의미하는 초동 판매량은 팬덤의 규모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현재 이븐의 초동 판매량은 (22일 기준) 누적 13만 8천장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아이돌 그룹 데뷔 앨범 초동 12위로, 보이그룹으로는 7번째다. 현재 모든 아이돌 그룹의 데뷔 앨범 초동 1위를 기록한 것은 같은 프로그램 출신의 제로베이스원으로 약 182만장이나 팔렸지만, 이븐의 성적도 무시할 수 없는 기록이다.

또한 이븐의 데뷔 앨범은 아직 발매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기에 16만 장을 기록해 보이그룹 데뷔 앨범 초동 6위인 트래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 그룹의 한계점이 어쩌면 이들에게 '한정판'과도 같은 장점으로 적용한 듯 보인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븐은 타 프로젝트 그룹과는 제법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븐이 프로젝트 그룹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법 하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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