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9월 6일 개봉
9월 6일 개봉
![영화 '잠'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BF.34261782.1.jpg)
18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잠'(감독 유재선)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감독 유재선, 배우 이선균, 정유미가 참석했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잠'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BF.34261921.1.jpg)
첫 장편영화를 연출하고 칸 영화제에 초청된 소감에 관해 "칸에서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잠'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박수를 받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초대받아서 기쁘기도 했지만, 두려움도 공존했다.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영화가 끝나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엄청난 안도감을 느꼈다"라고 답했다.
봉준호 감독은 '잠'을 보고 "최근 10년간 본 공포영화 중에 가장 유니크한 작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유재선 감독은 "슬프게도 '최근 10년간 본 공포영화 중에 가장 유니크하다'라는 말을 직접 듣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님은 영화인으로서 너무 닮고 싶은 롤모델이다. 아마 보시기만 해도 기뻤을 텐데, 호평까지 해주셔서 좋았다. '긴장감이 끝까지 놓쳐지지 않아서 좋았다. 두 사람의 연기가 소름 돋는다'라고 봉준호 감독이 전화를 주셨다. '소름 돋는다'라고 하셨는지 '미쳤다'라고 하셨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그런 기억이 난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여담이지만, 봉준호 감독께서도 엔딩에 대해 누설하지 말라는 팁을 주셨다.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방식이다'라고 하시더라"라고 덧붙였다.
![영화 '잠'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BF.34261920.1.jpg)
영화 '잠'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이었느냐고 묻자 "'잠' 시나리오 및 준비 과정 내내 제1의 철칙은 재밌는 장르 영화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집필했을 당시에 오래된 여자친구와 결혼이 임박했었다. 당시의 결혼에 관한 화두들이 시나리오에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주인공도 결혼한 부부로 설정하고, '올바른 결혼 생활이란 무엇인가. 결혼한 부부는 문제에 닥칠 때 어떻게 해야 하나'를 생각했다. 이런 화두에 대한 대답을 얻어내고자 무의식적으로 쓴 시나리오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잠'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BF.34261913.1.jpg)
'잠'은 극 중에서 수진과 현수를 감싸는 시각적인 공포만큼이나 사운드 적으로 풍성해 공포감을 안기는 작품. 사운드를 많이 신경 쓴 것 같다는 질문에 유재선은 "음악 감독님과 사운드 믹싱 대표님이 좋아하실 것 같다. 운이 좋게도 '잠'을 연출하기 전, 연출팀 시절에 '옥자'의 믹싱과 회의에 참관할 수 있었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도 감독님과 사운드 감독님이 이야기를 나누는 기록을 하는 역할을 했었다. 그때 그 시절의 기억이 체화돼서 100장이 넘는 문서를 하나씩 쥐여주었다. 그것을 기반으로 전문성과 천재성을 섞어서 나온 결과물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문서를 드리면 웃음으로 맞이해주시지만, 아마도 혀를 내두르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잠'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BF.34261916.1.jpg)
남편의 이상행동으로 고통받는 수진을 연기한 정유미는 "힘든 점은 딱히 없었다. 매일 감독님이 찍어야 할 것들을 이야기를 해주시고 그날마다 감독님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대로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영화 '잠'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BF.34261877.1.jpg)
그동안 홍상수, 연상호 등 베테랑 감독들과 호흡을 맞췄던 정유미는 신인 감독 유재선에 대해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떻게 찍으실지 많이 궁금했었다. 현장에서도 정확한 디렉션을 주셔서 하다는데로만 했던 것 같다. 오히려 정확하게 디렉팅을 주시는 것이 편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잠'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BF.34261918.1.jpg)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에 이어 '잠'까지. 두 작품으로 칸 영화제를 방문한 이선균은 "운 좋게 칸 영화제 초청을 두 작품이나 받아서 기분이 좋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설레고 벅차다. 칸의 좋은 기운을 받고 시작을 했기 때문에"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정유미와 네 번째 연기 호흡을 맞춘 것에 관해 "정유미 배우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호흡을 많이 맞췄었다. 10년 전부터 드라마나 영화에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많았다. 유재선 감독님도 이전의 일상적인 연기를 보고 캐스팅을 하신 것 같다. 영화 자체도 일상적인 소재에서 시작하는 장르영화이다 보니 캐스팅을 해주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선균이 맡은 현수는 수면 중에 이상행동을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몽유병 증상 중의 하나인 냉장고를 열어서 음식을 마구 꺼내 먹는 장면에 관해 "초반에 감정적으로 힘든 연기는 정유미 씨가 많이 해서 시나리오를 보고 그 장면만 잘 준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 봤던 영화 '고래사냥'을 보고 안성기 배우가 생닭을 먹는 장면을 먹는 장면을 떠올렸다. 기괴하게 찍었으면 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니까 더럽지 않게 앵글을 잡아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잠'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BF.34261880.1.jpg)
극 중에서 현수의 직업은 크게 활약하지 못하는 무명 배우로 등장한다. 이에 이선균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지금은 내가 유명한 배우가 되어있지만, 단역부터 시작한 배우라서 '현수'의 입장이 공감이 많이 된다. 아직도 내가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잘 못 본다. 실제로 모니터링할 때, 신인 시절의 숨고 싶던 것이 공감이 가서 그런 부분이 더 나온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신인 감독인 유재선과 합을 맞춘 것에 관해선 "세대 차이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 같이 영화를 찍는 사람이다 보니 소통이 잘 된 것 같다. 봉준호 감독님 밑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다 보니 콘티도 시나리오도 깔끔하더라. 심플하고 컴팩트하신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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