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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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윤의 누네띄네》
텐아시아 김서윤 기자가 눈에 띄는 드라마, 예능, 주목할 만한 라이징 스타까지 연예계 현황을 파헤칩니다.

MBN '불꽃밴드'가 제대로 향수를 자극했다. 80년대를 주름 잡았던 레전드 밴드들이 경연에 나선것. 가요계 큰 형님들의 경쟁은 시청자들의 그 시절 감성을 건드렸다.

화려한 라인업부터 눈길을 끌었다. 부활, 전인권밴드, 권인하밴드, 다섯손가락, 김종서밴드, 이치현과 벗님들, 사랑과 평화를 한데 모았다. 평균 경력이 40년이며 도합 284년을 자랑하는 밴드들이다. '불꽃밴드'는 시대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레전드 밴드들이 경쟁을 펼치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각 밴드는 회차별로 주어지는 미션에 맞는 곡을 선정하고, 경연의 순위는 관객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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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경연 프로그램은 아이돌과 트로트의 잔치였다. 불꽃밴드 출연자 김종서 역시 이에 대해 "지금 음악계는 아이돌 아니면 트로트 식으로 장르가 너무 편중되어 있다"며 "밴드 음악이 (대중 음악계의) 저변에 있다는 것을 많은 분께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설렌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Mnet '보이즈 플래닛', '퀸덤 퍼즐', JTBC '알유넥스트'등 모두 한 아이돌 그룹을 결성하기 위한 서바이벌 예능이다.
./사진 제공 = TV CHOSUN ‘미스터로또’
./사진 제공 = TV CHOSUN ‘미스터로또’
시청률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트로트 대결 예능도 쏟아져나왔다. TV조선 '미스터로또', MBN '불타는 트롯맨', '불타는 장미단'등 틀었다 하면 트로트가 흘러나왔다. 지겹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지만, 높은 시청률과 콘서트 매진은 방송사들에 있어 유혹의 카드였다.

이 가운데 '불꽃밴드'는 신선한 시도였다. 사실 밴드 경연은 전에도 여러 번 쓰인 소재지만, 내로라하는 밴드들이 모여 경연을 펼치는 건 처음이다. 지난 3일 베일을 벗은 '불꽃밴드'는 중년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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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에서는 본격 경연전에 밴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시간인 평가전을 가졌다. 첫 무대인 만큼 모두 긴장했지만, 이내 왜 '전설'이라 불리는지 입증했다. 다섯손가락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풍선'을, 김종서 밴드는 '아름다운 구속', 이치현과 벗님들은 '또 만났네'를 선보였다. 전인권밴드는 '행진', 사랑과 평화는 '장미'를 선곡해 여전한 세션맨들의 실력을 보여줬다. 권인하밴드는 '나의 꿈을 찾아서'를 불러 특유의 음색을 드러냈다.

특히 부활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해당 무대는 유튜브 조회수 46만회를 돌파했다. 비록 평가전에서는 7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얻었지만,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3회까지 방영됐으며, 2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흔들림 없는 보컬, 무대 장악력, 세션맨들의 연주는 깊은 울림을 전했다. 경연 프로그램답게 전설들끼리 장난스레 견제하는 모습도 관전포인트다. 시청자들은 "이런 라인업을 언제 보겠냐", "경연이라기보다는 축제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라는 호평을 내놨다.

전설들의 경연, 대중투표. 한때 인기를 끌었던 MBC '나는 가수다' 시리즈밴드 버전이라는 평이 나온다. 다만 현재 '불꽃밴드'의 시청률은 1%대로 다소 아쉽다. 그 시절만의 감성, 높은 퀄리티의 무대가 입소문만 탄다면 시청률이 오르는 건 한순간일 터. 아이돌과 트로트에 지친 대중들에게 단비가 되어준 프로그램인 건 분명하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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