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히든트랙》
브브걸, 팀명·소속사 바꾸고 컴백했지만 성과 미미
애매한 콘셉트·촌스러운 무대에 대중 무관심
사진=브브걸 온라인 계정
사진=브브걸 온라인 계정
《김지원의 히든트랙》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가요계의 숨은 이야기까지 면밀하게 살펴봅니다. 가요계 이슈의 사실과 진실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역주행 신화는 있었지만 주행 신화는 없었다. '롤린'이 뒤늦게 차트에 올라 이름을 알린 그룹 브브걸의 이야기다. 팀명부터 소속사까지 모두 바꾸고 절치부심으로 낸 앨범이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브브걸은 최근 신곡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을 발매했다. 이번 곡에는 4명의 멤버들이 브브걸로 뭉쳐 멋진 행보를 그려가겠다는 당찬 메시지가 담겨있다. '한 번 더'라는 의미의 제목부터 역주행 신화를 썼던 브브걸의 활동 재개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브브걸은 지난 2월 전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만료 후 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당시 '굿바이(Goodbye)'라는 곡으로 팀 활동 종료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4월 워너뮤직코리아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시 활동하게 됐다.

브브걸의 원래 팀명은 브레이브걸스. 이는 전 소속사가 브레이브걸스의 상표권을 가지고 있어, 원래 사용하던 약칭을 팀명으로 바꾼 것이다.
사진=Mnet '엠카운트다운' 캡처
사진=Mnet '엠카운트다운' 캡처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낸 브브걸로 새 출발했지만 성과는 예전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발매 일주일여 지난 현재 멜론, 지니 등 국내 음원사이트 차트에서는 브브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롤린'이 지상파 음악방송 1위, 멜론 월간차트 3개월 연속 1위, 일간종합 차트 547일 연속 진입 등 기록을 남겼던 것과는 상반된다.

이번 콘셉트나 곡, 안무 역시 브브걸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 '롤린'으로 '여름 청량'의 정석을 보여줬던 브브걸은 이번 '원 모어 타임'에서 청량미도 성숙미도 아닌 애매한 콘셉트로 눈길을 끌지 못했다. 다소 촌스러운 음악에 안무, 스타일링까지 무대도 밋밋했다. 브브걸만의 '여름 청량'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앞서 '롤린' 역주행 신화 이후에도 '롤린'만한 히트곡은 없었다. '롤린' 이후 냈던 '치맛바람'은 초반 성적은 좋았으나 콘셉트와 퀄리티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땡큐(Thank You)' 역시 뻔한 멜로디에 재미없는 훅 라인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브브걸 / 사진제공=워너뮤직코리아
브브걸 / 사진제공=워너뮤직코리아
역주행 신화를 쓴 걸그룹을 꼽자면 EXID도 있다. '위아래'로 역주행했던 EXID는 브레이브걸스와 마찬가지로 초반 섹시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쿨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어필했다. '아 예(AH YEAH)', '핫 핑크(HOT PINK)'로 정주행하긴 했지만 '위아래'만큼 메가히트하지 못했고, 그 이후 곡들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이후 계약이 만료된 멤버들이 하나둘 소속사를 떠나면서 2020년 원래 소속사에 멤버는 1명도 남지 않게 됐다. 현재는 개인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사실상 해체'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브브걸도 '롤린' 그 다음이 없다면 팀이 유지될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긴 어렵다.

메보좌(민영), 꼬북좌(유정), 왕눈좌(은지), 단발좌(유나)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던 브브걸. '역주행좌'는 이뤘지만 '정주행좌'에는 오르지 못했다. 애매한 콘셉트에 브브걸만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는 밋밋한 곡과 안무까지, 팀 색깔을 잡지 못한다면 역주행 신화만 썼던 과거 걸그룹 중 하나로만 기억될 것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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