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레트로 콘셉트 '강심장리그', '댄스가수 유랑단'의 부진
'강심장리그', '유랑단' 포스터./사진제공=SBS, tvN
'강심장리그', '유랑단' 포스터./사진제공=SBS, tvN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향수를 자극하고자 했지만, 식상함만 안겼다. 복고 콘셉트 예능이 잇달아 참패를 맛보며 대중에게 외면받고 있다. 강호동, 이승기, 이효리, 엄정화 등의 스타 캐스팅도 힘을 못 쓰는 상황. 철 지난 포맷과 반복되는 소재에 시청률도 고전 중이다.

10년 만에 돌아온 '강심장'도 20년 만에 재현한 '텐미닛' 무대도 잠깐의 뜨거웠던 기대에 비해 반응은 미지근하다. '강심장리그'는 최고 시청률 19.5%를 기록했던 '강심장'이 부활한 프로그램. 1대 진행자인 방송인 강호동과 가수 겸 배우 이승기를 내세웠지만, 2달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강심장리그' /사진제공=SBS
'강심장리그' /사진제공=SBS
2.9%로 시작한 '강심장리그'는 계속 2%대에 머물다 최근 방송에서야 3.2%로 소폭 상승했다. 2주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이라고는 하나, 미약한 수치다. 집단 토크 형식인 만큼 자극적인 내용들이 이슈가 되긴 하나, 짧은 클립의 유튜브 영상조차도 10만회를 넘기는 것을 찾기 힘들 정도다.

'강심장리그'의 가장 큰 패착은 과거 형식에 너무 얽매여있다는 거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는데, 여전히 구시대적인 진행 방식으로 피로도를 높이고 있는 것. 패널과 게스트, MC까지 최소 2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만으로도 몰입도를 깨트렸다. 이미 토크쇼 형식은 유튜브 등을 통해 많이 진화된 상황. 그저 '10년만 부활'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대중이 반가워할 거라 생각했다면 오판이다.
'댄스가수 유랑단' /사진제공=tvN
'댄스가수 유랑단' /사진제공=tvN
tvN '댄스가수 유랑단' 역시 내로라하는 톱스타들 데리고 제대로 된 힘을 못 쓰고 있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 등 198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솔로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폭발적인 반응을 자아냈다.

방송 초반에는 이효리의 '텐미닛(10 minutes)', 보아의 'NO.1',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 화사 '멍청이' 등 각자의 인생 대표곡들을 소환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회차가 지나도 장소와 관객들만 바뀔 뿐, 멤버들의 선정 곡들은 비슷했다. 서로 바꿔 부르기도 하고, 그 시절 백댄서들도 소환했지만 그뿐이다. 더 이상 특별할 게 없었다. 전국 콘서트를 계속 돌려보는 느낌처럼 말이다.
'댄스가수 유랑단' /사진제공=tvN
'댄스가수 유랑단' /사진제공=tvN
이효리와 김태호, 거기에 음악 소재 예능이라는 것도 식상함을 안겼다. 김태호 PD는 앞서 '놀면 뭐하니?'에서 음악 프로젝트들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중 정점을 찍은 게 이효리가 속해있던 싹쓰리와 환불원정대다. 그러나 '댄스가수 유랑단'은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가던 '놀면 뭐하니?' 프로젝트와 달리 본인의 옛날 곡들만 되풀이하는 형식으로 보는 재미를 떨어트리고 있다. 이에 시청률도 3%대에서 정체 중이다. 캐스팅 라인업에 비하면 기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성적이다.

추억에 젖기만 해서는 폭넓은 대중을 사로잡을 수 없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필요하다. 제2의 '무한도전'을 외쳤지만, 8회 만에 1%대 시청률로 쓸쓸한 종영을 맞는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의 뼈아픈 실패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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