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왼쪽), 강동원 / 텐아시아DB
로제(왼쪽), 강동원 / 텐아시아DB
아이돌 문화가 발전하면서 팬덤 문화도 성숙해졌다. 열애설이 나면 눈이 파진 사진이나 커터칼로 협박하던 과거와 달리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분위기다.

물론 모든 사생활이 존중받는 건 아니다. 혼전임신이나 팬을 기만하는 행위, 범죄 행위 등엔 가차 없이 외면한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마음은 쓰려도 내 스타의 선택이니 행복을 기원하겠다는 마음이다.

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16살 많은 배우 강동원과 열애설에 휘말렸다. 로제와 강동원 모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친분이 있는 건 맞지만 사생활 확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로제와 강동원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 건 꽤 오래 전이다. 두 사람이 같은 디자인의 목걸이를 착용하고 다니고, 작품이 없는 강동원이 해외 행사나 셀럽의 파티에 얼굴을 비추면서 사귄다는 말이 나왔다.

소문만 무성하던 두 사람의 관계가 수면 위로 올라온 건 중국발 루머 때문이었다.

지난 12일 중국인들의 커뮤니티에 로제가 파티를 열고 마약을 투약했다는 루머가 돌았다. 증거로 제시한 사진은 한 브랜드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바 차우가 지인들과 함께한 파티 현장. 사진 속 흑백 재떨이가 루머의 시발점이었지만, 이 사진의 특이점은 로제 옆에 있던 남성.
에바 차우 SNS
에바 차우 SNS
사진이 처음 공개됐을 땐 로제의 얼굴만 확대됐거나 다른 사람들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되어있었다. 그래서 로제 옆에 앉은 남성의 정체를 알기 쉽지 않았다. YG가 로제의 루머에 경고하는 입장을 표명한 뒤 사진의 원본이 재조명됐는데, 로제 옆에 앉아 있던 남성이 강동원으로 밝혀지면서 열애설이 나왔다.

YG엔터테인먼트는 텐아시아에 "아티스트 사적 영역이라 확인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동원 측도 "친분이 있는 자리에 간 건 맞지만 그 외에는 확인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동안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들의 열애설에 "사생활 확인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제니와 지드래곤과의 열애설, 악동뮤지션 이찬혁과 그룹 프로미스 나인의 이새롬의 열애설에도 '사생활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좀 더 복잡한 이해관계에 놓인 열애설엔 침묵을 지켰다.
강동원(왼쪽), 로제 / 텐아시아DB
강동원(왼쪽), 로제 / 텐아시아DB
지디(왼쪽), 제니 / 텐아시아DB
지디(왼쪽), 제니 / 텐아시아DB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애매한 입장임에도 분위기는 좋지 않다. 무려 16살이나 차이나는 나이 때문. 로제는 1997년생으로 올해 27세, 강동원은 1981년 1월생으로 올해 43세다. 과거 제니가 8살 많은 지드래곤과 열애설이 불거졌을 때 수많은 팬들이 외쳤던 '프리 제니'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블랙핑크의 팬들은 로제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반응이다. 열애에 관대한 해외 팬을 제외하고 국내 팬들도 아까운 마음에 '프리 로제'를 외칠 순 있어도 헤어지네 마네 할 자격은 없다는 생각이다. 나이 차이가 걸려도 로제가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니 어쩔 수 없다는 것.

하지만 YG는 같은 날 오후 "로제의 열애설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 부디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산되지 않도록 도움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앞서 로제와 관련해 아티스트의 사적 영역으로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었으나 무분별한 추측이 계속됨에 따라 다시 한번 안내 드린다는 설명이다.

K팝 그룹이 글로벌 활동을 시작하면서 열애설은 활동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다. 1세대 아이돌이 열애설로 인해 '커터칼 택배' 등 온갖 협박을 받았다는 에피소드는 과거의 일이 된 지 오래다. 아이돌 문화가 더이상 음지가 아니기 때문에 팬덤도 함께 성숙해진 것.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사적 영역은 관여하지 않는 추세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