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스틸. / 사진제공=tvN
'판도라' 스틸. / 사진제공=tvN
'막장의 대모'라 불리는 김순옥 작가의 신작답게 tvN '판도라: 조작된 낙원(이하 '판도라')가 1회부터 강렬했다.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이지아는 킬러로 살인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뚜껑이 열린 '판도라'에서 '펜트하우스'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출발이 나쁘지 않다.

지난 11일 tvN 토일드라마 '판도라'이 첫 방송됐다. '판도라'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인생을 사는 여성이 잃어버렸던 과거의 기억을 회복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멋대로 조작한 세력을 응징하기 위해 펼치는 복수극

이날 방송에서는 완벽한 삶을 살아가던 홍태라가 꿈인지,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일지 모를 흉악한 낯선 기억에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던 중 홍태라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사건이 발생했다. 홍태라의 절친이자 YBC 메인 앵커인 고해수(장희진 분)는 15년 전 아버지 고태선(차광수 분) 전 대통령이 살해당한 사건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아버지를 죽인 진범을 추적하던 고해수는 해골 모양 헬멧을 쓴 누군가로부터 메시지가 적힌 사진을 받았다. 오영(채린 분)이 아버지를 죽인 진범이며, 찾고 싶으면 한울정신병원으로 오라는 것. 홍태라는 고해수가 건넨 사진 속 왼쪽 귓바퀴가 뜯겨나간 오영의 모습에 기시감을 느끼며 불안에 휩싸였다.

홍태라와 고해수는 함께 한울정신병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홍태라는 자신의 과거와 마주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듯 쏟아져 나온 기억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철저히 살인 병기로 키워진 오영, 고해수가 진범이라고 받은 사진 속 여자는 바로 홍태라 자신이었다.

고해수가 누구보다 믿고 의지한 홍태라가 오영이었다는 진실은 충격을 안겼다. 홍태라가 왜 기억을 잃었는지, 기억을 잃은 홍태라의 운명을 멋대로 조작한 배후는 누구일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사진=tvN '판도라' 방송 캡처
사진=tvN '판도라' 방송 캡처
김순옥표 막장 드라마의 시작답게 강렬하게 휘몰아친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회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은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9% 최고 6.3%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돌아온 기억과 함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홍태라의 반전 엔딩은 '핏빛 복수'의 예감케 했다.

이 드라마는 '원더우먼', '굿캐스팅' 등에서 유쾌하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 최영훈 감독이 연출한다. 무엇보다 '펜트하우스'를 비롯해 '황후의 품격', '아내의 유혹' 등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김순옥 사단의 현지민 작가가 집필한다. 첫 회부터 예측불허 서스펜스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 스펙터클한 영상미 등이 눈길을 끌었다.
[TEN피플] 김순옥표 막장 '판도라' 첫 화부터 살인…'펜트하우스' 재탕같아도 또 흥행 조짐
[TEN피플] 김순옥표 막장 '판도라' 첫 화부터 살인…'펜트하우스' 재탕같아도 또 흥행 조짐
'판도라' 스틸. / 사진제공=tvN
'판도라' 스틸. / 사진제공=tvN
한편으로는 기시감이 들기도 했다. '펜트하우스'가 떠오르는 것. 이지아, 봉태규 등 '펜트하우스'의 출연진이 이번 작품에 그대로 나온다는 점. 비밀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이 복수를 실행하려 한다는 점, 캐릭터들 간 치정 관계가 얽혀있다는 점 등이다. 비슷한 장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김순옥 작가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펜트하우스'와 겹쳐지는 이미지가 우연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김순옥 작가는 김순옥표 막장극 여러 편 흥행시켰다. 현실에선 어려울 것 같은 통쾌한 복수,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연기가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수월하게 출발한 '판도라'의 다음 편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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