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모의 요청을 받아 병원을 찾은 남자의 등장에서 보여준 분노는 또 달랐다. 친모에게 받을 것이 있다며 나타난 남자와 그를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선우(연우진 분)와 언니 미현 (강말금 분)앞에 경직돼버린 얼굴 근육과 서늘한 눈빛, 냉정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차미조가 느꼈을 분노와 공포, 모멸감을 고스란히 느끼게 만들었다.
ADVERTISEMENT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엄마에게 언니가 자신을 힘들게 한다며 투정을 부리며 미현과 투닥거리는 모습은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했고, 커플링을 내밀며 프로포즈를 하는 선우에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며 붉어진 눈시울로 말간 미소를 짓고, 집에 바래다주고 돌아가는 선우를 다시 불러서는 힘껏 끌어안고서 수줍은 입맞춤과 함께 짓는 미소는 눈부시게 사랑스러웠다.
전미도, 김지현과의 완벽한 앙상블로 펼치는 워맨스에서 손예진의 진가는 더욱 빛난다. 가족 이상의 의미인 찬영(전미도 분)과 주희(김지현 분)와의 뜨겁고 강렬한 우정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 속에서 그녀는 믿음직한 중심이 되고 있다.
ADVERTISEMENT
‘결자해지’ 친모와의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하고 당찬 걸음으로 교도소를 향하는 모습의 강렬한 엔딩을 장식한 손예진, 예고를 통해 정찬영의 병세가 본격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이 보이며 이제 단 2회만을 남겨 놓은 ‘서른, 아홉’을 통해 찬영을 보내며 더욱 애틋해질 친구들과의 우정과 자신을 괴롭혀온 출생에 대한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