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가 영화 '뜨거운 피'의 주연으로서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22일 영화 '뜨거운 피'의 주인공 정우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정우는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이자 부산의 변두리 항구도시 구암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의 중간 간부 희수 역을 맡았다.
정우는 "감독님 인터뷰를 보니 제작진들이 제가 조금 앳되 보여서 희수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보면 나이 들어 보이고, 어떻게 보면 어려보인다는 말을 연기 시작할 때부터 종종 들었다. 저는 그게 배우로서 이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캐릭터로 살려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얼굴이 나오는 것 같다.저는 희수로 생활할 때는 조금 나이 들어보이고 거칠어보였다. 희수를 생각하고 이해하려 할수록 잠도 편히 자지 못했다. 왜 그런진 모르겠다"며 캐릭터에 몰입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정우는 "감독님, 제작진들이 숙소 골방에 갇혀서 대본만 보고 있지 말고 나와서 바람도 쐬고 맥주도 한 잔 하고 바닷가 산책도 하고 그래라고 했는데, 그러기엔 제가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며 주연으로서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우리 영화가 예산이 그렇게 적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영화를 진행하면서 투자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 과정들을 제가 다 알지 못했다면 고향인 부산에서 바다도 보고 회도 한 접시 먹으며 편안하게 촬영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기엔 제가 이 영화가 어렵게 투자되고 진행된다는 등 많은 걸 알고 있었다. 원톱이기도 해서 부담감도 분명 있었다. 잘해내고자 하는 열망이 끌어 올라와 있었다. 투자, 제작해주는 분들에게 주연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도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정우는 "제가 2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해왔는데, 연기도 하다보니 익숙해지기도 한다. 그 익숙함을 가지고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어떻게 하면 날 것 같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집중했다. 이 시나리오 자체가 날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하루하루 편하게 생활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품 성격에 따라 저도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현장은 웃으면서 유쾌하게 장난치면서 임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손에 피 묻히고 칼을 들고 있고 항구 주변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거기는 주변이 전부 쇳덩이다. 그런 낡고 거친 바다 내음이 나는 공간에서 희희낙락하면서 웃으며 촬영할 수 없었다. 희수의 끌어오르는 욕망, 괴물로 변하가는 모습들을 어떻게 하면 제 눈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희수의 눈은 처음부터 끝까지 충혈돼 있다. 맑은 눈이 없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오히려 불안했다. 이 눈으로 연기하면 장면 연결이 튈 텐데라고 걱정했다. 볼도 항상 홀쭉해야 했다. 그래서 전날 편안하게 라면 한 그릇도 제대로 못 먹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편하게 못 먹었다. 다음날 모니터할 때 홀쭉한 제 얼굴, 충혈된 눈을 보면 안심됐고 컨디션이 좋은 얼굴을 보면 오히려 속상했다.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작품. 오는 23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22일 영화 '뜨거운 피'의 주인공 정우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정우는 만리장 호텔의 지배인이자 부산의 변두리 항구도시 구암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의 중간 간부 희수 역을 맡았다.
정우는 "감독님 인터뷰를 보니 제작진들이 제가 조금 앳되 보여서 희수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보면 나이 들어 보이고, 어떻게 보면 어려보인다는 말을 연기 시작할 때부터 종종 들었다. 저는 그게 배우로서 이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캐릭터로 살려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얼굴이 나오는 것 같다.저는 희수로 생활할 때는 조금 나이 들어보이고 거칠어보였다. 희수를 생각하고 이해하려 할수록 잠도 편히 자지 못했다. 왜 그런진 모르겠다"며 캐릭터에 몰입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정우는 "감독님, 제작진들이 숙소 골방에 갇혀서 대본만 보고 있지 말고 나와서 바람도 쐬고 맥주도 한 잔 하고 바닷가 산책도 하고 그래라고 했는데, 그러기엔 제가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며 주연으로서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우리 영화가 예산이 그렇게 적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영화를 진행하면서 투자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 과정들을 제가 다 알지 못했다면 고향인 부산에서 바다도 보고 회도 한 접시 먹으며 편안하게 촬영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기엔 제가 이 영화가 어렵게 투자되고 진행된다는 등 많은 걸 알고 있었다. 원톱이기도 해서 부담감도 분명 있었다. 잘해내고자 하는 열망이 끌어 올라와 있었다. 투자, 제작해주는 분들에게 주연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도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정우는 "제가 2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해왔는데, 연기도 하다보니 익숙해지기도 한다. 그 익숙함을 가지고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어떻게 하면 날 것 같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집중했다. 이 시나리오 자체가 날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하루하루 편하게 생활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품 성격에 따라 저도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현장은 웃으면서 유쾌하게 장난치면서 임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손에 피 묻히고 칼을 들고 있고 항구 주변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거기는 주변이 전부 쇳덩이다. 그런 낡고 거친 바다 내음이 나는 공간에서 희희낙락하면서 웃으며 촬영할 수 없었다. 희수의 끌어오르는 욕망, 괴물로 변하가는 모습들을 어떻게 하면 제 눈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희수의 눈은 처음부터 끝까지 충혈돼 있다. 맑은 눈이 없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오히려 불안했다. 이 눈으로 연기하면 장면 연결이 튈 텐데라고 걱정했다. 볼도 항상 홀쭉해야 했다. 그래서 전날 편안하게 라면 한 그릇도 제대로 못 먹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편하게 못 먹었다. 다음날 모니터할 때 홀쭉한 제 얼굴, 충혈된 눈을 보면 안심됐고 컨디션이 좋은 얼굴을 보면 오히려 속상했다.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작품. 오는 23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